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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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클럽-어디까지 떨어져야?

2007-12-27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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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오너의 한사람으로서 별로 기억하고 싶지않은 한해가 저물어 간다. 미국 근대사에서 최악으로 기록되는 부동산 침체가 본격적으로 시작된게 2007년이었으니 기억하고 싶지 않아도 기억에서 사라져줄 것 같지 않은 체험이 아닐 수 없다. 그렇다고 내년 2008년도 그리 희망적으로 보이지도 않는다. 2007년초만해도 필자는 연방은행에서 이자만 충분히 내려준다면 2008년 후반경에는 회복의 조짐이 보일거라고 전망한바 있었으나 최근 두달동안 돌아가는 금융시세를 봐서는 그렇게 희망적이지못해 보인다.
지난 9월에 예상외로 컸던 금리인하가 좀 심상치 않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린스펀 시대에서는 보기 힘든 과감한 정책이 펼쳐졌던 것이다. 9월까지만해도 미국경제가 이렇게 심각하게 전망될 줄 아는 학자들은 그리 많지 않았었지만 버냉키 팀은 파생상품속에 숨어있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문제의 파장이 이렇게 깊은 구석까지 파고 들어올 것이라고 이미 알고 있었던 것 같다. 나라의 경제를 책임지고 있는 그들이 그토록 정확하게 문제를 파악했다는 사실은 매우 든든한 일이지만 그들이 그렇게까지 긴장하고 있는 모습을 표면화시킴으로써 생긴 부작용은 부동산 악화를 가속화 시킨 결과를 낳은 것이다. 이미 문제의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던 주택소유자들에게는 쉽게 포기할 수 있는 심리적 계기를 마련해준 결과였다고 본다. 그리고 집을 사려는 의도가 조금이라도 있었던 사람들에게는 더 이상 서두르지 않아도 된다는 확신마저 주게 된 것 또한 예기치 못했던 결과가 아니었을까. 셀러들 입장에서는 악몽과 같은 현상들이 아닐 수 없다.
한카피당 4,000달러를 지불해야 다운로드 받을 수 있는 무디스(Moody’s) 경제분석 리포트에 의하면 플로리다와 캘리포니아 특정지역의 부동산 가치 하락을 35% 이상 내다본다고 했다. 부동산이든 증권이든 35%의 하락은 대형사고다. 쉽게 말해서 50만달러짜리 집이 32만달러선으로 내릴 수 있다는 계산이 된다. 물론 이런 하락은 미국 전체가 아니라 이번 부동산 버블에서 가장 많이 입에 올랐던 지역에 국한된 것이라고는 하지만 타지역의 바이어들에게도 심리적인 부담을 주는 전망 자료다. 주택거래량이 급락하게되면 집값은 더욱 더 떨어지기 마련인데 무디스의 리포트는 2008년 초반까지 주택거래량이 40%이상줄어들면서 주택가격의 바닥이 드러날 것 같다고 한다. 집값이 바닥을 때린다는 말이 회복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급락현상, 즉 crash가 있고나면 그 후유증에서 회복해야하는 기간이 수년간 따라오게 된다. 지난 90년대 침체에서도 보았듯이 주택시세가 떨어지기 시작했던 포인트가 1990년 초였고 바닥을 내 보인때가 94-95년, 회복이 보이기 시작된 것은 무려 7-8년이지난 1998년에 접어들면서 였다는 걸 거울로 삼을 필요가 있다. 이번 부동산 하락이 2008년에 바닥을 보인다 하더라도 충격을 소화해 내야하는 기간이 적어도 3년, 다시 회복해야하는 기간을 3년정도 계산에 넣는다면 결국 부동산이 제대로 돌아서는 때가 2013 - 2014년에 가야하지 않을까.
이 칼럼에서 두번째로 언급하는 하바드 출신 경제학자 해리 덴트도 4년전에 이미 이와 흡사한 부동산 전망을 출간한적이 있다. 그가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던 것은 2005-2006년부터는 부동산 자산을 현금으로 환원시키거나 하이텍 주식으로 재 투자하라는 충고였었고 부동산은 2013년 전까지 손을 대지 않는게 좋을 것 같다는 의견을 제시했었다.
2주전 샌디에고에서 열렸던 컨트리와이드 컨퍼런스에는 200명이넘는 부동산 에이전트들이 모여들었다. 서브프라임으로 망가진 컨트리와이드의 명예를 회복시키기 위해 모기지 디비전 사장이 직접나와 그들의 재정상태가 건재하다는 걸 알리고자하는 것이 목표였다.
하지만 부동산 에이전트들의 관심은 컨트리와이드가 소유하고 있는 REO 차압주택들과 숏세일에 집중되었다. 그곳에 모인 경력 에이전트들은 이번 부동산 침체도 쉽게 회복되지 않을 것이라는 것쯤은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들은 그들의 눈앞에 전개될 엄청난 기회에 흥분되어 있는 모습을 감추지 않았다. 2008년부터 본격화될 차압시장에 스마트 머니들은 이미 자금을 대기시키고 있는 상태다. 셀러스 마켓일때는 셀러가 되고 바이어스 마켓이 시작될때는 바이어가 되자. 어디까지 떨어져야 좋은 딜이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 집들마다 지역마다 성격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일관성있는 대답을 주기가 무척 힘든 질문이다. 하지만 확실한 대답 한가지는 생애 최고의 투자기회로 만들 수 있는 한해가 떠오르고 있다는 사실에 큰 기대를 걸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800)429-0014
토마스 박
<시너지 부동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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