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 2 한국어 시험
지난 달 29일에는 재미 한국 학교 협의회(National Association for Korean Schools)에서 실시하는 SAT 2 한국어 모의고사가 있었다. 매년 봄에 실시하는 이 모의고사는 2008년 11월 1일에 치러지는 College Board SAT 2 한국어 시험을 위한 예비 시험이다. 공부하는 학생들에게는 자신의 한국어 실력을 점검해 보고 또한 실제 시험을 연습하는 좋은 기회가 된다. 그리고 SAT 2 한국어 시험은 주류사회의 한국어 활성화에 크게 기여한다는 점과 높은 SAT 2 한국어 시험 점수가 미국 내 명문 대학 입학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로 잘 알려져 있다.
한국어 시험은 미국 정규 고등학교에서 3년 이상 한국어 과정을 이수한 학생들이나 주말 한국 학교에서 5년 이상 공부한 학생들의 수준에 맞는 난이도로 제출된다. 듣기(Listening), 어법(Usage), 독해(Reading Comprehension) 세 영역으로 각각 20분씩 1시간이 할애되며 총 문제는 80~85문항이다. 현재 한국 문화권에서 쓰여 지고 있는 한국어로 의사를 전달하고 이해하는 능력을 종합 평가 할 수 있는 대표 격인 시험이라 할 수 있다.
해마다 시험이 가까워 오면 고등학교 고학년 자녀를 둔 부모님들이 어떻게 SAT 2 한국어 시험을 준비해야 할 지 물어 보시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제 한글의 자음, 모음을 떼고 단어와 문장 등을 겨우 떠듬떠듬 읽을 수 있는 아이들에게 외국어로서 한국어 시험은 그리 만만하지 않다.
“그래도 우리 아이는 부모와 같이 한국 티비도 잘 봐요.” 한국 티비는 듣기 영역 평가에는 다소 도움이 될지 모르나 어법과 독해 영역은 다른 외국어 학습과 마찬가지로 익히고 반복하여 연습하는 과정을 거치지 않으면 실력 향상을 기대할 수 없다. 철자법을 익히고 시제와 조사, 어미 활용, 조건문과 수식어 등 문법적인 사항을 숙지하고, 신문, 광고, 문학 작품 등 읽을거리를 통해 그 의미를 정확히 이해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만일 고학년 학생을 SAT 2 한국어 시험만을 위해 한국 학교에 등록시킨다면 아마도 자녀에게 큰 좌절과 의욕 상실을 경험하게 할지도 모른다.
고사 성어에 ‘우후죽순’이라는 말이 있다. 봄에 비가 촉촉이 내리고 나면 대나무의 어린 싹인 죽순이 여기저기에 머리를 내밀고 얼마 시간이 지나지 않아 그 키가 평생의 키만큼 자란다고 한다. 비슷한 동종의 업소나 단체들이 인기를 타고 마구 생기는 것에 빗대어 쓰이곤 하지만 실은 이 말에는 다른 뜻이 있다. 대나무 싹인 죽순이 나오기 위해서는 4년 동안 땅 속에서 그 성장이 이루어진다. 땅 밑에서 뿌리를 내리고 몇 년에 걸쳐 생존의 준비를 한 대나무는 5년째 되는 해에 비가 온 후 거침없이 쑥쑥 자라게 된다는 것이다.
땅 속에서 인내와 준비의 시간을 지낸 죽순이 비온 후 하늘을 향해 쑥쑥 자라는 것처럼, SAT 시험을 대비한 실력도 이처럼 꾸준한 준비를 거쳐서 이루어 지는 것이다. 물론 한국어 교육이 SAT 2 한국어 시험만을 위한 것일 수는 없다. 대학에서 다양한 활동이나 졸업 후 취업을 할 때 그리고 사회 생활에서 한국어로 인해 보다 더 많은 선택의 기회를 갖게 된다는 점에서 한국어 교육은 이제 우리 자녀들이 Korean-American으로서 보다 나은 삶을 누리는 데 필요한, 선택 사항이 아닌 필수 사항이 아닐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