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오피니언] 장한 2세 여성교육감과 학생성적

2007-07-16 (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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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현길/ 지리학 박사, 연방공무원

대도시 공교육은 공해보다 심각한 범죄란 암 같은 문제를 안고 있다. 성공적인 교육은 감옥 문을 닫게 만들 수도 있다. 수도 DC에서 한인 2세 교육감이 최초로 임명된 소식은 자부심을 갖게 한다. 공립학교 스승은 사람의 운명을 변화시켜왔다. 훌륭한 시민정신은 초등학교 시절부터 생긴다.
워싱턴 DC 시의회는 미셸 이(37) 교육감 선임을 11일 인준했다. 이 교육감은 애드리언 휀티 시장이 파격 천거했으며 전임자가 전격 해고된 다음날 임명 사실을 발표했다.
이 교육감은 청문회에서 강력한 행정개혁을 주창하며 “망가진 정부체제나 가는 등 외부환경 때문에 교육이 실패한다는 말은 더 이상 통용될 수 없다”고 피력했다. 그는 저소득층 학생들에 대한 관심과 교육관리 능력으로 찬사를 받았다. 워싱턴 포스트는 ‘뉴 티처 프로젝트’의 운영을 통애 도시 공립학교 문제에 지속적인 관심을 가진 것이 시의원들에게 호감을 주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일부 의원들은 보수와 관련해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이 교육감은 전례 없는 최고 연봉에 보너스까지 책정해 계약했다. 확정된 연봉 27만5,000달러에 보너스 4만1,250달러가 30일 이내에 지급되고 일정 기준의 성과에 따라 매년 연봉의 10%인 2만7,500달러가 보너스로 지급된다. 또 시에서 차와 운전기사를 지원한다.
DC 교육청은 총 직원 1만1,500명에 교사 4,500명, 학생 수 5만6,787명이다. 95%가 유색인종이다. 연예산은 10억 달러에 달한다.
시의원들의 색안경에 비친 선입견은 석연치 않다. 보수 책정은 ‘가늘고 긴 것’이 현명했을 듯싶다. 돈보다는 일이 우선이니 말이다. 지난 10년 사이 교육감이 7번이나 바뀐 것도 부담이 될 수 있다.
새 교육감은 신속하게 수십 명의 교장을 임명하고, 교사 임용과 직원 보수조정, 하계 수리공사로 33개교에 1,700만 달러를 8월 이전에 집행하고, 지역 상공인과 후원자들의 모금운동으로 기금을 확보해야 한다. 더욱이 정치적으로 민감한 수도권에서 불거진 현 시장의 부인이 가져간 6만 달러와 변호사비 등을 8월까지 수습해야 하는 고충이 있다.
이 교육감은 의사 아버지와 옷 장사 하는 어머니의 2남1녀의 외동딸로 미시건 주 앤 아버 서 태어났으며, 초등학교는 오하이오 주 토리도 주변서 빈곤한 동네 학교에 다니다 6학년 때 1년간 서울 이모집에 가서 한글을 배웠다. 하바드 대서 석사(1997)를 받기 전에는 코넬대에서 학부를 다녔다. 초등교육의 글 읽기에 관심이 많은 영부인 로라 부시와 함께 대통령 연두교서(2004)에 참여했다.
현재 덴버에 있는 집을 팔면 두 딸과 함께 DC서 살 생각이다. 직장 동료인 변호사 남편과는 이혼 수속중이다.
스승의 왕도는 학생이 배울 욕망을 갖도록 고무하고 격려하는 것이다. 달군 철을 망치질하는 인내와 같다. 도시 학생의 자질 향상은 말할 것도 없고 교육 관리의 탁월한 정치지도력, 조직력, 성과평과를 확보해야 한다. 다음 몇 달과 몇 년 동안 집요하게 그의 성과가 검증될 것이다.
공인은 ‘돈’에 초연할수록 자유롭다. 재정 관리는 투명해야 한다. 업무량을 겁내지 말고 언약한 도전과 급진적 변화에 최선을 다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다. 교원노조도 도사리고 있지 않은가. 교육의 열매는 달아도 뿌리는 쓴 법이다. 관운을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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