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마리 앙트와넷트(Marie Antoinette)

2007-11-12 (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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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인경(수필가)

날씨가 갑자기 추워졌다.
가을이 가기전에 타는듯한 단풍을 보며 낙엽이 쌓인길을 걷고 싶었는데 벌써 겨울이 오려나보다. 아쉬운데로 가까운 박물관에 라도 발길을 돌려 여유를 부려보면 정신없이 달려온 한해의 여독이 풀릴것 같다.
샌프란시스코 베이커비치를 끼고 골든게이트가 바라다 보이는 그림같이 환상적인 바닷가 언덕배기에 “Legion Of Honor” 라는 박물관이 있다. 이곳에서 11월 18일쯤 부터 18세기 프랑스 왕 이었던 루이16세의 왕비 “마리 앙트와넷트”에 대한 전시회가 열린다고 한다.
오스트리아의 여황제 였던 “테레지아”의 딸로 풍요롭고 곱게만 자란 그녀는 철부지의 나이 15세에 루이 16세와 결혼했다.
천성이 경박하고 사치와 낭비벽이 심했고 아무런 어려움을 겪어보지 못한 그녀는 빵을 달라고 울부짖는 지치고 굶주린 민중들 에게 “빵이 없으면 케잌을 먹게해라”고 했다는 말이 전해진다.
물론 프랑스 혁명 당시 상황을 정확히 표현한 풍자적인 말인지도 모른다. 결국 그녀는 “자유,평등,우애 아니면 죽음을 달라”는 절규로 일어난 민중들의 엄청난 희생을 치른 프랑스 혁명으로 인해 1793년 10월16일 단두대의 이슬로 사라졌다.
이처럼 인간은 자신이 직접 어려운 처지에 놓여보거나 힘든 경험을 하지 못하고 사치와 안일 속에서 생활 하다보면 한없이 어리석어 질수 있는것 같다. 어쩔수 없이 우리는 자신의 경험의 한계를 뛰어넘지 못하고 자신의 관념의 틀을 깨기가 어렵기 때문 이리라.
지금 우리는 넘쳐나는 물질과 너무도 자유로운 안일한 상황 속에서 진정 중요한 것들에 대한 자각증상이 무디어져 가고 있는것은 아닐까? 생각하면 무서운 일이다.
우리들 에게서도 조금씩은 “마리 앙트와넷트”같은 모습이 있음직 하니 말이다. 마리 앙트와넷트 와 루이16세는 단두대에서 죽어 가면서 자신들은 죄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들은 헐벗고 굶주린 그리고 소수의 특권계급으로 부터 착취만 당하는 민중들의 고통을 꽤뚫어 보지 못한 어리석음이 죄 였다는 생각이 든다. 대부분 삶의 비극은 남을 헤아리지 못하는 무지와 어리석음 으로 인하여 생기는것 같다. 누구나 어려움을 당하면 보다 진실해지고 겸손해 지는것은 이 어려움이 우리의 어리석음을 깨트려 주는 스승의 역할을 해주기 때문일 것이다. 진정 자신의 어리석음을 마주 볼려는 마음을 쉬지 않는다면 행복은 의외로 우리 가까이에 있을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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