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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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0-06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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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트버스’ (Shortbus)★★★★(5개 만점)

섹스에 얽히고 설킨 코믹 퍼레이드

포르노 대입시킨 현대 도시인의 관계 추구


포르노 영화보다 더 노골적이요 음탕한 섹스 장면(혼자 또는 둘이 또는 여러 명이 겹쳐서 하는 완전 나체 섹스 신을 보노라면 벌려진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이 수없이 나오는 현대 도시인(여기서는 뉴욕)들의 관계 추구에 관한 영화다. 포르노 영화적 요소를 극영화에 삽입시킨 과감한 영화로 단순히 타인의 육체적 삽입이 아니라 진정한 감정적 삽입을 갈망하는 사람들의 문제를 도전적이요 우습고 위트 있고 또 재미 있게 이야기하고 있다.
첫 장면부터 배꼽 빠지도록 우습고 충격적이다. 먼저 신체 건강한 애인 제이미와 5년간 견실한 관계를 지켜오고 있는 제임스가 아파트에서 혼자 나체로 온몸을 뒤틀어가며 입을 사용한 자위행위를 시도하는 장면이 나온다. 그런데 자살 성향이 있는 제임스와 제이미는 둘의 관계를 열고 다른 사람과도 관계를 맺으려는 시도를 하는 중이다.
이어 남녀(남남)관계 문제 상담의인 소피아(이숙인-한국계 캐나다인)와 그녀의 남편 로브가 장시간 온갖 체위로 격렬한 섹스를 하는 장면이 나오고 마지막으로 소심한 청년이 고용한 변태섹스 서비스 여인 세베린이 이 청년에게 채찍질하는 장면이 나온다. 이 세 장면은 모두 굉장한 사정으로 클라이맥스를 이룬다.
제임스와 제이미는 둘의 관계를 상의하기 위해 소피아를 찾아가는데 상담과정에서 소피아가 한번도 오르가즘을 느껴보지 못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래서 둘은 소피아를 다운타운의 쇼트버스 파티에 초청한다. 이 파티는 요란한 록음악과 대화와 자유로운 다중 섹스가 제공되는 보헤미안 섹스 향연으로 파티의 총책임자는 냉소적인 저스틴.
여기서 제임스와 제이미는 젊은 세스를 만나 삼각관계를 시도하고 소피아는 세베린을 만나 관계를 시도한다. 물론 세베린도 관계에 문제가 있다. 그리고 궁극적으로 이들의 문제가 해결되는데 영화의 결점은 이런 쉬운 문제해결 방식과 주인공들의 심각성이 깊이 묘사되지 못한 점. 그러나 노래와 춤과 함께 모든 형태의 사랑을 수용하는 라스트 신은 가슴 뭉클해지도록 감동적이다. 이숙인과 출연진들의 용감성에 박수를 보낸다. 제임스 캐메론 미첼 감독. 절대 성인용. 선셋 5(323-848-3500).

‘49 업’(49 Up) ★★★

7명의 영국 시민의 삶을 그들이 7세 때부터 찍은 뒤 매 7년마다 그들의 성장과 변화 그리고 이들을 통해 본 영국사회의 변화를 기록으로 남기고 있는 마이클 앱티드 감독의 다큐 시리즈의 하나. 이제 시리즈의 주인공들은 중년인 49세가 되었는데 영화에서 이들 대부분은 편안한 소시민들의 삶을 살고 있다.
닐은 대처 시대 홈리스였다가 지금은 지역 정치인이 됐고 토니는 아내와 함께 스페인의 해안 별장에서 손자들과 즐기고 있고 브루스는 교사이며 닉은 새로 예쁜 아내를 얻어 살고 있다. 한편 사이몬은 ‘42 업’ 이전에 사라졌다가 컴백 폴과 관계를 맺고 있고 린은 아직도 도서관 사서다. 감독은 이들이 현실에 만족하며 살고 있는 모습을 보여 주는데 유독 재키만이 자신들의 삶을 편집해 보여주는 감독에게 반기를 든다. 시리즈를 따라 가며 본 사람들이나 즐길 영화. 12일까지 뉴아트(310-281-8223).

‘이 달의 종업원’(Employee of the Month)

코스코 스타일의 수퍼마켓을 무대로 일어나는 청소년과 젊은 어른들을 위한 코미디로 미국인들의 소비문화와 경쟁의식 그리고 인정 없는 대회사의 내면 세계를 풍자했다.
뉴멕시코의 수퍼클럽 박스보이인 잭은 급한 것이 없는 남자인데 마켓에 새로 취직한 섹시한 계산대 여종업원 에이미(제시카 심슨)를 보고 혹한다. 그런데 잭은 에이미가 마켓의 ‘이 달의 종업원’이 되는 남자와는 무조건 잔다는 말을 듣고 자기도 이 경쟁에 나서기로 한다.
마크의 가장 무서운 라이벌은 17회나 연속으로 ‘이 달의 종업원’이 된 빈스. 이런 코미디의 정석대로 마크가 목적을 달성하기까지에는 수많은 난관을 극복해야 하는데… 제시카 심슨 팬용. PG-13. 전지역.

‘텍사스 전기톱 살육: 시작’
(The Texas Chainsaw Massacre: The Beginning)

‘텍사스 전기톱 살육’은 1974년 토비 후퍼가 감독한 서스펜스 코믹 공포영화로 텍사스 시골에 사는 인육을 먹는 일가족의 얘기. 길 잘못 든 사람들은 전기톱으로 베어 고기도 먹고 인피로 가면을 만들어 쓰는 이 괴물가족의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것.
컬트무비로 1986년과 1999년에 속편이 나왔고 2003년에는 신판이 나왔는데 이번 것은 원작의 과거로 돌아가 사람을 잡는다.
두 형제가 베트남전에 나가기 전 애인들과 함께 텍사스 시골로 놀러갔다가 광인 같은 셰리프와 괴이한 휴잇 일가를 만나 죽을 고생을 치른다. 휴잇 가문의 아들이 전기톱을 휘두르며 사람을 잡는데 피가 튀고 비명이 요란하다. R. 전지역.


‘종이 인형들’(Paper Dolls) ★★★

국경 봉쇄로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이스라엘서 막일과 가정부 및 간병인 노릇을 할 수 없게 되자 이스라엘은 필리핀에서 대량으로 이런 일들을 할 사람들을 수입했었다.
이 영화는 이스라엘의 텔아비브에서 노약자를 돌보는 5명의 여장남자들에 관한 기록영화로 이들은 고국에서 누릴 수 없던 자유를 이스라엘서 누리며 살았다.
5명의 여장남자들은 낮에는 일하고 밤이면 필리핀타운의 클럽에서 여장을 하고 ‘종이 인형들’이라는 이름으로 노래 부르고 춤추며 큰 인기를 끌었다.
‘종이 인형들’의 낮과 밤의 삶을 따라 다니며 기록했는데 서양문화 속의 이민노동자들의 역할과 자유와 인정받기를 원하는 사회에서 버림받은 사람들의 세계가 감동적으로 묘사된다. 5명중 2명은 귀국하고 나머지 3명은 영국서 살고 있다. 성인용. 뮤직홀(310-274-6869).

‘포기와 베스’(Porgy and Bess)

조지 거쉬인의 동명 오페라를 오토 프레민저가 원작에 충실하게 감독한 1959년작 명화. 이 영화에 나온 시드니 포이티에와 도로시 댄드리지를 빅 스타로 만들어준 영화. 오스트리아 태생의 프레민저의 출생 1세기를 맞아 개봉 당시의 형태인 35mm 총천연색으로 10월7일 하오 7시30분 카운티 뮤지엄 빙극장(323-857-6010)에서 상영된다. 서곡과 휴게시간 음악도 당초 그대로 들을 수 있다.
가스펠, 랙타임, 재즈를 섞은 ‘포기와 베스’는 뮤지컬에 바탕을 둔 오페라로 지금까지 미국 민초의 오페라로 사랑 받고 있다. 의상, 컬러, 세트, 연기, 촬영 등이 모두 뛰어난 명화로 ‘서머타임’ 등 주옥같은 노래들이 많다. 학대하는 남편을 피해 달아난 베스가 다리를 저는 상냥한 포기의 보호를 받는다는 내용으로 가난한 흑인들의 삶을 잘 조명했다.

‘빨갱이’(Reds)

워렌 베이티가 감독하고 주연한 ‘의사 지바고’ 스타일의 대하 정치 로맨스 드라마로 1981년작. 제작과 각본을 쓰기도 한 베이티가 오스카 감독상을 받았고 그밖에 오스카 여우조연상(모린 스테이플턴)과 촬영상을 받았다.
미국 태생의 공산주의자로 미국인으로서는 유일하게 크레믈린에 매장된 존 리드의 파란만장한 삶을 다루었다. 이상주의자인 저널리스트 리드의 러시아 혁명 개입과 자유사상가인 애인 루이즈 브라이언트(다이앤 키튼)와의 격정적인 사랑을 그린 야심만만한 대작이다. 상영시간 200분으로 잭 니콜슨, 폴 소르비노, 진 해크만 등이 공연하는 감정적으로 격한 다소 감상적인 드라마다. PG. 아크라이트(323-464-4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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