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glish for the Soul/영어로 배우는 삶의 지혜
최 정화 [커뮤니케이션학박사/산호세주립대교수]
the essence of God (신[神]의 본질)
The concept of God is an illusion; yet, the essence of God is true.
신[神]이란 개념은 망상이다. 그러나, 신의 본질은 사실이다.
꽤 오래 전 일입니다.
1992년 소걀 린포셰 [Sogyal Rinpoche]가 쓴 ‘삶과 죽음에 관한 티벳의 지혜’란 책을 읽고 깊은 감명을 받은 적이 있죠. 원제는 ‘The Tibetan Book of Living and Dying’이었는데 영어권 불교문화에 큰 획을 그은 역작이었습니다. 삶과 죽음, 죽음과 삶, 그리고 소위 ‘바르도 [bardo]’라 불리우는 삶과 죽음 사이사이의 얘기들이 읽기 좋은 경험담 형식으로 잘 묘사되어 있는 걸작입니다. 참고로 소걀 린포셰는 티벳 스님으로 영국 옥스포드에서 비교종교학 등을 깊이 공부한 학승이자 시공간을 뛰어넘는 섬세한 예화를 많이 간직하고 계신 높은 대덕[大德]이십니다.
다음 해던가요?
린포셰께서 직접 버클리를 방문하셔서 사흘간 ‘리트릿’ [a retreat, 수양회]을
베푸신다기에 참석했죠. 샌프란시스코 베이 지역 전체에서 꽤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어 버클리의 강당은 그야말로 입추의 여지가 없었답니다. 법문과 명상, 그리고 대담과 친교 등이 어우러 진 사흘이 훌떡 지나고, 마지막 날 오후 진지한 구도자들의 질의/문답 시간이 되었습니다. 유창하고 걸죽한 영국영어를 잘 하시는 린포셰, 시종일관 미소를 놓지 않고 자상한 눈빛을 섞으며 기탄없이 진리의 법문을 쏟아 놓던 소걀 린포셰, 따로 질문 받은 기색도 없이 한 말씀 ‘번쩍’ 흘리십니다.
The concept of God is an illusion; yet, the essence of God is true.
신[神]이란 개념은 망상이다 그러나, 신의 본질은 사실이다.
뒷통수를 한 방 맞은 느낌이었습니다.
리트릿 시작하던 첫 날, 린포셰를 개인적으로 잘 아는 어떤 백인 아줌마를 만나 두런두런 얘기를 나누던 중 내가 이런 말을 했죠. 신[神]이란 뭘까요? 신의 존재와 우리 삶의 관계는 도대체 뭘까요? 의미있는 눈빛을 넌지시 던지던 이 자상한 아줌마는 살며시 예쁜 미소를 띄우며 말했답니다. 아마 당신이 정말 궁금해 하면 어떤 방법으로라도 린포셰께서 답을 줄거에요. 우린 여러 차례 이런 리트릿에 참석해 봤는데 모두 한결같이 수긍하는 게 바로 그거에요. 궁금했던 질문의 답을 모두 꼭 얻어 간다는 거죠.
린포셰의 일갈에 난 불현듯 그 백인 아줌마의 묘한 미소를 되새기고 있었는데… 그 말 이후 소걀 스님은 그 이상 그 이하의 부연이나 사족을 달지 않고 곧바로 하하하 박장대소 하시면서 그 많은 사람들 중 멀리 떨어져 앉은 나를 빤히 쳐다 보면서 뭔가 의미 있는 느낌을 던져 주시더란 말씀.?…허~참, 말 그대로 ‘기[氣] 가 막히면서’동시에 ‘기통[氣通]한’ 느낌에 뭐랄까 영혼의 오르가즘 같은 게 엄습해 오고… 괜시리 뭘 들킨 소년처럼어눌한 미소를 올려 드렸는데… 사실더 전율을 불러 일으킨 건 그리고 한 시간 쯤 뒤 책 사인을 해 주는 시간에 내가읽은 책을 들고 그 분 앞에 서자 글쎄 이렇게 또 물어 보시는 게 아니겠어요?? Did you get it? [알아 들었어요?] 난 그저 꾸벅!
The concept of God is an illusion; yet, the essence of God is true.
신[神]이란 개념은 망상이다. 그러나, 신의 본질은 사실이다.
바로 엊그제 일 같습니다.
벌써 근 15년 전 일이었군요. 그 땐 어렴풋이 알아 들었던 이 말씀이 이제 50을 넘기고 ‘지천명[知天命]’이 필수과목이 되어 버린 지금 좀 더선명하게 들어 옵니다. 신은 존재합니다.
하지만, 사람의 형상을 한 ‘앤뜨로포모~ㄹ픽 [anthropomorpic]’ 신은 그야말로 망상입니다. 신은 무소부재하며 인간의 작은 두뇌로 상상할 수 있는 경지를 훨씬 넘어서는 경계의 존재입니다. 그 본질은 한 마디로 ‘사랑’입니다. 사랑은 쉽게 말해 나누고 같이 사는 겁니다. 지극한 친절이 사랑입니다. 잘 알려진 고린도전서까지 언급할 필요는 없겠죠. ... 그 중 사랑이 으뜸이라….
그러므로, 우리 삶의 목적은 이 ‘사랑’을 좀 더 절실하게 알고 돌아 가는 것입니다. 소걀 린포셰의 의미있는 미소가 가을 낙엽에 나부낍니다. 찬란한 햇빛이 온 누리를 사랑해 주는 이 축복받은 가을 오후, ‘오직 사랑’이라는 신의 본질을 실천에 옮기리라. 또 다짐해 봅니다.
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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