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 손 칼럼
2008-06-03 (화) 12:00:00
부부 싸움
때때로 TV 화면이나 영화를 통해서 동남아 지역에서 일어나는 닭 싸움 (투계: 鬪鷄) 장면을 본다. 그 주위로는 돈을 건 도박꾼들이 입에는 담배를 물고 응원하기 바쁜 장면이다. 이 닭 두마리는 정말 처절하게 싸운다.
이 닭 싸움과 부부 싸움을 비교해 보면 유사점과 상이점이 있다. 유사점으로는 이 싸움에는 심판이 없다. 또한 싸우고 싶을 때 까지 싸운다. 다른 점이라면, 부부 싸움에는 구경꾼들이 없다. 있다면 자녀들이 아닐까?
사실 이 부부 싸움에도 지켜야 할 룰 (Rule)은 물론이고 알아두어야 할 사항이 있다. 그 첫째는 만만치 않은 싸움이라는 것을 알고 있어야 한다. 상대는 나의 겉과 속을 완전히 간파하고 있다. 섣불리 공격했다가는 역공을 당한다. 그러므로 싸우기에 앞서 목적이 무엇인지를 확실히 하면 싸울 일이 없어질 수도 있다.
둘째로 앞날을 보고 피할 길을 만든 후 싸울 것이다. 오늘의 큰 말 실수가 다음 싸움에서 대패를 가져올 실마리를 제공할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다시 말하자면 상대의 인격을 존중하면서 싸워야 한다. 상대는 영어로 말하자면 “나보다 더 나은 반쪽 (my better half)”이다. 인격을 손상시키는 언어는 피해야 한다.
셋째는 녹음기 싸움은 피해야 한다. 지나간 싸움들이 주마등처럼 떠올라 다시 되풀이 되풀이 되는 싸움은 지겹기만 하다. 이 정도는 서로 사이가 좋을 때 협정을 맺을 수 있다.
넷째는 싸운 후, 집을 뛰쳐나가지 말 것이다. 특히 운전을 하지 말 것이다. 흥분된 상태에서 운전을 하게되면 다른 사람이 억울하게 다칠 수 있다. 사실, 30대 부부들을 위한 성경 공부를 인도할 때, 무엇에 대해 알고 싶은 지를 물었었다. 그들은 하나같이 관계에 대한 공부를 하고 싶어했다. 하나님과의 관계, 부부, 친척과의 관계 등등… 첫째 시간에 부부 싸움에 관해 의견을 나눴는데, 싸우고 난 후 집을 나간 적이 있느냐는 질문엔 모두 손을 들었다. 어디로 갔었느냐는 질문에는 모두 갈 곳이 없었다고 답했다. 사실 한 시간만 돌아 다니면 자신의 집 외에는 갈 곳이 없다.
다섯째로는 우리들의 세치 혀가 굉장히 무서운 파괴력을 지녔음을 알아야한다. 무심코 배우자에게 내 뱉은 말들이 독이 될 수 있으며 해독제는 없다. 88년에 작고한 버논 맥기 (J. Vernon McGee) 목사는 생전 그의 가르침에서 “개는 꼬리를 흔들어 친구를 만들고, 사람은 혀를 흔들어 적을 만든다.”고 했었다. 그 혀로 나보다 더 나은 반쪽을 칭찬한다면 굳이 싸울 필요가 있을까?
<폴 손> sfkt@paulsoh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