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이 때쯤이면 각 단체에서 주최하는 크리스마스와 연말연시 파티가 우리 마음을 들뜨게 한다. 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어쩌다 오래 못 본 옛 친구를 만나면 우리는 마치 그동안 잃어버렸던 신발을 찾은 이 처럼 감격하며 흥분하기도 한다.
어떤 파티에 참석하든지 누군가가 위트 있는 유머로 우리를 웃기고 그런 날은 마음 놓고 스트레스도 풀고, 함께 엔돌핀 주머니도 온 몸에 풀어 넣는다. 그렇게 함께 즐기다 집에 돌아왔을 때, 문득 아까 나에게 우스운 얘기 한 마디 하라고 했을 때 그저 손만 내저으며 꾸어다놓은 보리자루처럼 앉았다가 돌아온 것이 후회될 때도 있다. 아니 친구들 사이에서 특별히 E.T.(이티-한국에서 이상하게 튀는 사람을 지칭하는 말)가 되겠다고 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남들 가는 길에 기본만 따라가자는 얘기다. 날 때부터 이런 것들의 천재가 있는 것도 아니고 신문이나 잡지를 조금만 신경 써서 읽어 나도 즐겁고 다른 이 들도 함께 웃어 그 시간이 행복해 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에서 알려진 유머를 몇 가지 소개한다.
신문에 나온 구인 광고
▲전기회사=고압선을 물수건으로 깨끗이 닦아 주실 분 구함 ▲항공사=비행기가 뜨고 내릴 때 뒤에서 밀어주고 받쳐주는 힘센 사람 구함 ▲철강소=용광로에 철을 넣어 녹일 때 손을 넣어 철이 녹았는지 만져봐주실 분 구함 ▲동물원=엄마 코끼리가 아파서 하루에 두 시간씩 아기 코끼리를 업어 주실 분 구함.
요즈음은 한국에서 결혼 상대자를 고르는데 성격에서 유머가 있는 사람을 더 선호 한다고 한다. 어찌됐든 웃으면 복이 온다고 하니 많이 웃을 거리가 있나 주위를 한번 돌아보는 것은 어떨까. 이런 퀴즈도 있다.
▲아무리 두드려도 들어와 보라고 하지 않는 곳은? ▲세탁소 주인이 제일 좋아하는 차는? ▲도시 이름=와글와글 시끄러운 도시는? 바다 고기가 많은 도시? 큰 싸움이 끊일 새 없는 도시? 귀금속 거래로 먹고 사는 도시? 아주 무서운 동물이 사는 도시?
정답은 화장실, 구기자차, 부산, 대구, 대전, 진주, 이리이다.
올해도 다 가는 12월, 마지막 달에 정신없이 뛰어온 지난 1년을 돌아본다. 몸과 마음은 피로하고 달려도 끝이 없는 듯한 기분, 무언가 시간을 훌떡 갉아 먹어가고 있는 느낌, 삶이 고달파 영혼마저 서서히 말라가는 듯한 위압감으로 초조해지는 느낌을 받는다. 그런 느낌이 들 때 만나면 저절로 함께 웃고 싶은 친구, 나를 웃게 하는 친구를 만나는 것도 한 방법. 그러면 우리 영혼은 다시 충전되어 생명을 일으키고 몸과 마음은 금방 새로 찍어낸 동전처럼 반짝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