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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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 밸리에 ‘수학자 궁전’

2006-08-29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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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알함브라 궁전 본떠 2009년 완공
프라이스 전자 대표이사 5,000만 달러 투입
첨단설비 갖춘 연구와 휴식 최고의 장소로

실리콘 밸리와 인접한 모건힐의 언덕 위에 스페인의 알함브라 궁전을 본뜬 수학자들의 궁전이 세워진다.
전자제품 판매 체인 프라이스 전자의 공동창업자이자 대표이사인 존 프라이(50)는 오는 2009년 완공을 목표로 푸른 언덕과 골프장으로 둘러싸인 거대한 궁전을 지을 계획을 밝혔다.
그에 따르면 12마리의 사자가 물을 뿜어내는 분수와 기둥, 모자이크 등 알함브라 궁전을 대표하는 건축적 특성을 되살리게 설계된 궁전은 미국수학연구소 본부 겸 수학자들이 조용한 환경에서 연구와 휴식을 병행할 수 있는 장소로 사용된다.
5,000만달러의 비용이 투입될 것으로 알려진 이 궁전은 매혹적인 알함브라 궁전을 연상케 하는 구조와 함께 첨단설비와 넓은 지하 주차장, 샌프란시스코의 저명 요리사들을 초빙한 고급 주방, 인근 나파밸리 휴양지까지 갖춰져 수학자들의 천국이 될 전망이다.
샌타클라라 대학에서 수학을 전공한 프라이는 지난 1985년 형제들과 함께 `컴퓨터광들의 유토피아’로 불리는 프라이스 전자를 설립해 전국에 32개 점포를 거느릴 정도의 대성공을 거뒀지만 언론을 철저하게 기피하는 인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그는 1994년 미국 수학연구소를 창설, 해마다 약 800명의 수학자들을 초빙, 수학계의 난제에 도전하는 행사를 개최하고 귀중한 자료를 수집하는 등 수학연구 지원에 힘을 쏟고 있다.
프라이가 유럽 최고의 이슬람 건축인 알함브라 궁전에 매료된 것은 그 아름다움 때문이기도 하지만 궁전의 수학적 상징성에 더 이끌린 것으로 알려져 있다.
1248~1354년에 지어진 알함브라 궁은 모든 아라베스크 문양과 기둥, 정원, 연못에 기하학적인 형태가 등장하며 물을 끌어들여 기후 조절까지 했던 건축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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