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야의 결혼’ (Tuya’s Marriage) ★★★½(5개 만점)
어린자식·불구 남편 돌보는‘강철’아내
생활고 못견뎌 다른남자와 결혼 결심
진지하면서 유머있게 그린 중국 영화
투야가 결혼을 위해 예쁘게 단장했다.
어린 아들과 불구 남편을 돌보면서 집안일과 식수 나르기와 양치는 일 등을 혼자 하면서 사는 과묵하고 강철 같은 의지를 지닌 내몽고 여인과 그녀에게 구혼하는 많은 남자들의 얘기를 사실적이요 진지하고 또 유머러스하게 그린 중국 영화다.
극적 충격은 약하지만 아름다운 자연 경치와 좋은 연기 그리고 천천히 이어지는 얘기를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영화다.
평원 한 가운데 외따로 집을 짓고 사는 투야(유 난)는 어린 아들 자야와 우물을 파다 하반신 불구가 된 남편 바터를 돌보면서 열심히 산다. 그러나 혼자 모든 일을 하기엔 너무 힘이 들어 투야는 쓰러진다. 그래서 투야는 남편의 허락 하에 이혼하고 가정을 돌봐 줄 남자와 결혼하기로 한다. 투야에게 여러 남자들이 구혼하나 바터까지 돌봐야 한다는 조건에 모두 물러선다. 이런 투야를 돕는 남자가 인근에 사는 수줍음 많고 착한 센게. 그런데 센게의 아내는 툭하면 가출을 하는 바람둥이다.
어느 날 투야의 학교 동창으로 석유사업을 해 부자가 된 바올리에가 구닥다리 벤츠를 몰고 투야를 찾아와 구혼한다. 그리고 바터는 요양소에 입원시키자고 제안한다.
투야와 바올리에가 바터를 요양소에 맡기고 돌아오는 날 밤 바터가 자살을 기도한다. 그래서 투야는 다시 남편을 트럭에 싣고 귀가한다. 결혼을 포기한 투야는 센게가 자기에게 깊은 애정을 품고 있다는 것을 뒤늦게 깨닫는다. 센게는 투야에게 자기가 바터를 돌볼 테니 결혼해 달라고 청한다. 영화는 처음에 투야의 결혼장면에서 시작해 과거로 돌아가는 식으로 진행된다.
영화에서 뛰어난 것은 고집 세고 말 없는 투야 역의 유난의 연기. 항상 두꺼운 옷에 스카프를 쓰고 묵묵히 일을 하면서 모든 고생을 참는 여인의 모습을 묵직하게 잘 표현해 낸다.
나머지 배우들의 연기도 좋은데 투야의 집에 찾아와 구혼하는 남자들의 모습이 우습고 재미있다. 내몽고 초원의 자연미를 잘 찍은 촬영이 아름답다. 왕 콰난 감독.
성인용. 뮤직홀(310-274-6869), 원 콜로라도(626-744-1224), 랜초니겔(949-831-4359).
‘전쟁 주식회사’(War, Inc.) ★★
이라크전을 까놓고 조소하고 풍자한 블랙 코미디로 조야하고 난삽하다. 존 큐색(공동제작 각본)과 마리사 토메이와 벤 킹슬리 및 힐러리 더프 등 호화 캐스팅이지만 습작 수준에 지나지 않는다.
스트레스 해소용으로 핫소스를 들어 마시는 킬러 하우저가 투라키스탄에 이권 개입을 한 전직 부통령에 의해 자기 이권과 상충된다는 이유로 이 나라 석유상 오마 샤리프를 암살하라고 지시를 내린다.
하우저는 내전중인 투라키스탄에 도착, 무역 쇼의 조직담당자로 위장하고 샤리프를 암살하려고 하나 번번이 실패한다. 그리고 하우저는 좌파 여 신문기자와 투라키스탄의 버릇없는 팝스타 등 여러 사람과 관계를 맺으며 허튼소리를 하고 액션을 한다.
R. 랜드마크(310-281-8233).
‘황시의 아이들’(The Children of Huang Shi)
1937년 일본군이 중국 내륙으로 진군해 들어올 때 수십명의 고아들을 구출한 영국 기자 조지 호그의 실화인 전쟁 모험물로 3각 로맨스도 있다. 조지는 중일전쟁을 보도하기 위해 상하이에 도착한 뒤, 대학살의 현장인 난킹에 잠입한다. 여기서 일본군에 체포된 그는 극적인 순간에 중국 공산당 게릴라 첸(주윤발)에게 구조된다.
이 두 남자 사이에 개입하는 여자가 의사인 리. 그런데 리는 첸의 전 애인. 첸과 리는 조지를 보다 안전한 지역인 고아원이 있는 황시로 이송한다. 여기서 조지는 고아들과 사귀면서 서로 정을 나눈다. 일본군이 가까이 다가오면서 조지 일행은 고아들을 이끌고 고비사막과 산악지대를 가로질러 탈출의 대장정에 오른다. 미셸 여도 나온다.
R. 랜드마크, 타운센터5(818-981-9811), 사우스코스트 빌리지(714-557-5701), 플레이하우스7(626-844-6500).
‘나의 피의 피’(Blood of my Blood) ★★★
신분 절도와 뉴욕의 불체자들의 어두운 삶 그리고 가족애를 그린 멜로드라마로 서스펜스 스릴러기를 섞었다. 얘기가 일관성이 없고 수긍할 수 없는 부분이 꽤 있지만 즐길 만한 영화다. 스페인어에 영어자막.
멕시칸들인 완과 페드로는 미국으로 가는 불법이민자들을 태운 트럭에서 서로 알게 된다. 페드로는 브루클린에 사는 생전 한번도 못 본 아버지 디에고를 찾아가는 중. 차가 목적지에 도착하면서 완은 디에고의 주소가 적힌 편지를 페드로로부터 훔쳐 디에고를 찾아간다.
그리고 자기가 디에고의 아들이라고 소개한다. 식당 접시닦이인 디에고가 마지 못해 완을 받아들이면서 처음 적대적이던 둘 간에 서서히 부자지간의 정이 이어진다.
한편 페드로는 창녀 마그다의 도움을 받아가며 디에고를 찾아 헤맨다.
성인용. 선셋5, 플레이하우스 등.
‘나는 비밀을 알고 있다’(The Nam Who Knew Too Much)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의 1956년작 서스펜스 스릴러로 주연하는 도리스 데이의 노래 ‘케 세라 세라’(오스카상 수상)로 유명한 작품. 어린 아들과 함께 모로코에서 휴가를 즐기던 부부(지미 스튜어트와 데이)가 우연히 주요 인사에 관한 암살음모를 알게 되면서 아들이 납치를 당한다. 영화의 클라이맥스는 런던의 유명한 연주회장 로열 알버트홀에서 전개된다. <사진>
‘열차 안의 낯선 자들’(Strangers on a Train)
역시 히치콕의 흥미만점의 서스펜스 스릴러. 1951년작 흑백. 아내와 이혼하려는 테니스 챔피언이 기차에서 만난 간교한 사이코로부터 2중 교차살인 제의를 받는다. 사이코는 “내가 너의 아내를 죽일 테니 너는 내 아버지를 죽이라”고 말한다.
30일 하오 7시30분 이집션(6712 할리웃) 동시상영.
‘광란’(Postal) ★★
동명의 폭력적인 비디오게임을 원전으로 만든 9.11 이후의 자제력을 잃은 미국을 풍자한 싸구려 코미디다. 너무 저속하고 볼품없는데다가 상스러워 실소가 터져 나오는 소극이다.
섹스광 뚱보 아내를 둔 실직자 듀드가 말세론 사교집단의 리더인 아저씨와 함께 인기 절정의 크로치 인형들을 훔치면서 역시 이를 노리는 미국 내 잠입한 오사마 빈 라덴 일당과 결전을 벌인다는 내용.
탈레반과 부시 행정부, 총에 집념하는 미국인들과 동성애자들, 인종차별과 평화주의자들 그리고 지체 부자유자와 플레이보이 버니 등 닥치는 대로 모든 것을 야유한 영화. 그러나 위트 대신 천기만 가득하다. R. 일부 지역.
‘서프와이즈’(Surfwise)
하와이에서 의사로 부와 지위를 누리고 살던 도리안 파스코위츠(85)가 두 번의 이혼 끝에 과거 삶의 태도를 완전히 바꾼 뒤 온 가족을 이끌고 자연에 순응하며 사는 모습을 담은 기록영화.
그는 세 번째 아내와의 사이에서 8남1녀를 두었는데 온 가족이 작은 캠퍼에서 살면서 철저히 자연 속 동물처럼 살고 있다. 온 가족은 매일 서핑을 하는데 아이들은 모두 모유로 컸고 집에서 교육을 받았다.
도리안은 아이들을 밀림의 야수들처럼 엄격한 다이어트와 생활스타일을 준수하도록 요구했다. 도리안 일가는 자기들만의 커뮤니티를 형성하며 사회와 떨어져 살고 있는데 남가주와 하와이와 멕시코 및 이스라엘의 해변 등지를 옮겨 다니며 생활하고 있다.
R. 29일까지 뉴아트(310-281-8223).
박흥진 편집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