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식 변호사 아니면 가주서 법적 자문 불가
변호사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법적 자문을 할 수 있는 것처럼 속이는 사기꾼들에게 일부 한인 이민자들이 쉽사리 노출되고 있어 안타까운 경우가 많다. 이들은 변호사가 아니면서 한국어로 된 간행물이나 다른 미디어를 통해 스스로를 법적 자문을 하는 법률 사무소라고 칭하며 한인타운에서 악덕 영업을 하고 있다. 이들은 자격을 갖춘 변호사들보다 돈이 적게 든다는 이유로 광고를 보고 찾아오는 무고한 한인 이민자들을 주로 노리고 있다.
최근 한 한인 여성이 필자에게 들려준 이야기이다. 이 여성은 법적인 도움이 필요했다. 이 여성은 한국어로 된 한 간행물에 법률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광고를 보고 이곳을 찾아가게 됐는데 광고에는 변호사라는 언급이 전혀 없이 단순히 전화번호만 나와 있었다. 이 여성은 광고에 난 전화번호로 연락을 취했고 이 업체 관계자와 다운타운 법원에서 만나기로 약속을 했다. 변호사가 아닌 이 업체 관계자는 실수투성이인 엉터리 소장을 작성하고는 여기에 자신의 이름을 넣지도 않았다. 그는 가주에서 변호사 자격증이 없는 사람이 법적으로 다른 사람을 대리하는 것이 불법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더구나 이 업체 관계자는 놀랍게도 법원에서 내는 수수료를 면제받기 위해 이 여성 고객에게 소장에서 이 업체 사무실에서 일하는 직원이라고 거짓말을 하도록 시키기까지 했다. 이에 대해 이 여성은 약간 의심이 들기도 했지만 그가 법률 자문을 할 수 있는 사람으로 믿었기 때문에 그의 말을 따르기로 했다.
이후 이 여성은 다른 변호사와 만난 뒤 결국 이 업체 관계자에 대한 생각을 바꾸었다. 이 여성은 이 사람에게 전화를 걸어 더 이상 그의 서비스를 원하지 않으며 돈도 지불할 수 없다고 알렸다. 그러자 이 악덕업자는 그의 행위가 가주에서 불법임을 알면서도 돈을 요구했고 그 여성이 이를 거부하자 그녀를 상대로 사기 및 계약 불이행으로 곧바로 소송을 제기했다.
이 이야기를 듣고 필자는 이 여성에게 순진한 이민자들을 등치는 사기꾼에게 속은 것이라는 사실을 알려줄 수밖에 없었다. 필자는 또 이같은 악덕 소송에 대항해 그녀를 변호할 수 있지만 이럴 경우 그녀가 단순히 그 사람에게 돈을 주어버리는 것보다 비용이 훨씬 더 많이 들어갈 것이라는 사실이 안타까웠다. 설사 필자가 이 여성에게 무료 변론을 제공한다 해도 그녀가 법원에 내야 하는 수수료가 그 사람이 요구하는 돈 액수보다 더 많게 될 것이다.
이에 따라 필자는 그 남자에게 전화를 걸어 자격없이 법률 자문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범죄라는 것을 분명히 하고 이 여성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이 많은 문제점을 갖고 있으며 소송이 계속 진행되더라도 돈을 받을 방법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이 사람이 보인 반응은 450달러만 주면 소송을 취하하겠다는 것이었다. 이 여성은 결국 어떻게 해도 손해를 보는 진퇴양난의 상황에 빠진 셈이 됐다. 그녀를 법정에서 변호하는데 드는 비용은 이 사기꾼이 요구하는 450달러보다 훨씬 많을 것이기 때문이다.
(213)637-5632
이종호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