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이민 스트레스’다스리기

2007-11-03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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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 1세 이민 남성들 경우 자신들이 원하는, 그리고 한국에서의 직장과 전문직 경험을 다시 되살려 미국에서 직업을 갖기란 힘든 일이다. 언어의 장벽은 물론이고 여성들과는 달리 남성들은 새로운 문화를 받아들이고 적응하는데 꽤 오랜 세월과 노력이 필요하다. 서비스 업종에 쉽게 뛰어들 수밖에 없는 이민생활의 현실에서 자신의 성격과 적성에 맞지 않는 일을 하다 보면 술과 담배의 양은 늘고 작은 일에도 화를 내게 되며 대인관계에서 마찰이 잦아지게 된다.
이민생활이 힘든 것은 특히 상호간 정보 전달이 늦고 대화 상대의 부족, 그리고 스트레스 해소 방법에 한계가 있다는 점이다. 또한 자신이 생각한 미국생활의 기대감과 현실적인 이민생활 속에서 느끼는 실망간의 괴리는 커져만 가게 되고 이로 인해 부정적인 생활 태도를 가지게 되고 남을 의지하고 신뢰하는 것이 힘들어 지곤 한다.
여성들에게도 만만한 곳은 아니다. 미국에서는 ‘수퍼우먼’이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서비스 직종에 종사하다 보면 일하는 시간이 길어지고 집안일은 일대로 남편보다 신경을 훨씬 많이 쓰는 것이 보통이다. 사실 이런 가사와 자녀 교육에서 책임분담이 무너지면 가정불화가 시작되고, 이혼까지 이르게 되는 일이 허다하다.
여성들은 수퍼우먼이 아니다. 여러 가지를 동시에 잘 할 수 있는 능력은 있지만 체력적으로 스트레스를 오랫동안 이겨낼 수는 없다. 한인 여성 대부분 스트레스를 속으로 삭히고 억누르고 참을 때까지 참는다. 그러다 보면 여기저기 육체적 아픔을 호소하고 가슴 답답한 증세, 우울증, 그리고 화병에 시달리게 된다.
스트레스는 그때 그때 바로 풀고 넘어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부정적 생각과 감정은 억눌러서 해결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가장 좋은 방법은 대화로 표현하고 해결하는 것이다. 대화 속에서 해결점을 찾게 되고 서로의 오해를 풀게 되어 상한 감정들이 사그러들게 된다.
하지만 서로에게 서운한 감정이 쌓여 있는 상태에서 좋은 대화가 나올 리 없고 싸움의 정도만 더 커질 뿐일 때가 많다. 그래서 감정 다스리기에 따라 대화의 끝이 어디로 가느냐가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여기서 문제는 감정을 어떻게 다스리느냐는 것이다. 사실 감정을 조정하는 일이 그렇게 생각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가끔 우리는 별로 스트레스 받을 일도 아닌데 우리 자신도 모르게 격한 감정이나 짜증을 낸 후 “아니 내가 왜 이렇게 심하게 반응을 하지” 하고 속으로 놀랄 때가 있다.
이런 때는 몸을 적당히 움직이는 것보다 더 나은 것이 없다. 몸에 알맞는 적당한 운동으로 정신과 몸을 질병에서 보호하고 면역체계를 유지시켜서 이민생활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유연성 있고 지혜롭게 대처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사실 별 것 아닌 것 같은 명상과 운동도 막상 꾸준히 실천하려면 쉽지는 않다. 전문가에게 도움을 요청하면 좋은 효과를 볼 것이다.

주디 주 / 정신상담 카운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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