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노트북’ (Black Book)★★★★½(5개 만점)
2007-04-06 (금)
“내 육체를 탐하라, 대신 첩보를”
미모 앞세운 레지스탕스 대원의 활약상
잘 짜여진 흥미만점 전쟁 액션 스릴러
‘원초적 본능’과 ‘토탈 리콜’ 등 오락적 색채가 강한 할리웃 영화를 감독한 홀랜드 태생의 폴 베어호벤이 20년만에 조국에 돌아가 만든 손에 땀을 쥐게 만드는 흥미 100%의 전쟁 액션 스릴러다.
홀랜드를 무대로 일어나는 2차 대전 레지스탕스 스릴러로 나오는 인물이 많고 플롯이 굉장히 복잡한데도 빈틈없이 짜여진 구성과 중심인물들의 뚜렷한 개성 그리고 살인과 음모와 복수와 배신이라는 드라마에 박력 있는 액션을 중간 중간 적절히 삽입, 시종일관 긴장감과 흥분감을 만끽하게 된다. 상영시간이 145분인데도 진행 속도가 쏜살같다. 베어호벤이 할리웃에서 터득한 매끈한 기술과 유럽적 인물 위주의 작품 특성을 솜씨 있게 조화시킨 영화다.
얘기는 1956년 이스라엘 키부츠를 방문한 레이철(카리스 반 후텐)이 전쟁 절 자신의 레지스탕스 활약을 회상하면서 시작된다. 1944년 9월. 유대인인 레이철은 나치를 피해 독실한 기독교 가정에 숨어살다가 독일군의 기습을 받고 구사일생으로 살아남는다. 이어 가족과 합류한 레이철은 레지스탕스 요원 반 가인(피터 블록)의 주선으로 작은 배를 타고 강을 따라 남쪽으로 피신하다가 친위대 장교 프랑켄(발데마 코부스)이 이끄는 독일군의 기습을 받고 역시 혼자 살아남는다.
레지스탕스 대원이 된 레이철은 공산주의자인 게르벤의 식품제조 공장에서 일하면서 신분을 위장하고 지역 게슈타포 사무실로 침투하라는 지령을 받는다. 풍만한 육체와 미모를 지닌 레이철은 게슈타포 책임자인 루드비히(세바스티안 코혼)를 유혹, 함께 베드에 오른 뒤 그의 비서로 취직한다. 그런데 루드비히는 인간적인 나치로 레이철이 그를 사랑하게 되면서 일이 묘하게 꼬여든다. 루드비히도 레이철이 스파이인 줄 아나 그녀를 사랑해 묵인한다.
루드비히를 시기해 그를 음해하는 자가 프랑켄. 레이철이 빼낸 기밀로 레지스탕스들은 나치를 괴롭히는데 그러나 큰일을 감행할 때마다 묘하게 나치가 계획을 사전에 파악, 실패한다. 영화는 전쟁이 끝난 뒤까지도 계속 플롯이 배배 꼬이면서 한 동안 진행된다. 반 후텐이 영화를 떠맡다시피 하면서 호연한다. R. 아크라이트(323-464-4226), 뉴윌셔(310-281-8003), 타운센터 5(818-981-9811), 플레이하우스 7(626-844-6500), 웨스트팍 8(800-FANDANGO #1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