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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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자에게 배우는 의사결정법

2007-02-17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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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단력 강의 101
데이비드 헨더슨, 찰스 후퍼 공저| 에코의 서재 펴냄

학교 다닐 때 일정한 범위를 주고 시험을 내면 성적이 좋다가도 실전 모의고사나 일제 고사 같은 시험에는 유난히 약한 친구들을 많이 보며 의아해 한 적이 많았다. 나의 경우는 그 반대였기 때문이다. 대학생이 되어 중고생을 과외지도하면서 그 이유를 알게 되었는데 그것은 바로 범위 그 자체가 답이었기 때문인 것이다. 예를 들어 삼각함수 시간에 배운 문제를 푸는 방법은 삼각함수이고 인수분해 시간에 배운 문제를 푸는 방법은 인수분해인 것이다. 이런 방식의 교육은 문제가 명확하지 않거나 지나치게 복잡하거나 불확실하거나 혹은 지나치게 유동적일 때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 한다.
결국 학교의 우등생이 사회의 열등생이 될 가능성은 여기서 생긴다. 아주 똑똑한 사람들(지식이 많아서 그렇게 보이는 사람들)이 의외로 멍청한 판단을 내리는 경우를 왕왕 보게 되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또한 현실세계에서 분석적인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 경우 많은 사람들이 절망적인 심정으로 감정적인 판단에 의존하려는 경향이 있다. 매일 접하게 되는 한국소식을 읽다보면 어떤 사안에 대해 한국 국민 전체가 다 이런 판단을 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가 들 때도 있다.
이 책은 현실생활에서 문제를 풀 때 어떤 도구를 사용하는 것이 적합한지 알려준다. 이 책에서 제시되고 있는 도구들은 경제학과 의사결정학(decision science), 그리고 상식 이 세가지 분야에서 가져온 것이라고 하면서 만약 독자들이 이러한 지혜를 터득하게 된다면 앞으로 내리게 될 결정의 질은 한층 높아질 것이라고 예견하고 있다. ‘환불이 안 되는 저렴한 비행기표를 지금 구입할 것인가, 말 것인가’, ‘직원을 한 명 더 쓰면 평균 생산성이 떨어지는 시점에서 고용을 해야 하는가, 말아야 하는가’ 등 저마다 다르게 보이는 다양한 사례 속에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의사결정의 원칙을 파악하게 되면 조금은 현명한 인생을 살 수 있지 않을까.

이형열
알라딘 유에스(AladdinUS.com)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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