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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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을 번다는 것

2007-03-02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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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이 돈을 벌고 싶어 한다. 일상생활을 하려면 돈이 필요하고, 장래에 대한 계획을 세우려 해도 돈이 필요하다. 자기의 꿈을 실현시켜 보려고 해도 돈이 필요하다. 그러니 모두 돈을 벌려고 하는 것일 게다.
60년대 초반 나는 한국에서 학비를 벌려고 큰 토건회사에 취직을 한 적이 있다. 사장은 세상물정을 모르는 나에게 건축물자 조달을 책임지는 일을 시켰는데, 그 일이 돈뭉치를 만들기도 하고, 나누어 주기도 하는 일과 밀접한 관계가 있었다.
그 당시는 속임수나 뇌물을 쓰는 요령에 따라 돈 벌고 못 벌고의 판가름이 난다고 말하는 사람도 제법 있었다. 돈뭉치를 항상 가지고 다녔던 나는 그런 일이 역겨워 6개월 후에 일을 그만두고 학교로 돌아갔다. 사장과 직장 동료들은 크게 돈 버는 기회를 차버리는 나를 이해하지 못했다. 나는 당당하게 마음에 부담 없이 돈을 벌 기회가 오리라 믿었다.
그 후 미국에 와서 경제학 공부를 하는데 처음 배운 것이 소득은 노동과 자본의 함수관계로 얻어지는 대가라는 공식이다. 여러 경제학자들이 이 공식을 증명하기 위해 소득을 100으로 하고 노동수익과 자본수익의 통계를 내어 조사를 했는데 어느 방식으로 해도 그 합계가 70 내지 80밖에 안 나오는 것이었다.
그래서 여러 학자들이 100에 못 미치는 20~30의 소득이 나오는 원인을 연구하였다 한다. 한 학자는 그것이 발명과 창의성(innovation)의 대가라 하고, 어느 학자는 위험부담(risk taking)의 결과라 하고, 또 다른 학자들은 교육에 대한 투자(human capital investment)의 소득이라 하고, 또는 경영의 대가(Return for management)라 했다.
또 IT 산업이 급성장한 전산정보의 효율성 덕택이란 학설도 있다. 이 학설들을 한 마디로 모으면 어떻게 머리를 쓰느냐에 달려 있다는 뜻일 게다. 이렇게 돈을 버는 효과를 기업능력이라고 하자.
쉬운 말로 하면 전문직 의사이건 소규모 장사를 하는 자영업자이건 열심히 일해서 얻는 소득은 노동의 대가이다. 노동으로 돈을 버는 일은 하루가 24시간이라는 것과 몸이 하나라는 제한이 있다. 그리고 조금씩 돈을 저축해서 이자를 벌거나, 증권 또는 경영에 참여하지 않는 부동산이나 기업에 투자를 한다면 그것은 자본에서 나오는 소득이다. 자본으로 버는 돈은 시간과 몸의 제약을 받지 않는다.
자본 투자와 일해서 번 돈이 어느 정도 모였을 때 그것을 밑천으로 생각과 조사를 거듭한 후 자본과 노력을 잘 합쳐서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여 성공을 거두면, 그것이 위에서 말한 기업능력으로 돈벌이를 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돈벌이는 시장경제 체제 안에서 자유경쟁을 해야 한다. 그러니 돈벌이가 쉬울 리 없다. 운도 따라야겠지만 많은 것을 알아야 하며, 몸과 마음으로 전력을 다해 일해야 하고 자본도 어려운 고비를 넘길 수 있을 만큼 여유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 상식이다. 그래서 기업으로 돈 벌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그러나 돈벌이만이 삶의 전부이겠는가. 가족도 돌봐야 하고, 건강도 지켜야 하고, 여가도 즐겨야 하며, 그 외에도 하고 싶은 일이 많을 것이다. 또 어떤 사람들은 신앙생활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기도 한다.
여하간 우리의 삶에서 올바르게 돈 버는 일과 가족이 편안한 일과 건강, 그리고 여가를 즐길 여유를 유지하는데 최선을 다하면 후회할 일도 없고 남을 부러워할 일도 없을 것이다. 돈 버는 것도 삶의 선택의 하나인 것이다.
그렇게 사는 것이 최선을 다해서 사는 것이 아니겠는가.

<권대원> KAFT.NET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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