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생생한 이민 선조들의 나라사랑

2007-04-07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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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 밖에서 나라 찾았네
윤병욱 저/박영사 펴냄

지난 2003년 한인 미주이민 100주년을 전후해서 여러 권의 책자가 출판되었다. 여러 분야에 걸쳐 개인 저술과 공동 작품집이 나와 기뻤다.
그 가운데서도 윤병욱(사진) 미주한인재단 총회장의 ‘나라 밖에서 나라 찾았네’(박영사, 2006년 발행)가 돋보인다. ‘미주한인독립운동사의 재인식’이란 부제가 붙은 이 책은 우선 제목부터 우리의 관심을 끈다. 실제로 해외독립운동사에 있어서 미주한인들의 역할과 기여를 함축하기 때문이다. 비록 수에 있어서는 150만이나 되었던 만주 및 연해주(시베리아)에 비해 150분의1도 안되었지만 지도력과 자금에서 월등히 우월했기 때문에 조국의 광복과 민족의 자유를 되찾는데 앞장 선 것이 미주한인들이었다.
학생시절부터 흥사단 단우이기도 한 저자는 이민사의 전반기인 해방 때까지 주도적 역할을 맡았던 도산 안창호의 사상과 활동에 일가견을 지니고 있다. 그의 민족사상이 어떻게 형성되었고 특히 민족 교육사상이 국내외에서 어떻게 실천되었는가를 살펴본 저자는 공립협회와 대한인국민회 중앙총회를 통해 어떻게 작용되고 발휘되었는가를 심도 있게, 그리고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있다.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도산의 중앙총회와 이승만의 한국위원부 간의 국채권과 대미 외교노선상의 충돌에 관해서도 왜 그리고 어떻게 진전되었는가를 상세히 묘사하고 있다.
저자는 도산이 민주공화제의 정치이념에 입각해서 글로벌 네트웍을 형성해 나간데 감명을 받게 되었다고 진술하고 있다. 이런 탁월한 지도력 저변에 젊은 세대의 민족을 위한 헌신이 있음을 저자는 밝히고 있다. 제9부에 게재된 1884년부터 1945년 사이의 유학생 활동 및 역할, 그리고 명단은 이 책의 보배가 아닐 수 없다. 과거에 관한 올바른 이해는 앞날을 밝혀주는 등불이다. 세계 속에 뛰어든 한인공동체의 경험은 세계로 뻗어가는 국내 동포들에게 비전을 던져준다. 따라서 이 책은 국내외의 모든 이들에게 필요한 산 역사 교과서로 생각되어 일독을 권하고 싶다.

이선주/미주 크리스천헤럴드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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