상우야, 우선 졸업을 축하한다. 대학 입학한 것이 엊그제 같은데 세월은 정말 빠르구나. 길고 먼 학교라는 여행길의 첫 무대가 끝났는데도 잠시 어깨를 쉴 사이도 없이 너는 사회라는 무대에 발을 내딛고 있구나. 그렇게 한 가지가 끝나면 다른 시작이 기다리고 그런 것이 반복되는 것이 인생인 것 같다.
이곳 사회라는 곳은 사랑과 인정 외에도 질투와 경쟁이 끊이지 않는 투우사의 경기장 같은 곳이라서 항상 눈을 크게 뜨고 미리 미리 계획을 세워가면서 가는 길을 잘 지켜보아야한다. 그렇지만 어떤 경우라도 항상 희망을 잃지 말고 최선을 다하면 성공이라는 이름이 네게 다가와 있을 것이다.
혹시 이런 얘기 들어본 적이 있니? 오래전 뉴욕에서 살던 한 홈리스 남자가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앞에서 위를 올려다보며 중얼거렸대. “여기서 더 내려갈 데는 없지. 이제는 올라가는 길만 남았네”라고. 그런데 그가 후에 미국에서 손꼽히는 부자가 되어 가끔 이 얘기를 다른 사람들에게 들려주면 사람들은 믿기지 않는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고 한다. 그 당시 그가 밑바닥 생활을 하고 있었지만, 그의 꿈은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보다 더 높았던 것 같구나.
참, 지난번 하버드 대학의 졸업 연사로 초청된 사람 얘기 혹시 들었니? 해리포터 책을 써서 모르는 사람이 없는 바로 그 조앤 롤링 이라는 여자 작가였는데, 대학 졸업 후 그녀는 결혼에 실패하고 아이를 하나 데리고 싱글 맘으로 살았는데 직장이 없어 경제적으로 극심한 생활고와 정신적 불안정으로 한때는 자살을 생각했던 적도 있었대.
그런데 어린 딸이 불쌍해서도 그랬지만 죽으려는 자기 생각 밑바닥에 살아보고 싶다는 욕망이 함께 있음을 알았다고 하는구나. “이 보다 어떻게 더 나빠질까, 이보다 더 어떻게 추락할까. 이제는 올라가는 길만 남았다”를 주문처럼 외우며 그녀는 기운을 내기 시작했단다. 그래서 그녀는 친구에게서 약간의 생활비를 빌려 살기 싫고 불쌍했던 자신을 달래며 두 주먹을 불끈 쥐고 새 생활을 시작했단다.
그녀의 허름한 아파트에서 써내려간 첫 번째 책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은 1997년 6월 세상을 놀라게 하며 단숨에 베스트셀러가 되었다고 한다. 이 책 이야기를 모르는 이가 없었으며, 책이 나오자마자 금방 매진이 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고 한다. 사람들은 마치 마법사가 온 듯 술렁거렸고 그 이후에 2편, 3편 그리고 영화들이 만들어져서 베스트셀러로 세계를 뒤흔들었단다. 그 이후 그녀의 책이 언제 어느 날 나온다고 하면 많은 이들이 책방 밖에서 책을 사기 위해 그 전날부터 밤을 새우면서 줄을 서게 됐다니 대단한 인생반전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하버드대 졸업식에서 그녀가 한 말은 “살아가다가 인생이 너를 속이고 모든 것을 잃고 인생의 밑바닥을 치더라도 포기하지 말고 바로 밑바닥을 치고 일어나라. 또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더라도 멀리 살고 있는 불쌍한 사람들, 매일의 끼니를 걱정하고 먹는 물을 걱정하는 이들과 함께 봉사하고 생활하며 어려움이 무엇인가를 배우라. 물론 힘은 들더라도 사실은 바로 그때가 너의 인생에서 제일 단단한 기반을 만드는 시간들이다. 이 기반은 살아가면서 어떤 어려움도 쉽게 극복할 수 있게 하고 가진 것에 대해 감사하게 하며, 인생을 더 풍요롭게 하여 어디서 무엇을 하든지 절대 잘못된 결정을 내리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래서 아마 우리나라 옛날 어른들이 ‘젊어 고생은 사서도 한다’라고 하신 것 같다.
그리고 위기는 곧 기회이고 또 새로운 시작을 의미한다. 가끔 어려운 처지에 처해 있더라도 정신 차리고 보면 어딘가에 나가는 길이 보인단다. 절대 실망하지 말고 그렇다고 너무 돈의 크고 작은 돌탑 사이만 겉돌지 말고, 인생을 행복하게 하는 많은 것들을 통해 삶의 성취감을 느끼며 살아갈 수 있는 멋진 삶이 되기를 바란다.
사랑하는 이모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