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 욕방을 억제하려는 브룩스(앞)에게 마샬이 그러지말라고 부추기고 있다.
킬러로 돌아온 존경받는 가장
‘성악설’강조, 제 2의‘지킬 박사와 하이드’
영상으로 성악설을 보여주는 것 같은 ‘지킬 박사와 하이드씨’의 얘기로 상당히 흥미 있는 주제를 무드 있게 묘사한 심리 서스펜스 스릴러 킬러 영화다. 주인공 역의 케빈 코스너가 제작했는데 선과 악의 양면성에 시달리는 연기를 잘한다.
인간에게는 모두 어둡고 사악한 것을 저지르려는 욕망이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한 영화인데 원죄론과 악의 유전성도 언급하고 있다. 지적이요 흥미 있는 영화인데 결정적 흠은 시리얼 킬러를 쫓는 집념의 여형사의 얘기. 자기 나름대로의 문제를 지닌 여형사가 시리얼 킬러를 추적하는 얘기가 너무 통속적인 데다가 따로 놀고 있어 다른 영화에서 빌려온 내용 같다.
미 북동부 도시에서 박스제조업으로 자수성가한 브룩스(코스너)는 모범 가장이요 사업가요 박애주의자이며 또 커뮤니티의 기둥. 그에게는 사랑하는 조강지처 에마(마그 헬렌버거)가 있고 딸 제인(다니엘 패나베이커)은 버클리에 다닌다. 브룩스는 돈과 명성과 사회의 존경을 모두 소유한 그야말로 완벽한 사람이다.
그러나 브룩스에게는 어둡고 끔찍한 비밀이 있으니 그는 살인 욕망을 억제 못해 살인을 하는 살인 중독자이다. 영화 처음에 부룩스가 사회단체로부터 표창을 받고 집으로 돌아와 살인 욕망에 시달리며 “안돼, 제발 날 가만히 놔둬”라며 머리를 두 손으로 싸매고 고민하는 장면이 나온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이 살인 충동을 부채질하는 브룩스의 내면의 사악함의 본질이 인간으로 묘사된다는 점. 브룩스의 악한 근성을 마샬(윌리엄 허트)이라는 이름의 남자로 구체화하고 인물화 하면서 브룩스는 마샬과 대화를 나눈다. 살인 욕망을 억제하려는 브룩스와 경멸하는 듯이 그를 바라보면서 살인하라고 부추기는 마샬과의 대결적 관계가 섬뜩하면서 흥미 있다(물론 브룩스만이 마샬을 볼 수 있다).
브룩스는 결국 충동을 억제 못하고 자기가 봐뒀던 한 부부의 집에 침입, 이들을 가차 없이 살해한다. 이것이 브룩스에게는 2년만의 첫 살인인데 그는 사건현장에 엄지손가락 지문을 남겨 경찰에 의해 ‘엄지손가락 지문 킬러’라는 별명을 얻었다. 그런데 지금까지 완전 범죄를 저질러온 브룩스의 이번 살인이 살해된 부부의 방을 늘 엿보던 사진사인 피핑 탐 스미스(데인 쿡)에 의해 목격되면서 브룩스는 스미스로부터 괴이한 요구를 받는다. 스미스는 브룩스에게 경찰에 알리지 않을 테니 다음 살인 때 자기와 동행해야 한다고 공갈을 놓는다.
여기에 제인이 임신을 이유로 다니던 대학을 그만두고 귀가하면서 브룩스는 또 다른 문제에 시달린다. 제인의 자퇴한 진짜 이유가 무엇일까.
한편 2년만에 ‘엄지손가락 지문 킬러’가 재작동하면서 이 사건을 맡아온 트레이시(드미 모어)가 수사를 다시 시작한다.
그런데 부유한 트레이시는 현재 남편과 이혼 수속중이어서 개인적 문제에 시달리는데 이런 내용은 쓸데없는 군더더기이다. 영화는 마치 속편을 예고하듯이 끝난다. 브루스 A. 에반스 감독, R. MGM. 전지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