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코와 반제티’(Sacco and Vanzetti) ★★★
1927년 불확실하고 상충되는 증거에도 불구하고 본보기로 재판 끝에 사형이 집행된 두 이탈리안 이민자인 니콜라 사코와 바르톨로메오 반제티에 관한 기록영화. 기록사진과 역사학자 및 두 사람을 알았던 사람들과의 인터뷰 그리고 이 사건을 이탈리아 영화로 만든 ‘사코와 반제티’의 필름 등을 통해 얘기가 진행된다.
무정부주의자들인 두 사람은 1920년 매서추세츠의 제화공장의 두 종업원을 살해하고 현금을 강탈한 혐의로 체포돼 6년간의 재판 끝에 처형됐다. 첫 절반은 두 사람의 성격과 자라난 과정 및 정치적 신념을 얘기했고 나머지 절반은 둘의 재판과정과 시민들의 구명운동과 항의 등을 그렸다. 성인용. 일부 지역.
‘진실’ (The Prisoner)★★★½
‘또는 나는 어떻게 토니 블레어 살해를 계획했는가’라는 부제가 붙은 소극보다 더 희한한 코미디 같은 실화를 다룬 기록영화. 프란츠 카프카의 소설을 생각나게 만드는 웃지못할 끔찍한 이야기인데도 웃음이 나온다.
세 형제와 함께 엉뚱하게 폭탄 제조자로 몰려 미군에 체포돼 9개월간 옥살이 끝에 풀려난 이라크의 프리랜스 저널리스트 유니스 아바스의 이야기다. 아바스는 카메라에다 대고 차분하고 위트 있게 자기 경험을 말하는데 미군들이 얼마나 무작위로 증거도 없이 이라크 시민을 테러리스트로 몰아 잡아 가두는지 이런 것을 두고 생사람 잡는다고 할 것이다. 인터뷰와 기록필름과 만화를 섞어 만들었다. 성인용. 선셋 5.
‘나의 야생 호랑이’(Wild Tigers I Have Known) ★★★
성애에 눈을 뜨기 시작한 소년의 동경과 혼란과 백일몽을 초현실적으로 그린 독특한 시적 아름다움을 지닌 영화다. 내용이 13세난 소년의 성애에 대한 환상과 의식을 깊이 파고들어 이야기가 있는 드라마라기보다는 이 소년의 몽환과도 같은 동경의 부분들을 모아놓은 것 같다.
홀어머니와 사는 로간이 자신의 동성애 경향을 자각하게 되면서 겪는 취약감과 동급생들로 부터의 배척 그리고 내면의 소용돌이를 마치 꿈처럼 묘사했다. 로간은 자기보다 나이가 많고 체격이 좋은 미소년 로데오를 보고 깊이 사랑하게 되면서 둘 간에 서로를 보호하려는 우정이 영근다. 제목은 학교 교정에 나타났다 사살된 퓨마로 로간은 이 퓨마와 일체감을 느낀다. 성인용. 선셋 5.
‘귀향작전’(Operation Homecoming)★★★
이라크전에 참전한 미군들의 글을 통해 이들이 생각하는 전쟁을 이야기한 기록 영화.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전쟁에 참전했던 군인들과 그들의 가족이 쓴 많은 글 중에서 일부를 선택해 미군에 복무한 남녀 군인들의 경험을 심층 검사하고 있다. 이들이 쓴 글을 로버트 두발, 조시 루카스 등 여러 명의 배우들이 낭독한다.
낭독과 함께 두 전쟁의 군인들과 한국전과 베트남전에 참전했다가 후에 작가가 된 사람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전쟁에 관해 고찰하고 있다. 시, 소설, 회고록, 일지, 편지 및 수필 등 여러 가지 형태의 글들을 통해 우습고 솔직하고 또 슬프고 폭력적인 전쟁의 경험을 상세히 들려준다. 군인 중에는 한국인 소위 한상준(사진)도 있다. 성인용. 그랜드(213-617-0268).
‘다 됐어요?’ (Are We Done Yet?)
2005년 아이스 큐브가 주연해 히트한 가족용 코미디 ‘다 왔어요?’(Are We There Yet?)의 속편으로 역시 아이스 큐브가 나온다. 속편은 케리 그랜트와 머나 로이가 나왔던 재미있는 코미디 ‘블랜딩스씨의 꿈의 집’(Mr. Blandings Builds His Dream House·1948)의 리메이크다. 밴쿠버에서 촬영했다.
전편에서 두 남매 린지와 케빈을 혼자 키우는 젊은 어머니 수잰(니아 롱)을 사랑하던 닉(큐브)이 속편에서는 수잰과 결혼해 번잡한 도시를 떠나 교외로 이사 간다. 아기를 임신한 수잰과 두 남매와 함께 전원의 삶을 살아보려던 닉의 꿈은 그가 산 집이 알고 보니 가건물 같은 것이어서 산산조각이 난다. 닉은 집 고치랴 집안을 엉망으로 만들어놓는 라쿤 쫓아다니랴 정신을 못 차린다. PG. 전지역.
‘TV 세트’(The TV Set) ★★½
시청률 확보에 안간힘을 쓰는 TV 네트웍을 희화화한 풍자영화로 연예계 종사자들은 자아비판 식으로 즐기겠지만 일반인들에겐 별 독창성이 없는 소품에 지나지 않는다.
TV 시리즈 작가 마이크(데이빗 두코브니)가 시청률 확보를 위해서라면 못할 일이 없는 네트웍 여사장 레니(시고니 위버)와 잘난 척하는 배우 등 온갖 장애물과 부닥치며 자기 작품의 온전성을 지키려고 애쓰는 내용. 마이크가 쓴 심각한 드라마 ‘웩슬러 연대기’가 새 시즌용 파일롯으로 선택돼 즐거운 것도 잠깐, 작품이 제작되면서 ‘웩슬러 연대기’는 완전히 분해돼 진지한 드라마가 시트콤으로 변해 버린다.
R. 모니카(310-394-9741), 선셋 5(323-848-3500), 플레이하우스 7(626-844-6500), 타운센터 5(818-981-98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