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칼럼] 베팅(betting)과 배팅(Batting)
2007-08-22 (수) 12:00:00
지난 7일 배리 본즈가 756호째 홈런을 쳤다. 행크 아론의 홈런 기록을 31년만에 갱신하게 되었다. 약물복용에 대한 논란이 있지만 그 위업에 대해서는 칭찬을 아끼지 않을 수 없다.
야구 방망이(Bat)는 42인치의 길이에 1kg도 되지 않는 나무이다. 이 방망이로 둘레가 9인치가 되고, 무게가 5온즈(약145g) 되는 공을 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야구 선수들의 타율을 보면 3할, 곧 10번 타석에 나와서 3번을 치는 선수가 그렇게 많지 않다. 올해 메이저 리그 전체에서 현재까지 타율이 제일 좋은 사람은 시카고 화이트삭스의 매글리오 오도네즈(Magglio Ordonez)로 타율 3할5푼이다. 세 번 나와서 한번 잘 치는 것은 쉬울 수 있으나 500번 나와서 약 160번을 치는 것은 어려운 것이다.
그러기에 Batting은 노력과 인내가 아니면 이룰 수 없는 것이다. 한 번의 홈런타자는 될 수 있다. 그러나 계속적으로 꾸준히 자기의 체력과 실력을 유지하면서 훌륭한 선수로 남는 것은 자기와의 싸움 이상으로 많은 것들을 요구하는 것이다.
인생은 Batting이다. 언제나 홈런을 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어떤 때는 타석에 나와서 한 번도 안타를 치지 못할 때가 있다. 어떤 날은 잘되어서 좋은 날이 있고 어떤 날은 정말로 안 되는 날이 있다. 어떤 시즌에는 몸이 아파서 아예 그 해는 한 번도 운동장에 나가지 못하고 부상자 명단에 올라가 있을 때가 있다. 운동선수 중에 오직 몇 명만이 잘 알려진 스타 선수에 불과하지 나머지 선수들은 고민과 고통의 싸움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라고 보아야 한다.
세상에는 경제적으로 여유가 많은 사람들이 많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그런 사람보다는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이 더 많다. 여름 밤하늘에 비치는 밝은 별들은 무수히 많아 보인다. 그러나 눈에 보이는 별들 외에 숨어서 비치는 못하는 숨은 별들이 더 많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성경에 나오는 구약의 요셉은 꿈을 꾸는 사람이었지만 성실하고 정직했다. 조급하거나 서둘지 않았다. 그가 애굽 왕 바로의 시위대장 보디발의 집에서 일을 할 때 최선을 다했다. 자기의 신세를 한탄하며 한 번에 고공행진을 위한 Betting을 위해 어떤 허황된 꿈을 꾸지 않았다. 그 집에서 도적질도 하지 않았고, 자금유용이나 재산은닉도 없었다. 비록 요셉이 형들보다 더 높아지는 꿈을 가졌을지라도 그는 날마다 Batting을 하며 살았다. 보디발의 아내가 동침을 원했을 때 보디발의 아내와의 관계를 통해 한순간에 큰 것을 얻는 Betting의 욕망을 갖지 않았다. 그는 단지 그 집의 종으로서 보디발이 요셉을 믿을 수 있을 정도로 성실했다. 하루하루 자기에게 주어진 일을 타석에 들어선 타자의 마음처럼 조심하며 또 조심했다.
성경은 말씀한다. “경기하는 자가 법대로 경기하지 아니하면 면류관을 얻지 못할 것이며 수고하는 농부가 곡식을 먼저 맏는 것이 마땅하니라”(디모데후서2:5-6)
네덜란드의 철학자 스피노자(Benedictus de Spinoza)는 “내일 지구의 종말이 오더라도 나는 오늘 한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라는 말을 했다. 하늘아래서 살아가는 인간이 해야 할 가장 위대한 일은 자기에 대한 성실과 책임을 다하는 것이다. 바로 그것이 사람이 가져야 할 힘(Conatus)이며, 그 힘은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는 Batting의 태도이다. 그 Batting의 태도가 변하여 한그루의 사과나무보다는 사과농장에 대한 욕심과 탐욕에 Betting을 건다면 아무 것도 얻지 못할 것이다. 설령 얻는다 하여도 그 시간은 오래가지 못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