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펠탑’중의 한장면. 무언극 부부 배우의 아들이 에펠탑을 찬탄하고 있다.
세계적 유명감독 20명이 만든
옴니버스 ‘파리 찬가’
18개 구 무대, 5분짜리 영화 18편 모아
세계적으로 유명한 감독 20명이 파리의 잘 알려진 구(arrondissement-서울의 구와 유사)를 무대로 찍은 상영시간 5분짜리 정도의 짤막한 영화 18편을 모은 옴니버스식 파리 찬가이다.
빛의 도시 파리 구석구석의 아름다운 모습과 함께 18개의 아롱디스망을 무대로 그 곳에 살거나 또는 방문한 사람들의 사랑과 삶의 이야기를 로맨틱하고 정겹게 또 때로는 쓸쓸하게 묘사했다.
감독들이 그림엽서에 써 파리에게 보내는 연시로 2시간 동안 가만히 앉아서 파리의 구석구석을 동경의 마음과 함께 방문할 수 있다.
배우들도 국제적 스타들로 구성됐는데 작품들의 우열의 차는 있지만 전체적으로 보는 사람의 마음을 낭만과 그리움과 사랑으로 채워주는 아름다운 영화다.
매 영화가 시작되기 전 자막으로 얘기 무대인 구의 이름이 나온다.
제라르 드파르디외가 공동으로 감독하고 카페 주인으로도 나오는 ‘라틴구’는 나이 먹은 두 부부(제나 롤랜드와 벤 가자라)의 이혼 얘기이고 인도인 여류감독 구린다 차다는 ‘센 부두’에서 종교적 인종적 차별의 어리석음을 논한다. 그리고 조엘과 이산 코엔 형제 감독은 ‘튈르리’에서 튈르리 지하철역에서 프랑스 청춘남녀에게 봉변을 당하는 미국인 관광객(스티브 부세미)의 얘기를 포복절도하게 묘사했다.
브라질의 월터 살레스 감독은 갓난아기를 가진 가난한 이민자 하녀가 부잣집 프랑스인의 유아를 돌보는 얘기를 가슴 아프도록 아름답게 그렸다.
실방 쇼메 감독은 ‘에펠탑’에서 무언극 배우 부부와 그들의 어린 아들 이야기를 삐딱한 유머로 환상적 터치를 가해 재미있게 보여준다. ‘에펠탑’에서는 실제 배우들이 허구의 내용을 연기하는데 대부분 나머지 영화들은 실제 배우들을 실제 인물들처럼 사용해 사실감이 크다.
일라이자 우드가 나오는 ‘마들렌구’는 흡혈귀 얘기요 멕시코 감독 알폰소 쿠아론은 ‘몽소 공원’에서 긴 트래킹 샷을 사용해 나이 먹은 닉 놀티와 젊은 뤼드빈 사니에의 야간 동반을 포착했는데 끝에 가서 관객의 상상을 비틀어 놓는다. 마지막 영화인 알렉산더 페인의 ‘14구’가 가슴 뭉클한 느낌을 준다.
덴버의 여자 우체부(마고 마틴데일)가 혼자 파리에 와 이곳저곳을 구경하면서 느끼는 바를 마틴데일의 서툰 프랑스어 육성 내레이션으로 들려준다. “파리, 주 템”.
R. First Look. 선셋 5(323-848-3500), 플레이 하우스 7(626-844-6500), 웨스트팍 시네마 8(800-FANDANGO #144), 랜초 니겔 8(949-831-04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