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오피니언] 이회창 출마 명분 준 이명박

2007-11-13 (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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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흥주(프리덤 소사이어티 회장)

이미 선출된 이명박을 중심으로 한나라당이 단합하여 정권교체를 이루길 바랐는데 차질이 생겼다. 이제 주사위는 던져졌고 그 결과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혼란의 대선정국으로 이전투구의 장이 될 것 같다. 이제 바랄 건 막판의 극적인 단일화인데 여론조사 마지막 날에 지지율이 앞서가는 후 보로 반드시 단일화를 이뤄야 할 것이다. 이왕 이렇게 된 것 좌파 집권을 온몸으로 저지하겠다는 이회창의 말도 믿어 보자. 좌파 집권을 막는 것이 보수적 가치를 믿는 국민들의 가장 큰 명제라는 것을 명심하고, 두 후보는 서로를 막판까지 몰아붙이는 일은 없기를 바란다. 막판 단일화를 통해서 좌파 집권을 막는 것은 보수적 가치를 믿는 국민은 누가 되느냐 보다는 좌파 집권 저지에 더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본다.
이명박은 이회창 출마의 명문을 주는 애매한 태도가 문제였다고 본다. 보수-우익 세력을 뭉치지 못하게 만든 책임은 전적으로 이명박의 정치적 상상력 빈곤, 리더십 부재에 있다. 박근혜를 화끈하게 포용하지 않고 우는 아이 떡 하나 주듯 자리 몇 개로 생색내듯 함으로써 은둔에 들어가게 만든데 따른 ‘후폭풍’이 바로 이회창 출마가 아닌가.
이명박은 당내 경선 에서 1.5% 포인트 차이로 어렵게 이겼다. 아니 대의원 표로는 오히려 졌다. 여론조사에서 50% 넘는 지지율에 도취돼 당선은 따논 당상이라고 스스로들 자만했다. 정권을 이미 차지한 듯 인물을 모으기보다는 떨쳐내기에 급급하지 않았는가. 원인제공자가 스스로임을 먼저 겸허히 반성해야 한다.
박근혜 진영은 지금 99%가 실업자가 돼 집에 있거나 한직으로 떠밀려 여의도를 배회하고 있다고 한다. 이명박이 박근혜와 단단한 결합을 이뤘다면 이회창이 꿈을 꿀 틈새가 생기지 않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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