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경험을 통한 자의식 일깨우기

2008-07-14 (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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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와 관찰의 과정 조화 이뤄야

존이 5학년 마지막 학기 학교에서 떠나는 미국 동부지역 역사탐방 여행을 떠나기 두 주 쯤 전에 필자는 이 여행에서 존이 경험하게 될 일들에 대해 서로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우선 필자는 탐방지와 일정에 대해 차근차근 물어보아서 존이 앞으로 여행에서 경험하게 될 일들에 대한 사전지식과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을 가졌다.
두 번째로 이 역사탐방이 존에게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는지 그것의 의미를 검토하는 시간을 가졌었다. 부모들의 경제적인 문제에서부터 개인사정으로 인하여 이 여행에 참가하지 못하는 학교의 다른 학생들의 입장을 그들의 시각에서 바라보고 또 그 급우들에게 어떤 태도를 보일 것인지에 대해서도 생각을 말하도록 하였다.
세 번째로 탐방지에서 만나게 될 여러 가지 역사적 사실과 그것의 의미를 소크라테스 대화법을 이용하여 알아보도록 했다. 가령 독립선언서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는 그 선언서에 서명을 한 사람들의 그때 심리상태가 어떠하였을까를 물어보고 이들이 비록 구국의 결심으로 영국 국왕 조지 3세에게 정면으로 대항하고 나왔지만 개인적으로는 형언할 수없는 두려움이 가득하였을 그들의 심정에 대해 한 번 생각해보라고 주문했다.
그리고 독립선언서에서 어떤 방식으로 논리적 정당성을 내세워 독립을 선언하였는지도 살펴보라고 주문했고, 필라델피아에 가서 독립선언서 원본을 보면 그 날 그 자리에 있었던 사람들이 영국의 불평 부당함에 대한 이야기를 주고받으면서 어떤 생각과 기분에 잠겼을지 상상으로 그 속으로 한 번 빠져 들어가 보라고 주문했었다.
여행에서 돌아 온 존은 독립선언서 사본을 하나 선물로 사가지고 필자를 찾아왔다. 이 여행을 처음 떠날 때와 돌아와서 생각이나 기분의 차이나 달라진 점을 비교해보고 보고 배운 바에 대해 다시 전체적으로 정리하는 시간을 가졌었다. 지난주에는 존이 졸업식을 하고 다시 필자를 찾아왔는데 존이 쓴 여행 독후감이 채택되어져서 졸업식에서 대표로 읽게 되었다고 존의 어머니가 말했다.
필자는 존에게 그것이 어떤 의미를 부여하고 어떠한 기분이 들게 만드는지 물어보아서 존이 자신의 기분을 말로 설명하고 또 이러한 기회가 자신에게 어떤 의미를 주는지 정체성 정립의 시간을 가지고 이 일을 긍정적으로 평가 하였다.
학습에서는 경험을 통하여서 무엇을 보고 배웠나를 중시한다. 값비싼 프로그램에 참가하여서도 그 경험을 통하여 배운 바를 자신의 것으로 소화해내지 못하면 이것은 추억으로 남고 만다.
지식습득의 극대화를 위해서 비록 전문가가 아니라도 부모가 해 줄 수 있는 일이 바로 필자가 존에게 한 것과 같은 “process”이다. (1) 자녀가 경험하게 될 일에 대한 사전지식을 점검한다. (2) 과정과 절차를 점검하고 그것을 자녀가 설명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3) 부모가 과정과 절차를 설명하여서 시범을 보인다. (4) 자녀에게 다시 설명하도록 해서 익숙해지도록 도와준다. (5) 쉬운 것에서 시작하여 점차적으로 어려운 것으로 단계를 밟아 올라간다. (6) 끝나고 나면 경험을 이야기하면서 배운 점, 느낀 점, 자신에게 적용이 되는 점, 다른 참가자들의 생각, 그리고 생각과 기분의 차이나 변화 등을 비교해보도록 한다.
소중한 경험을 시작하기 전에 흥미를 돋우고 배움의 동기를 부여하고 그리고 이것이 자신에게 어떠한 의미를 부여하는지 생각과 기분을 정리하고 준비하여서 접근할 때 가장 많은 것을 보고 배우게 된다. 학교에서 쓰는 에세이나 자기소개 에세이가 모두 이렇게 경험을 통하여서 무엇을 배웠나와 그리고 자신에게 생겨난 통찰력과 자의식에 대한 변화를 설명하도록 주문하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연습을 필요로 하며 적절한 지도를 통하여서 우리 자녀들이 충분히 익힐 수 있는 기술이기도 하다.

리차드 손
<임상심리학박사·PsychSpecialists, In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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