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시/가을, 그 추억의 거리에서

2006-10-13 (금)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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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숙

저문 가을날


눈시린 가을비 내려
노랗게 물든
법련사 앞길 지나올 때

불현듯 떠오르는 그리운 얼굴들

창마다 밝혀지는 저녁빛보다
더 따뜻하게 떠오르는 오랜 유년의 모습들

깊어가는 추억의 다향(多香)속에
은행빛 낙엽처럼 쌓이는 얼굴들

눈시린 가을비 내려
노랗게 젖은 법련사 앞길
그 추억의 거리를 지나올 때

불현듯 떠오르던
오래 오래 잊고 있었던 그리운 얼굴들

소리없이 온 가슴에 젖어들어
밤깊도록 잠 못들고 뒤채이던 그 저문 가을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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