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고 배형규목사를 위한 시/ 밀알의 노래

2007-08-03 (금)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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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숙목사(시인)

카라바호의 붉은 흙 바람 속/ 오늘 그 한 분의 홀연한 죽음을 통해/ 우리가 범했던 게으름과 무감각을/ 심히 가슴 아파 합니다/ 하루 밤 동안/ 남은 반 평생을 다 사셔야 했을/ 천년 같은 하루/ 이 땅에서 몰아 쉬셨던/ 마지막 간구의 숨결/ 아, 못 다한 사랑도/ 다 내려 놓았습니다/ 다 내려 놓았습니다/ 세상이 감당 못할/ 위험 속에 기꺼이 떨어져/ 지금도 썩어져 가는/ 값진 평화의 밀알이여!/ 아, 아, 순간의 헌신만이/ 영원 생명으로 피어나는/ 이 감추인 외로운 진리여!/ 죽임 당한 피 값으로만 누리는/ 참 영원한 자유함이여!/ 이 땅 처처에 도사린/ 카라바호의 어두움을 이겨낸/ 눈부신 승리의 개가여!/ 잠시 남은 우리에게도/ 일찍 죽임 당한/ 어린 양의 흔적을/ 매일같이 지니게 하소서!/ 지니게 하소서!.

<이 시는 시인 박현숙목사가 “아프가니스탄에서 순교하신 배형규목사님을 생각하여 쓴 시”라고 본보에 보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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