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쓰레기 분리처리
2007-07-16 (월) 12:00:00
타 주에 사는 큰 아들 친구 존슨이 아들 집에 며칠 묵다 우리 집을 들른 적이 있다. 존슨은 우리 집 쓰레기 처리 상황을 알고 싶어 했다. 큰 아들이 “존슨은 ‘큰 뜻’을 품고 있는 사람이니 원하는 대로 해주라”고 했다.
우리 집 쓰레기통을 보여주었더니 “원더풀, 엑셀런트”를 연발한다. 우리는 주방에 작은 일반 쓰레기통과 큰 리사이클 통을 놓고 야채와 젖은 쓰레기 등은 비닐봉지에 싸서 작은 통에 모았다가 수시로 버리고, 음료수와 맥주 캔, 빈 깡통, 플라스틱 종류, 주스 팩 등은 리사이클 통에 모아 백으로 묶어 일주일에 한 번씩 비워낸다. 또 신문이나 종이류는 한 뭉치가 되면 바깥에 놓아둔 네모난 리사이클 박스로 직행한다. 생활 쓰레기를 3종류로 나누어 처리하고 있는 것이다.
존슨은 부엌에서부터 리사이클 통을 따로 놓고 분리처리 해야 한다며, 지금부터라도 모든 사람들이 물자를 절약하고 재생하여 쓰도록 노력하지 않으면 다음 세대에 가서는 자원이 고갈되어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잠시나마 존슨에게 황당한 마음을 가졌던 내가 쑥스러워지고 진심으로 다음 세대를 걱정하는 이 청년이 고맙고 자랑스럽게 보였다.
내가 쓰레기를 분리처리 한 것도 3년 전 딸과 미국인 사위 빌과 함께 살면서부터였다. 이 때 시작하지 않았다면 나도 존슨을 실망시켰으리란 생각이다.
재생할 수 있는 훌륭한 자원인 각종 캔들, 또 몇 십 년이 지나도 썩지 않는 플라스틱류들. 이들을 땅속에 묻어 허비하거나 자연을 더럽히는 것은 심각한 일이다.
알고 있으면서도 여러 이유로, 또는 무관심해서 쓰레기를 혼합하여 처리하는 가정이 있다면 지금부터라도 분리 처리에 동참했으면 하는 마음이다. 먼 훗날 우리의 후손이 물자 공급이 잘 되고 공해 없는 땅에 살게 해주기 위해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