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펜클럽 광장/홍인숙

2006-11-03 (금)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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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밤

어느 영혼이 울고 있는가
사연 모를 눈물에
사각사각 밤풀잎이 젖고 있다


옛 친구는
구름을 건너와
금문교 너머에서 나를 기다리고

미켈란젤로, 다빈치, 뭉크,
마네, 고흐, 폴록...

불처럼 살다 간
화가의 혼을 더듬다 돌아온 창가에는
길 잃은 빗방울이
큰 눈망울로 달려 있다

누가 이 밤에 홀로 있는가
자금자금 내면의 바다가 출렁이며
외로운 영혼의 숨결을 찾는다

불현듯 옛 친구에게
마음 모으는 늦은 밤
사랑하는 사람의 눈물처럼 비가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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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높은 곳을 향하여

또 한 계단을 올랐다
서글펐던 하루가
서둘러 지는 해를 품어 안듯
숨가쁘게 딛고 오르면
저만치 바라보이는 눈부신 뜰
그 높은 곳을 향하여
오르고 또 오르고...
발뒤꿈치에 매달린
애증의 순간들은
허무의 점(點)들로
허공 중에 사라진다
한 걸음 한 걸음에
세상사 무심해지는 마음
비울수록 차오르는 충만함 사이로
봇물 터지듯 밀려드는
눈부신 햇살
아, 바로 그 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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