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박물관을 방문하면 멋진 클래식 자동차들을 감상할 수 있음은 물론이고 자동차에 대한 역사도 배울 수 있다.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허비’ 영화에 등장했던 ‘버그.’ 피터슨 박물관에 있다.
자동차를 보면 미국이 보인다
LA인근 자동차박물관 탐방
BC 3200년 인류는 바퀴를 발명했다. 그 후 5,000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바퀴는 수레로, 수레는 자동차로 발전했고 자동차는 인간의 발을 대신하는 ‘문명의 이기’가 됐다.
남가주는 가히 ‘자동차 박물관 나라’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을 만큼 곳곳에 자동차 박물관들이 문을 열고 있다. 특히 LA 공항 인근에 있는 자동차 박물관은 남가주에 있는 여러 자동차 박물관 중 가장 최근에 문을 연 곳이다.
이곳에서는 주말마다 방문객이 클래식 자동차를 직접 운전해 보는 특별 이벤트도 열고 있다. 이밖에도 남가주에는 LA 한인타운 인근 윌셔가에 있는 피터슨 자동차 박물관(Peterson Automotive Museum)부터 시작해 포모나 페어플렉스(Fairplex)에 있는 NHRA 모터스포츠 박물관, 밸리 실마에는 네더컷 박물관(Nethercutt Collection), 벤추라 머피 박물관(Murphy Auto Museum) 등 크고 작은 박물관이 여러 개 있다.
이번 주말 방학을 맞는 자녀들과 교육적 분위기에 차분하게 젖어들 수 있는 자동차 박물관 여행을 떠나보자.
자동차와 관련된 LA의 20세기 초창기 모습으로 디자인되어 있는 피터슨 박물관의 1층 전시관.
영화 속 자동차 등 150여대 눈길 끌어
마차부터 기관차 희귀자료 수두룩
3만평방피트 주제별 3층으로 분리 전시
다양한 작동장치 체험학습 효과도
배트맨 영화에 나왔던 자동차. 피터슨 박물관에 있다.
피터슨 자동차 박물관
서던 캘리포니아의 눈부심과 자유로움을 전시장에다 그대로 옮겨다 놓은 곳으로 자동차를 비롯한 세계 각국의 다양한 교통수단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꾸몄다.
LA 한인타운에서 가까운 교통 전문 박물관 및 학습관인데 30만스퀘어피트 규모의 박물관에는 미국과 해외의 희귀하고 특색 있는 자동차 150여대와 자전거·모터사이클·마차 등 각종 교통수단의 실물과 모형, 관련부품, 장식품 등 총 1,700여점의 소장품이 전시돼 있다.
피터슨 박물관의 역사는 LA카운티 자연사 박물관에서 시작된다. 지난 1994년 자연사 박물관의 자동차 코너에서 전시되었던 자동차들을 자연사 박물관의 보드 멤버였던 로버트 피터슨이 자신의 전 재산을 투자해 사들여 2000년 현재의 윌셔가에 독립된 박물관을 세우게 됐다.
박물관이 표방하는 박물관 전시 주제는 ‘아이 투 뷰’(Eye to View). 박물관은 자동차를 통해 우리 인생살이의 꿈과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눈이 될 것을 목적으로 설립됐다. 박물관은 또한 속도를 추구하는 인간의 한 본성을 자동차를 통해 보여주려 한다.
증기자동차에서부터 최첨단 스포츠카에 이르는 자동차 발달사를 한눈에 이해할 수 있도록 정리한 연표와 방문객들이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는 다양한 작동 전시물을 갖춰 교육 효과도 높다.
피터슨 박물관은 혁신적인 디자인과 화려한 연출로도 유명하다. 각종 순회공연이 열리는데 오는 28일부터는 여름철을 맞아 캠핑카의 역사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프롬 오토캠프스 투 에어스트림스’(From Auto Camps to Airstreams) 전시회를 연다.
박물관은 크게 3개의 전시장으로 구성돼 있다. 첨단 건축기법으로 설계된 1층 로비 전시장은 LA의 20세기 초창기 모습으로 디자인되어 있다. 자동차와 함께 발전한 LA의 변천사를 볼 수 있어 박물관으로 들어서는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1901년의 대장간 풍경부터 1900년대 LA거리 모습 1920년대 주유소, 1950년대 드라이브 인 식당과 자동차 정비소 등을 볼 수 있다.
피터슨 자동차 박물관에서 만날 수 있는 핫 라드 자동차.
2층은 할리웃 스타의 자동차와 다양한 주제로 새로운 전시를 선보이는 기획전시실로 구분 된다. 영화나 TV드라마 속에 등장한 자동차들이 전시되어 있는데 007 제임스 본드의 자동차를 비롯해 영화 ‘핑크 팬더’(Pink Panther)의 자동차 등을 볼 수 있다.
세계적인 자동차 수집자인 브루스 메이어의 수집품을 모아 놓은 ‘핫 라드’(Hot Rod) 갤러리에는 1950~1960년대 캘리포니아 젊은이들의 자동차 문화를 엿볼 수 있는 고전 자동차들이 전시되어 있다. 또한 모터사이클 수집가 오티스 챈들러의 갤러리에는 1947년 할리 데이비슨을 비롯해 그가 일생 동안 모은 모터사이클 수십대가 전시되어 있다.
3층에 있는 ‘디스커버리 센터’는 어린이 교통사고 예방을 위한 교통안전 체험 학습장. 어린이들이 일상생활을 통해 교통안전 수칙을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도록 실제 도시의 모습을 축소해 놓은 공간이다. 1시간 정도의 재미있고 유익한 교통안전 학습 프로그램은 유치원생과 저학년생들에게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피터슨 박물관은 매일(월요일 제외) 오전 10시~오후 6시 문을 연다. 입장료는 성인 10달러, 노인 및 학생 5달러, 어린이(6~12세) 3달러, 5세 미만은 무료. 주소 및 문의: 6060 Wilshire Blvd.(at Fairfax,) Los Angeles, CA 90036, (323)930-2277, www.petersen.org
네더컷 박물관 외부에 전시되고 있는 증기 기관차.
네더컷 박물관
(Nethercutt Collection)
지난 2004년 밸리 실마시에 오픈 한 6만스퀘어피트 규모의 박물관에는 1890년 마차를 포함해 100여대의 클래식 자동차가 전시되어 있다. 자동차 외에도 악기, 고가구 등이 전시되고 있어 미국 상류사회의 생활을 단면적으로 볼 수 있는 곳이다.
세계 자동차 수집 분야의 대표적인 인물로 꼽히는 잭 보이슨 네더컷이 소장품들인데 수십년 된 각종 차량은 물론 100년이 넘는 자동차의 역사와 문화가 일목 정연하게 정리되어 있다. 입구에는 대형 증기기관차가 전시되고 있어 아이들이 처음부터 관심을 갖고 박물관으로 입장한다.
자동차와 LA의 연관성을 주제로 꾸며 놓은 박물관에는 1899년에 제작된 비스턴(Beeston), 1901년도 5마력의 증기 자동차 브리어(Breer) 외에도 갱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윌리 나이트(Willy Knight) 같은 희귀 차종이 관람객의 눈길을 끈다.
1904년형 캐딜락 투어링 차(현존하는 3대중 1대)와 1915년형 LA카운티 소방국장 퍼레이드용 차, 1927년도 TT 트럭 스테이크 베드(일명 헉스터 트럭)와 포드사의 1929년형 픽업트럭을 비롯해 몇 대만 만들어졌던 1961년형 폰티액 보니빌 421큐빅 엔진 차 등이 포함되어 있다.
박물관 벽면에는 70~80년 전의 교통 상황과 현재의 풍경을 재현하고 있다. LA가 현재의 중요한 대도시로 탈바꿈시키는데 자동차들이 어떤 역할과 영향을 미쳤는가를 한눈에 보여 준다.
1930년대 유럽 멋쟁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프랑스풍의 고급 승용차와 모터사이클들이 전시되어 있으며 토니 커티스, 잭 레몬 등 할리웃 영화배우들이 타거나 영화 촬영 때 사용했던 자동차들도 전시되어 있다.
이곳에는 또한 박물관이 자랑하는 도서관이 있다. 자동차 정비 메뉴얼, 도면 등 기술 자료, 판매 보조 자료, 자동차 관련 인물의 전기 등 자동차에 관한 여러 분야의 방대한 자료가 소장되어 있다. 자동차 디자이너 및 자동차 잡지 편집인이었던 웰링턴 에버렛 밀러가 50년이 넘는 기간 모은 소중한 자료들을 방문객들은 열람할 수 있다.
매일(화~토요일)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문을 연다. 입장료는 무료. 주소 및 문의: 15151 Bledsoe St. Sylmar CA. (818)364-6464, www.nethercuttcollection.org
포모나에 있는 모터스포츠 박물관.
포모나 모터 스포츠 박물관
남가주 자동차협회(the Automobile Club of Southern California)가 운영하는 2만8,500스퀘어피트 규모의 박물관으로 포모나 페어플렉스에 있다. 경주용 자동차, 특히 쿼터(1/4) 마일 코스를 최대의 속도로 질주하는 드래그(drag) 레이싱 자동차를 모아서 전시하는 박물관이다.
남가주에서 시작된 드래그 레이싱의 역사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70~80년 전의 레이싱 차량은 물론 당시의 레이싱 유니폼, 헬멧, 자동차 페인팅, 기념품들도 만날 수 있다.
박물관은 매주 수~일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문을 연다. 입장료는 성인 7달러. 어린이(6~15세) 5달러, 노인 5달러. 주소 및 문의: Fairplex Gate 1, 1101 W. McKinley Ave. (909)622-2133, museum.nhra.com
(Automobile Driving Museum)
오토모빌 드라이빙 박물관
LA 공항 인근에 최근 문을 연 박물관으로 방문객이 직접 클래식 자동차를 타볼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곳이다.
이곳에서는 자동차를 앤틱(antique), 빈티지(vintage), 클래식(classic) 등으로 나눠서 전시한다. 앤틱 시대는 1890년부터 1915년까지로 자동차가 출현하고 빠른 속도로 발전한 시기다.
빈티지는 1916년부터 1924년까지인데, 이 시대에서는 자동차의 가격과 성능이 크게 달라진다. 자동차가 사치품에서 대중의 발 노릇을 하는 단순한 교통수단으로 발전하는 시기도 바로 이 시대다.
오토모빌 드라이빙 박물관의 컬렉션 규모는 80여대 가량이다. 이 중 일부를 선정해 주말마다 방문객들이 직접 자동차를 탑승할 수 있는 이벤트가 열린다. 탑승자는 10세 이상이야 하고 간단히 신청서를 작성하면 무료로 시승회를 가질 수 있다.
박물관은 매주말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문을 연다. 평일에는 예약을 하면 방문할 수 있다. 입장료는 무료.
주소 및 문의: 610 Lairport St. El Segundo, CA. 90245, (310)909-0950, www.automobiledrivingmuseum.org
벤추라 머피 자동차 박물관에서 만날 수 있는 ‘피아트600 멀티플라’.
벤추라 머피 박물관
지난 2002년 오픈 박물관은 ‘가족 자동차’(Family Car)를 주제로 차량을 전시하고 있다. 1903년 올스모빌을 비롯해 1914년 포드 T-모델 등 60여대의 자동차를 전시하고 있다. 주말(토~일요일) 오전 10부터 오후 3시까지만 문을 연다. 입장료는 성인 6달러.
주소 및 문의 : 2230 Statham Blvd. Oxnard, California 93033, (805)487-4333, www.murphyautomuseum.com
<백두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