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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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가장 친한 친구’(My Best Friend)★★★★

2007-07-13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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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가장 친한 친구’(My Best Friend)★★★★

프랑솨는 브뤼노(왼쪽)로부터 친구 사귀는 법을 교습받는다.

친구가 된다는 것은?

경쾌하고 사려깊은 성인용 코미디

친구가 된다는 것은 무엇인가를 물은 경쾌하면서도 사려 깊은 어른들을 위한 재미있고 훌륭한 코미디다. 내용은 간단하지만 아주 실팍한데 보면서 나 자신의 삶과 친구에 관해 생각하게 만들어 주는 프랑스 영화다.
감독은 ‘미용사의 남편’과 ‘기차를 탄 남자’ 등에서 서로 판이하게 다른 두 사람의 관계를 다룬 파트리스 르콩트. 이 영화도 역시 판이하게 다른 두 남자의 관계를 다룬 ‘버디 무비’다.
주제가 너무 간단해 처음에는 그런 것을 가지고 어떻게 재미있고 관객의 관심을 계속 끌 수 있는 영화를 만들 수가 있을 것인가 하고 의문하게 된다. 그러나 보통 일들에 진리가 있듯이 감독은 이런 간단한 주제 안에서 심오한 의미를 찾아낸다. 플롯의 전개가 아주 아기자기하고 연기들이 좋은 것도 영화의 장점.
고미술품상 프랑솨(다니엘 오퇴유)가 자신의 라이벌 장례식에 참석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그가 장례식에 참석한 까닭은 미망인으로부터 자기가 탐내던 물건을 사기 위해서다. 프랑솨는 이런 인간이다.
10대 딸과 둘이 파리에 사는 프랑솨는 오만하고 물질을 인간 위에 두고 또 고객을 다른 딜러들로부터 거침없이 훔치는 사람. 그러면서도 그는 자신이 비인간적인 것을 깨닫지 못한다. 프랑솨의 생일파티에 참석한 사람들이 프랑솨에게 ‘당신 장례식에는 아무도 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자 프랑솨는 자기는 진짜 친한 친구가 있다고 공언한다.
이에 프랑솨의 여자 사업파트너 카테린은 10일 내 그 친구를 데려오지 못하면 프랑솨가 산 고가의 그리스 시대 항아리를 포기하라고 내기를 제의한다.
이 때부터 프랑솨는 자기 수첩에 적힌 사람들을 찾아다니며 ‘당신이 내 친구가 아니냐’고 억지를 부리나 모두 고개를 내젓는다. 그러던 차에 프랑솨는 우연히 말 많고 사람 좋은 퀴즈광인 택시 운전사 브뤼노(다니 분)를 알게 된다.
프랑솨는 브뤼노의 코치를 받아가며 급히 친구를 만들려고 하나 번번이 실패한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둘간에 짙은 우정이 영그는데 프랑솨는 그 것조차 깨닫지 못한다.
프랑솨가 브뤼노를 만날 때 둘의 관계가 어떻게 되리라 모두들 짐작할 수 있지만 영화는 플롯을 이리 저리 꼬아가면서 그 당연한 결과에 이르기까지 아슬아슬하기까지 한 재미를 준다. 매우 인간적 터치가 짙은 영화로 두 배우가 뛰어난 연기를 한다.
만능배우 오퇴유는 겉은 확신에 차 있으나 속은 고독한 사람의 모습을 그리고 분은 순수한 보통 인간의 모습을 내 것처럼 소화해낸다. PG-13. IFC. 랜드마크(310-281-8233. 피코와 웨스트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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