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무니없이 비싼’ (Priceless) ★★★½(5개 만점)
사랑은 돈으로 살수 없어요!
돈에 팔린 가난한 두 남녀‘참사랑 엮기’
오드리 토투 주연, 즐거운 로맨틱 코미디
순진한 장은 돈 많은 남자만 노리는 이렌을 깊이 사랑한다.
사슴 눈을 한 갈비씨 프랑스 미녀 오드리 토투가 나오는 시종일관 재미있고 즐겁고 우스운 로맨틱 코미디로 경치 좋은 해변 휴양지 프렌치 리비에라와 니스의 최고급 호텔 내서 사건들이 일어난다.
결코 사랑은 돈으로 살 수 없다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겠다는 듯이 두 가난한 남녀가 서로를 사랑하면서도 돈에 몸을 팔다가 결국은 참 사랑을 찾게 된다는 달콤쌉싸름한 얘기다. 돈으로 모든 것을 사고 팔 수 있는 세태에 대한 풍자극이기도 하다.
프렌치 리비에라의 비아리츠 호텔의 바텐더 장은 온순하고 착한 남자. 영화는 처음에 장이 여러 마리의 개에게 끌려 다니다시피 하며 해안가에서 개 산책을 시키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개보다 못한 사람 팔자가 영화의 전체적 분위기를 대변한다.
이 호텔에 아버지뻘 되는 자크와 투숙한 이렌(토투)은 생일에 자크가 술에 취해 곯아떨어지는 바람에 혼자 바에 내려 왔다가 장을 만난다. 사정이 여차여차해 이렌은 장을 백만장자로 오인한다. 이렌에게 반한 장도 시치미를 뚝 떼고 백만장자 노릇을 하면서 둘은 호텔의 로열 스위트에서 하룻밤 정염을 불사른다.
그러나 이튿날 아침 장의 정체가 폭로되면서 이렌은 미련 없이 무일푼이다시피 한 장을 버리고 떠난다. 그러나 이미 장은 이렌을 깊이 사랑하게 돼 크게 상심한다.
1년 후. 이렌은 다시 자크와 함께 호텔에 나타나면서 장과 재회하게 된다. 그리고 장 때문에 자크에게 버림 받은 이렌은 새 봉을 잡기 위해 장소를 니스로 옮기는데 사랑 병에 걸린 장이 이렌을 따라온다. 화가 난 이렌은 장의 껍데기를 벗기기 위해 터무니없는 가격의 온갖 옷과 액세서리를 샤핑하고 좋아하지도 않는 캐비아를 마구 퍼먹는다.
그런데 여기서 장이 돈 많은 과부 마들렌의 기둥서방이 되면서 이렌은 장에게 과부에게서 돈 뜯어내는 비법을 가르쳐준다. 둘은 서로를 사랑하면서도 엉뚱한 상대와의 관계를 유지하는데 마침내 이렌은 자기가 진실로 사랑하는 남자는 장임을 깨닫는다.
PG-13. 랜드마크(웨스트 LA), 플레이하우스7(패사디나), 타운하우스5(엔시노), 웨스트팍8(어바인) 등.
‘탑승구’(Boarding Gate) ★★★
프랑스 감독 올리비에 아세야가 만든 살인과 섹스와 이국정취가 있는 필름 느와르. 주연 여우 아시아 아르젠토의 거침없이 노출하는 육체와 도발적 연기가 일품이다.
전직 고급 창녀 샌드라는 과거 자기 손님이자 연인이었던 무역회사 사장 마일스의 요청으로 그와 재회한다. 마일스는 부실한 회사를 싱가포르의 뒤가 어두운 회사에 매도할 예정. 샌드라는 마일스의 도움을 받아 베이징에서 클럽을 차리고 새 생활을 시작하려고 계획한다.
그러나 마일스가 도움을 거절하면서 마일스와 격렬한 섹스를 한 샌드라는 마일스를 사살한다. 그리고 샌드라는 자기가 일하던 중국회사의 젊은 사장 레스터 도움을 받아 홍콩으로 도주한다.
R. 선셋 5(323-848-3500).
‘스탑-로스’(Stop-Loss)
이라크전을 주제로 한 드라마로 제목은 군이 현역 복무기간을 무제한으로 연기시키고 군인을 이라크전에 몇 차례라도 투입시킬 수 있는 정책을 뜻한다.
티크리트 전투에서 혁혁한 공을 세운 미육군 사전트 브랜든은 전투 직후 고향 텍사스의 브라조스로 귀향한다. 그리고 그는 상원의원에 의해 퍼플 하트와 브론즈 스타 훈장을 받는다. 민간인 생활로 돌아가려던 브랜든은 갑자기 이라크전 재투입 명령을 받으면서 이 명령에 반기를 든다.
훌륭한 군인이자 애국자인 브랜든은 자기는 충분히 조국에 봉사를 했다고 생각하고 군 명령을 어기고 탈영병이 돼 워싱턴 DC로 향한다. 자기의 경우를 상원의원에게 호소하기 위해서다. R. 전지역.
‘이리나 팜’ (Irina Palm)★★★
가난한 과부 할머니 눈물겨운 손자사랑
불치병 치료비 구하려 섹스클럽 취업
우울한 소재 불구 유머러스한 분위기
불치병에 걸린 어린 손자의 병원비를 마련하기 위해 섹스클럽에서 일하는 중년 할머니의 눈물겨운 영국산 멜로드라마. 로맨틱한 분위기를 갖춘 사실적인 드라마인데 전반적으로 우울하면서도 대단히 유머러스하다.
후진 섹스클럽 안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지만 희망적인 빛이 새어 드는데 영화 처음부터 끝까지를 영국의 유명가수 마리안 페이스풀이 혼자 짊어지다시피 하고 있다.
과부로 혼자 사는 매기는 가난한 아들 탐과 며느리 새라 사이에서 난 10세난 손자 올리가 중병에 걸려 입원하면서 자기 집까지 저당 잡혀 병원비를 마련한다. 조용하고 내성적인 매기의 유일한 낙은 가십꾼들인 동네 친구들과 가끔 카드놀이를 하는 것.
올리의 병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호주의 병원에 입원해야 하는데 치료비 등 경비가 자그마치 6,000파운드. 어느 날 런던의 홍등가를 지나가던 매기는 섹스클럽 ‘섹스월드’에 붙은 ‘호스티스’구인광고를 보고 클럽 안으로 들어간다.
매기는 자기가 할 일이 청소하고 차나 끓이는 일인 줄 알고 클럽주인 미클로스를 만난다. 그런데 미클로스가 설명하는 일이란 것이 남자 손님에게 손으로 서비스를 하는 것. 차단된 방에 구멍이 하나 뚫려 있고 매기와 손님이 각자 그 구멍을 통해 서비스를 하고 받는다.
주급 400~600파운드를 놓칠 수가 없어 매기는 일을 시작한다. 처음엔 서투르던 매기의 솜씨가 날이 갈수록 발전, 매기의 서비스를 받으려는 손님들이 줄을 선다. 이리나 팜이라는 클럽명으로 매기는 열심히 서비스를 하다가 오른 팔이 고장까지 나 왼 손 서비스를 한다.
매기에게 호감을 느낀 미클로스가 이리나에게 6,000파운드를 빌려 주고 매기는 이 돈을 탐에게 주나 탐은 돈의 출처를 캐묻는다.
그러나 매기는 죽어라고 입을 다문다. 대답을 못 얻은 탐이 어머니 뒤를 미행하면서 집안에 불난리가 난다. 그러나 탐은 결국 어머니의 진실과 정성에 감복한다.
R. 4월3일까지. 뉴아트(310-281-8223).
‘아메리칸 좀비’(American Zombie)★★½
기록영화 ‘그레이스 리 프로젝트’를 연출한 한국계 기록영화 감독 그레이스 리의 유사 기록영화 식의 극영화. 그레이스가 영화 촬영진과 함께 LA에 사는 산송장들의 일상을 기록 영화식으로 찍는 스타일을 취했다.
여기서 진짜 사람들 틈에 끼어 조화를 이루며 살지만 무시당하고 몰이해 당하는 산송장들은 소수계로도 생각할 수 있고 또 이해 못 받는 지하문화의 소외그룹으로 생각할 수도 있다.
그레이스가 각 분야에서 일하는 산송장들과 산송장들의 권익옹호를 위해 일하는 사람들을 인터뷰하면서 얘기가 진행된다. 마지막은 산송장들의 축제인 ‘라이브 데드 축제’ 현장을 카메라에 담는데 끝에 가서 멀쩡하던 산송장들의 본색이 드러난다. 선셋 5.
‘달려라 뚱보야’(Run, Fat Boy, Run)★★★
TV 시리즈 ‘친구들’의 출연자 중 하나인 데이빗 슈위머의 감독 데뷔작 코미디. 결혼식 날 도망갔던 신랑이 몇 년 뒤 자기 사랑을 되찾기 위해 마라톤에 참가한다는 영국제 우스갯소리.
임신한 연인 리비를 버리고 결혼이 겁이나 식장에서 달아난 별 볼일 없는 데니스는 5년 내내 자기 실수를 한탄하며 살고 있다. 런던의 남의 집 지하실에 살면서 속옷가게 시큐리티 가드로 연명하는 데니스는 자기 아들 제이크를 자유롭게 만나게 해주는 리비와 재결합을 시도하나 거절당한다.
리비에게는 돈 많고 신체 건강하고 잘 생긴 허영 덩어리 미국인 애인 위트가 있는데 위트가 자선 마라톤에 참가하는 것을 안 데니스는 리비를 되찾기 위해 자기도 뛰기로 한다. 데니스는 3주 앞으로 다가온 마라톤을 위해 맹훈련에 들어간다.
PG-13. 전지역.
‘빗속에 노래하며’(Singin’ in the Rain·1952)
즐겁기 짝이 없는 노래와 춤이 곁들여진 최고의 뮤지컬. 무성영화 시대가 끝나고 토키가 시작되면서 무성영화의 두 빅 스타 콤비였던 진 켈리와 진 헤이근이 곤경에 처해진다. 헤이근의 목소리가 유리 깨지는 목소리이기 때문. 이때 켈리의 구원의 천사로 나타나는 여자가 춤과 노래가 모두 뛰어난 데비 레널즈. 주옥같은 노래와 춤이 멋있다. (사진)
‘7인의 신부’(Seven Brides for Seven Brothers·1954)
산 속에 사는 7형제 중 맏형이 마을에 내려가 신부를 구해오자 나머지 6명이 마을에 내려가 색싯감을 도둑질해 산으로 도주한다. 노래와 춤이 눈부신 재미 만점의 뮤지컬. 28일 하오 7시30분 에어로(1328 Montana Ave. 샌타모니카) 동시 상영.
‘야쿠자’ (Yakuza·1975)
시드니 폴랙이 감독하고 고 로버트 미첨이 주연한 유혈이 낭자한 흥미만점의 야쿠자 영화로 일본의 명우 켄 타카쿠라가 공연한다. 일본서 찍었다. 서스펜스와 액션이 가득한 네오 느와르. 사립탐정인 미첨이 자기 친구(브라이언 키스)의 딸이 일본서 야쿠자에 의해 납치되자 딸을 구출하기 위해 오래간만에 일본을 다시 방문한다. 그는 여기서 전직 갱스터였던 타카쿠라와 팀을 이뤄 야쿠자의 지하세계로 내려가면서 총과 칼에 의한 피범벅 사태가 일어난다.
매우 폭력적이요 멋진 영화로 각본은 폴 슈래더와 로버트 타운이 함께 썼다. 두 명배우의 콤비가 좋고 촬영과 세트도 훌륭하다.
30일 하오 5시30분. 이집션 극장(6712 할리웃).
박흥진 편집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