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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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리버벨리’ 둘러보니....

2006-09-22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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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은 강물에 흘려 보내고……상쾌한 가을 찾기

울긋불긋 단풍이 곱게 물들이고 높고 파란 하늘을 배경 삼아 우뚝 솟아난 첨봉들이 더욱 선명하게 다가오는 가을 산. 등산화를 바짝 조여 매고 산행 길에 오르면 산등성을 감도는 상쾌한 가을바람이 이마의 땀을 식혀주고 울창한 솔숲에서 풍겨오는 은은한 솔내음이 단박에 머리 속을 맑게 해준다. 사랑하는 부부, 연인들이 가을철을 맞아 산 속에서 주말동안 묵으며 하이킹과 가을 산의 고즈넉한 정서를 마음껏 즐길 수 있는 곳을 찾는 시즌이다. 남가주 베이슨은 아직도 일부 지역의 낮 최고 기온이 화씨 90도를 넘나드는 여름철 날씨가 계속되고 있지만 대부분의 산악 지역은 기온이 현저하게 낮아지면서 시즌이 가을로 한창 접어들고 있다. 지난 주말 가을을 찾아 컨 리버 밸리로 드라이빙 여행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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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의 정취를 한껏 만끽할 수 있는 컨 리버 밸리.


■가는 길
LA에서 5번 프리웨이 노스를 타고 테혼 패스를 넘어서 나오는 99번 프리웨이 노스로 갈아탄다. 99번을 타고 베이커스필드로 진입해 178번 이스트로 갈아탄다. 178번이 산길로 변하면서 컨 리버 밸리로 들어선다. 산 위로 약 4마일 정도 가면 이사벨라 호수를 만난다. 이사벨라 호수에서 컨빌과 세코이아 산림지역으로 가려면 155번 하이웨이 노스를 타면 된다. 산으로 들어서기 바로 전에 나오는 Afred Harrell 하이웨이에서 좌회전(북쪽 방향)을 하고 1마일 정도 들어서면 밍 레이크를 만나 게 된다.
문의: 컨빌 상공회의소 (760)376-2629 www.kernvalley.net, 이사벨라 레이크 상공회의소 (760)379-5236

아직도 수온 높은 컨 강선 막바지 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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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 리버는 물 온도가 비교적 높기 때문에 가을에도 수영을 할 수 있다.

컨 리버 밸리는 레크리에이션의 중심지로 특히 낙엽 지는 가을에 가보기 좋은 곳이다.
LA에서 북동쪽으로 불과 3시간 정도 떨어진 시에라네바다 산맥의 남단의 산 동네인 이 곳은 산악의 깊은 계곡을 따라 흐르는 컨 강과 맑디맑은 산정호수 이사벨라 레이크, 수천년된 원시림과 시원스레 솟아난 화강암 바위들이 장관을 빚어내는 세코야 국유림이 있다.
가을을 찾아 떠난다고 자동차 핸들을 돌렸는데 컨 리버 밸리로 들어가는 베이커스필드로 들어서니 자동차 온도계에 ‘95도’라는 숫자가 나온다. 너무 이르게 이 곳을 방문한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은 178번 하이웨이를 타고 산악지대로 올라가면서 살아져버린다.
차창 너머로 싱그러운 가을 바람이 상쾌하게 얼굴에 전달된다. 여름철에는 캠핑과 계곡 래프팅(rafting)으로 주말이면 인파가 끊이지 않는데 지금은 가을을 즐기고자 하는 하이커들과 가족과 함께 온 주말 드라이빙 여행족들만이 넓은 계곡지역 간간이 자신들만의 시간을 갖고 있다.
컨 리버 밸리 크게 3개 지역으로 나뉜다. 여름철 래프팅으로 유명한 로워 컨 리버(Lower Kern River), 각종 레크리에이션을 즐길 수 있는 이사벨라 레이크 그리고 세코야 국유림에서 주말 밤을 보낼 수 있는 캐빈이 모여 있는 어퍼 컨 리버(Upper Kern River)로 나뉜다.
베이커스 필드에서 178번 하이웨이를 타고 들어서면 처음 만나는 곳이 로워 컨 리버이다. 계곡에 들어서면서부터 경치가 심상치가 않다. 집채 만한 바위가 산 위에서부터 한참 굴러 떨어지다가 잠깐 쉬고 있듯이 계곡 곳곳에 커다란 덩치를 자랑하면서 모로 누워 있다. 꼬불꼬불 강가를 따라 산 중턱으로 올라가는 하이웨이를 타고 가을 찾기 드라이브를 즐긴다.
이사벨라 레이크 남단에 위치한 로워 컨 강은 물살이 비교적 잔잔하면서 가을철인 지금도 수영을 할 수 있는 ‘자연 스위밍 홀’(natural swimming hole)이 곳곳에 있다. 강가에 차를 세우고 풍덩 물에 빠져본다. 생각보다 물의 온도가 낮지 않다. 로워 컨 강물은 이사벨라 레이크 댐(dam)에서 수량이 조정되어 강으로 내려보내지는 물이다. 시에라네다바 산맥에 있는 여느 강물처럼 눈이 녹아 바로 흘러가는 차가운 계곡류가 아니기 때문에 비교적 온도가 높은 편이다.
이러한 이유로 여름철에는 물론 가을에도 이 곳에서 수영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높은 바위에서 강물로 뛰어드는 용감한 다이버들도 쉽게 보인다. 한가지 조심할 점은 강에서 수영을 할 때는 물살이 빠른 지역을 피해야 한다는 점이다. 지난 60년대부터 한인을 포함해 많은 사람들이 이 곳에서 수영을 하다가 목숨을 잃었다.
컨 리버에서 수많은 식물들과 250여종의 새들이 서식하고 있어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 특히 노란 부리 뻐꾸기(yellow-billed cuckoo), 윌로 플라이캐처(willow flycatcher), 흰색 펠리컨(white pelicans) 등 희귀 조류들을 관찰할 수 있고 미국을 대표하는 대머리 독수리(bald eagle)도 버드 와처(bird watcher)들을 즐겁게 하는 컨 리버 밸리 서식 조류 중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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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빌에 있는 폐광촌 ‘실버 코스트 타운’.


호수마다 수상 레포츠-낚시 한창
대머리독수리 등 희귀조류 관찰도

컨 리버 밸리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낚시다. 컨 리버에서는 송어는 물론 배스도 잘 잡힌다. 강가 곳곳에 낚싯줄을 늘어트리고 입질을 기다리는 강태공들의 모습이 매우 평화스럽다.
이사벨라 레이크 역시 한인 조사들에게도 잘 알려진 낚시터로 잉어, 메기, 농어, 송어, 블루길 등 계절에 따라 씨알이 굵고 다양한 어종들이 심심찮게 잡힌다. 특히 호수의 남쪽에서는 어른 팔뚝보다 더 큰 잉어들이 잡히기도 한다. 호수 북쪽으로 송어 부화장도 있어 어린이들과 방문하면 수 천마리의 송어들이 밥을 주는 줄 알고 달려드는 모습도 구경할 수 있다.
이사벨라 호수는 각종 레크리에이션으로도 유명하다. 제트 스키, 수상 스키, 윈드서핑, 웨이크 보드 등 수많은 수상 레포츠 매니아들이 이 곳을 찾는다.
호수에서 북쪽으로 조금 더 올라가면 컨빌(Kernville)이라는 마을이 나오고 이 마을 어귀로 흐르는 강가에는 ‘리버사이드 팍’이 있는데 많은 방문객들이 이 곳에서 피크닉을 즐기기도 한다. 리버사이드 팍을 포함해 컨 리버 밸리에는 7개의 피크닉 공원이 있다. 모든 공원에는 바비큐와 피크닉 테이블 시설이 잘 되어 있기 때문에 주변을 관광한 다음 피크닉 공원을 찾아 음식을 나누면 완벽한 주말여행을 만들 수 있다. 그린혼 마운틴 공원(Greenhorn Mountain Park)에는 단체 피크닉 시설도 있다.
컨빌에는 크고 작은 선물점과 앤틱 샵이 방문객을 기다리고 있으며 폐광촌 ‘실버 고스트 타운’(Silver Ghost Town)도 있다. 한때 이 곳에 금이 나와 일확천금을 노리던 광부들의 골드러시가 있었다. 당시의 타운은 지금도 잘 보존되어 관광명소로 다시 활기를 띠고 있다.
컨빌에서 99번 마운틴 하이웨이를 타고 북쪽의 더 깊은 산 속으로 들어가면 록 크라이머들이 커다란 암봉을 오르는 모습이 멀리 보이며 세코이아가 하늘을 찌를 듯 솟아난 울창한 수림에는 캠핑이나 하이킹을 즐기는 사람들이 간간이 오간다.
호수 북단은 어퍼 컨(Upper Kern)으로 물살도 심하고 산세도 험악하다. 프리맨 크릭 폭포(Freeman Creek Fall), 빅 빈(Big Bean), 웨스트 웰(West Wall) 등이 주요 볼거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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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 리버 밸리에서 하이킹을 하고 깊은 산 속으로 들어가면 자이언트 세코야 나무도 구경할 수 있다.


레이크 밍

104에이커 인공호수… 송어·메기 낚시 명당

컨 리버 밸리로 들어가는 초입에 있는 레이크 밍(Lake Ming)은 주변의 편안하게 아름다운 경치가 잔잔한 호수와 너무나 잘 어울리는 레크리에이션 휴양지이다. 컨 리버 밸리를 구경하고 돌아오는 길에 잠깐 찾아보기 좋은 관광지다.
지난 1959년 컨 카운티 수퍼바이저 플로이드 밍의 이름을 따면서 주립공원으로 승격된 레이크 밍은 104에이커 규모의 인공호수이다.
멀리 이스턴시에라의 절경을 감상하면서 가족이 즐겁게 피크닉 테이블에 모여 한나절을 보낼 수 있는데 피크닉장에는 갈비를 구울 수 있는 바비큐 시설이 완벽하고 어린이들을 위한 놀이터도 마련되어 있다.
호수 동쪽에는 52개의 캠프 사이트가 텐트족들을 기다리고 있다. 낚시는 매년 11월부터 다음해 3월까지 허용되는데 송어와 메기가 잘 잡힌다고 한다.
호수 주위가 너무 조용하고 아늑해 가만히 눈을 감으면 깊은 명상에 빠지게 된다. 하지만 이 같은 정적도 주말이면 제트 스키족과 보트족들의 물놀이로 사라져 버린다.
레이크 밍에는 보트나 제트스키를 내릴 수 있는 2개의 라운칭 램프가 마련되어 있는데 매년 3월이면 이 곳에서 전국적으로 유명한 스피드보트 대회가 열린다.
또한 가을에는 매사냥 대회도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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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워 컨 리버에서 송어낚시를 즐기고 있는 청소년.

문의: (661)868-7000
www.co.kern.ca.us/parks/ming.h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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