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카 음악상 모리스 자르 주제곡 영화
‘의사 지바고’‘저주…’ 상영
3월1~2일 이집션 극장
아메리칸 시네마테크는 오스카상을 5개나 탄 모리스 자르가 음악을 작곡한 영화 ‘의사 지바고’와 ‘저주 받은 자들’을 오는 3월1일과 2일 이집션 극장(6712 할리웃)에서 상영한다. 자르가 많은 영화의 음악을 작곡한 데이빗 린 감독의 출생 100주년 기념행사에 맞춘 두 영화 상영에는 83세의 자르가 직접 나와 관객과 대화를 나눈다.
자르는 린이 가장 좋아한 작곡가로 그는 린의 세 영화 ‘아라비아의 로렌스’와 ‘의사 지바고’ 및 ‘인도로 가는 길’로 오스카상을 받았는데 린의 ‘라이언의 딸’의 음악도 작곡했다. 자르가 음악을 작곡한 또 다른 영화들로는 ‘사상 최대의 작전’ ‘기차’ ‘채집가’ ‘장군들의 밤‘ ‘양철 북’ 등이 있다.
프랑스 리용에서 태어난 자르는 10대 후반 아버지의 반대를 무릅쓰고 파리의 콩세르바톼르에 들어갈 때까지만 해도 음악에 별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 학교를 마친 후 자르는 연극의 거장들인 장-루이 바로와 장 빌라르 등과 잠시 일을 하다가 영화감독 조르즈 프랑쥐의 요청으로 단편 기록영화의 음악을 작곡했다.
이후 자르는 프랑쥐의 영화음악을 작곡하면서 프랑쥐의 고전 명작인 시적 공포스릴러 ‘얼굴 없는 눈들’로 작곡가의 명성을 굳혔다. 그리고 1961년 ‘아라비아의 로렌스’의 음악을 작곡하면서 세계적 영화음악 작곡가로 부상했다. 자르는 2001년까지 꾸준히 작품 활동을 하면서 수많은 명곡들을 남겼다.
라라를 뜨겁게 사랑하는 지바고는 구원의 연인을 위해 시를 쓴다.
3월1일 (하오 7시30분)
▲‘의사 지바고’(Doctor Zhivago·1965)
혁명기 러시아를 배경으로 한 남자를 사랑하는 두 아름다운 여자의 헌신적인 가슴과 격동하는 사회상 그리고 시인이자 의사인 지바고의 역사의 목격기로 장엄하고 아름답고 위대하다. 피가 끓는 혁명가들과 부패하고 타락한 제정 러시아의 부르좌들 그리고 혁명의 소용돌이에 휘말려든 서민들의 모습을 아름다운 화면에 담은 서정적 영화. 오마 샤리프, 줄리 크리스티, 제랄딘 채플린, 로드 스타이거, 알렉 기네스 공연. 오스카상 5개 수상. 193분.
2일(하오 7시30분)
▲‘저주 받은 자들’(The Dommed·1969)
이탈리아의 명장 루키노 비스콘티의 화려하고 풍성한 드라마. 나치의 득세와 함께 몰락하는 독일의 한 귀족 가문의 연대기. 더크 보가드와 잉그리드 툴린 주연. (323)466-FILM
‘삶’(Vivere) ★★½(5개 만점)
24시간 내에 일어나는 감정적으로 큰 짐을 진 각기 세대가 다른 세 여인의 로드 무비로 상당부분 셋이 관계된 같은 얘기를 세 개의 시점에서 반복하는 식으로 엮었다. 독일 영화. 택시 운전사인 프란체스카는 아내에게서 버림받은 이탈리아계 아버지와 10대의 여동생 안토니에타를 돌보는 사실상의 가장. 그런데 안토니에타가 크리스마스 전 날에 애인인 록가수를 만나러 로테르담으로 가출하자 프란체스카가 동생을 찾으러 차를 몬다.
프란체스카는 도중에 차 사고를 일으킨 중년의 제랄딘을 자기 차에 태운 뒤 둘이 함께 로테르담으로 향한다. 제랄딘은 동성애 연인으로부터 버림을 받아 죽고 싶을 지경. 프란체스카가 안토니에타를 찾아내면서 세 여인의 얘기가 하나의 원을 이룬다. R. 일부 지역.
‘세마이-프로’(Semi-Pro) ★★
키다리 코미디언 윌 퍼렐이 나오는 스포츠 코미디인데 진짜로 무기력하고 남루하고 수준 낮은 영화다. 우습지도 않고 재미도 없다.
1970년대 초만 해도 미 프로농구에는 NBA와 ABA 두 리그가 있었다. NBA가 압도적 인기를 누렸는데 NBA가 ABA를 합병 흡수하면서 벌어지는 넌센스 코미디. ABA 팀인 만년 꼴찌 미시간 트로픽스의 주인이자 코치요 또 포워드 이기도 한 재키는 NBA가 ABA의 가장 성적이 좋은 4개 팀만 NBA에 합류시키기로 결정하자 팀 구출작전을 꾸민다. 재키는 왕년의 NBA 후보선수였던 모닉스(우디 해럴슨)과 쇼맨십이 화려한 클래런스를 팀에 합류시킨 뒤 오합지졸로 이뤄진 자기 팀을 상위권으로 올려놓는다. R. 전지역,
‘랑제의 공작부인’(The Duchess of Langeais) ★★★★
맺지 못한 사랑… 그들에게 무슨 일이…
고뇌하듯 묘사한 사랑의 줄다리기
뉴 웨이브 기수, 자크 리벳 연출 일품
맺지 못할 사랑의 줄다리기라는 멜로드라마의 소재를 우아하고 기품 있고 또 아름답고 고뇌하듯이 묘사한 훌륭하고 가슴 아픈 드라마다.
남녀 간의 성의 대결의 19세기 판으로 사랑을 나누지 못하고 서로 겨루다 비참한 결말을 맞는 두 남녀의 이기심과 어리석음을 명상하듯 산책하듯 그렸다. 프랑스 뉴웨이브 기수 중 하나인 자크 리벳의 영화로 원작은 발자크의 단편 모음 ‘인간 희극’ 중 한 작품.
영화는 오른쪽 다리를 저는 슬픔에 젖은 나폴레옹의 장군 아르망(기욤 드파르디외)이 스페인의 마요르카의 해안 절벽 위에 있는 성당에서 찬송을 듣는 것으로 시작된다. 그가 이 성당에 달린 수녀원에 있는 수녀 앙톼넷(잔느 발리바)을 면회하면서 둘이 아직도 서로를 사랑하는 연인임이 밝혀진다.
여기서 얘기는 5년 전으로 돌아간다. 파리 사교계의 별로 지루한 결혼생활에 심신이 모두 근질근질한 아름다운 앙톼넷이 어느 날 파리에서 아르망을 보고 큰 호기심을 갖는다.
아르망은 나폴레옹의 심복으로 아프리카에서 2년간 포로생활을 했었다. 아르망을 소개 받은 앙톼넷은 처음부터 애교를 떨면서 아르망을 희롱한다. 그리고 아르망은 귀가하면서 앙톼넷을 자기 것으로 만들겠다고 선언한다.
여기서부터 영화 전반부는 계속해 앙톼넷이 자기를 매일 같이 방문하는 아르망을 장난감 가지고 놀듯 희롱하고 또 그에게 온갖 애교를 떠는 것으로 이어진다. 아르망은 이런 앙톼넷 앞에서 완전히 하나의 장기 말 노릇을 한다. 이 같은 사랑의 전쟁에서 위험감이 느껴진다.
영화가 후반부로 접어들면서 전세는 역전된다. 앙톼넷은 뒤늦게 자기의 깊은 사랑을 아르망에게 고백하나 아르망의 고집 때문에 앙톼넷은 절망에 빠진다.
1820년대 당시 프랑스 상류층의 사회상을 볼 수 있는 영화로 리벳의 한가한 듯 하면서도 정확하고 확실한 연출 솜씨가 돋보인다.
드파르디외와 발리바의 연기는 마치 오페라처럼 다소 과장됐지만 오히려 그것이 내용에 잘 어울린다.
성인용. 뮤직홀 (310-274-6889).
‘은행 터는 법’(How to Rob a Bank) ★★
설익은 로맨틱 코미디 겸 은행 강도 스릴러인데 아마추어 수준. 대사가 가소롭다.
젊은 젠킨스는 은행 ATM의 수수료가 모자라 20달러를 인출 못해 신경질이나 방방 뛰는데 때 마침 떼강도들이 중무장을 하고 은행에 뛰어 들어온다. 와중에 젠킨스는 어쩌다가 은행 금고 안에 강도의 일원으로 육감적인 제시카와 함께 갇힌다.
이때부터 끝날 때까지 영화는 젠킨스와 제시카의 실랑이와 함께 셀폰을 통해 젠킨스와 은행 강도 두목과 협상전문 형사 및 강도질을 배후에서 조종하는 총지휘자 간의 대화로 이어진다. 은행 규탄 영화 같기도 한데 아무 것도 아닌 영화. 성인용. 선셋 5(323-848-3500)
박흥진 편집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