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여성의 창/긴 여행

2006-07-13 (목)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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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희<공예가>

한달이라는 시간동안 할 수 있는 일은 어떤것이 있을까. 한달만에 영어 문법끝내기, 한달 속성 일본어 공부 , 한달만에 10 Kg 빼기, 30일간의 식단짜기등이 먼저 떠오르는 것들이다. 더 생각해보면 한달 동안 할 수 있는 일은 아주 많다. 중요한 것은 우선 하고자 하는 마음을 먹는 것이다 . 그 다음에 어떻게 실천할지 계획을 짜고 준비를 하고 나면, 이제 실천할 일만 남은 것이다. 하긴 마음 먹은 일이 모두 다 잘 된다면 이 세상에 어려울 일이 없겠지만 말이다.
우리 가족은 지금 한달간의 미국 일주 여행을 시작하고 있다. 남편이 언제 마음을 먹었는지 정확한 시기는 모르겠지만 , 언제부터인가 몇년간 하나씩 하나씩 준비는 꾸준해 해 왔었다. 올 봄부터는 본격적인 준비에 들어갔다. 먼저 큰 미국 지도를 사고, 가고 싶은 곳에 표시를 했다. 아이들에게는 미국에서 가고 싶은 곳과 미국 대 도시에서 볼만한 것을 찾아 보라는 숙제를 내 주었다 . 각 주마다 어떤 볼거리가 있는지 찾아보고, 국립공원은 어디어디가 있는지 짚어 보았다. 먼저 미국 일주 여행을 한 사람들의 여행기를 찾아 읽고 보고. 어떤 코스로 미국을 도는 것이 좋을지 연구하였다 . 대충의 윤곽을 잡고 미국지도에 표시가 하나씩 늘어가고 있는데 변수가 한가지 생겼다. 한국에 계신 시부모님께서 함께 가시게 된 것이다.
남쪽으로 크게 돌려던 계획을 조금 수정해야 했다. 아무래도 어른 들을 보시고 너무 더운 지역을 오래 여행하는 것은 무리라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 그리고 태풍이 많이 오는 여름이니 남쪽은 피하는 것이 좋은 것 같기도 했다.

한달도 넘게 공부하고 고민한 끝에 코스가 완성되었다. 그 다음에는 하루에 얼마를 갈 것인지, 어느 곳에 얼마를 머물것인지를 결정해야 했다. 볼거리가 많은 큰 국립공원이나 대도시는 이틀이나 삼일정도씩 한곳에 묵으면서 구경도 하고 휴식도 하면서 다니기로 했다.
그렇게 만들어진 계획표에는 샌프란시스코를 시작점으로 두고, 엘로스톤과 시카고를 저쳐 뉴욕과 워싱턴 디씨가 있는 동부에 갔다가 , 아틀란타와 테네시를 거쳐 미국의 중간 쯤에 걸쳐진 도로를 이용해 돌아 오기로 했다. 모두 33일의 여정이다.
시부모님께서 한국에서 오시면서 본격적인 준비에 들어갔다. 들고 다니기 좋은 밥솥을 사고, 밑반찬을 만들었다. 비상식량으로 라면도 샀다. 군데군데 해야 하는 캠핑에 대비해서 슬리핑백도 두개 더 샀다. 그리고 드디어 출발을 했다.
잘 다녀오겠습니다. (아이다호 포카텔로에서 이 글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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