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여성의 창/응모합니다!

2006-10-31 (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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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


좀 늦기는 하였지만 가을 예방책을 응모합니다. 가을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누구나 응모하실 수 있습니다. 상금은 원하는 대로 드리겠습니다. 이제! 가을 예방책을 응모하는 이유를 말씀 드리겠습니다.

매해 가을은 가만이 잠복해 있던 균을 발병하게 하여 여러 증상을 나타나게 합니다.
그 증상으로 머리는 서리를 맞은 것 같습니다. 심장은 동상이 걸린 듯 얼얼합니다. 조리개가 열려버린 눈은 안경을 썼는데도 초점이 잡히지 않아 발걸음을 서투르게 합니다.

이런 가을의 속성을 알기 때문에 제 나름대로 미리 예방을 하려고 분주했었습니다.
그 예로 가을로 가는 문에는 단단히 빗장을 걸어 잠그고 여름내 푸르렀던 잡초가 무성하게 자라서 빈자리가 생기지 않아 가을 바람이 새어 들지 않게 하였었습니다.
그런데 가을을 처음 겪는 신입생처럼 또 같은 증상이 반복되니 도움을 청하려고 합니다. 금년에도 마음 한 구석이 훵~하니 뚫어져버려서 어떻게 대책이 서지 않습니다. 그 빈자리를 무엇으로 채워야 하는지 제가 예방한 방법보다 더 나은 것을 아시는 분 계십니까? 도움을 주시면 섭섭지 않게 사례하겠습니다. 어서 서둘러 주셔서 저의 피해를 줄여주신다면 평생 그 은혜 잊지 않겠습니다. 제 자신 스스로도 피해를 줄이려고 최선을 다하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혼자 힘으로는 되지 않습니다.


그 밖에도 가을이 미친 영향은 더 있습니다. 구체적인 예를 조금 들자면 막연히 누군가를 그리워하게 합니다. 그래서 약간 얼이 나간 사람처럼 갑자기 일손을 멈추고 초점 없는 눈으로 누군가를 찾게 합니다. 오해할 행동을 하는 것에 대해 분명히 밝히는데 어떤 특정인이 있는 것은 절대로 아닙니다.
그리고 눈병이 나거나 앨러지가 있는 것도 아닌데 눈물이 주르르 흐르게 합니다. 그럴 때면 얼른 하품을 하는 척합니다. 눈물이 나는 정당한 이유를 만들기 위해서 입니다. 또한 목적지도 없이 어딘가를 가고 싶게 합니다. 갈 수 있는 형편도 아닌데 말입니다. 몸살 감기도 아닌데 살갗을 오싹오싹 하게 합니다. 겹겹이 옷을 입어도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구사력도 없는데 무언가를 쓰고 싶게 합니다. 무엇을 쓰든지 시어가 되는 계절이라고 충동질을 합니다. 들어줄 이도 없는데 마냥 이야기를 나누고 싶게 합니다. 바쁘게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어떻게 시간을 내어 달라고 할 수 있겠습니까?

저만이 이렇게 가을을 앓고 있는 것인지 알고 싶어서 증상을 공개합니다. 혹시 저와 같이 가을 병을 앓고 계시는 분들이 있으시다면 알려 주세요. 이런 일들을 위해 대책위원회라도 조성해야 되지 않겠어요. 이미 이런 병을 앓으셔서 이제는 면역이 생기신 분들은 숨어 있지 마시고 어떻게 치유되었는지 말씀해주시기 바랍니다. 그런 분들은 특별대우를 해드리겠습니다. 그런 분을 모시고 논리적으로 분석하여 상황을 파악하고 내년에는 이런 일이 없도록 실질적인 예방을 하려고 하니 도와 주시기 바랍니다.
적극적인 응모를 부탁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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