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 들에는 학질의 약재로 쓰이는 너삼이라는 ‘고삼’(苦蔘)이 있다. 그런데 학교에는 학을 떼느라 진땀 빼는 ‘고3’이 있다. 진로 선택의 고민, 스트레스 극복의 고통, 학업 수련의 고행, 한마디로 ‘3고’를 겪는다. 오죽하면 수능, 내신, 논술이라는 죽음의 트라이앵글을 통과해야 한다고 할까.
고3을 둔 어머니는 애간장이 탄다. 하나님께 빌고 부처님께 빈다. 막대한 과외비를 쏟아 붓는다. 분명히 뭔가 잘못되었다고 공감하면서도 헝클어진 실타래를 풀지 못하고 있다.
재수는 필수, 삼수는 선택이라는 말이 우스갯소리가 아닌 현실이다. 삼수를 넘긴 장수생은 초조하다. 대학 다니면서 수능 준비하는 반수생도 방황한다.
미국처럼 college에서 2년 공부하고 명문대 3학년으로 편입할 수 있는 패자 부활전이 없다. 기회는 한번. 재수생과 재학생이 기를 쓰고 사설학원으로 몰리는 이유이다.
문제는 입시 선발 기준이다. 미국에서는 SAT 만점을 받고도 일류 대학에 낙방한 사례를 볼 수 있다. 단순히 지식 테스트에서 벗어나 인성과 적성, 봉사와 리더십, 특기와 특별활동, 창의성과 학업 성취도 등을 반영하는 입체적 평가 방법을 쓴다. 물론 변별력이나 객관도, 신뢰도, 타당도를 재는 평가의 어려움이 따른다.
그동안 한국의 입시정책은 시행착오를 되풀이해 왔다. 학부모들은 대학 자율화 이후 본고사 부활, 과외 극성, 입시 지옥을 걱정한다.
고3들이 다시는 조령모개식 제도의 희생양이 되어서는 안 된다. 그리고 남을 이겨야 살아남는, 경쟁심만 키 워온 교육의 부작용을 깊이 반성해야 한다.
새 정부의 교육 개혁은 고3에게 푸른 꿈을 심어주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