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희<공예가>
지금 시각 아침 6시 5분, 축구를 보면서 이 글을 쓴다. 축구 시즌이 시작 되었다 . 지난 번 월드컵때는 작은 컴퓨터 화면으로 우리나라 시합을 찾아 보느라 애를 썼는데, 이번에는 전 경기를 텔레비젼에서 중계를 한단다. 큰 화면으로 넓은 녹색 운동장을 뛰어 다니는 선수들을 보니 눈이 시원해 지는 것 같다. 우리 선수들은 빨강색 옷을 입고 있고, 상대방 팀은 노란색 옷을 입고 있다. 평소에 노란색을 좋아 하는데 오늘은 빨강색이 훨씬 예뻐 보인다. 처음에 경기가 시작되었을때, 저 경기가 한국에서 하는 줄 알았다 . 관람석이 온통 붉은 물결이다. 저 사람들이 다 한국사람일까 하고 생각하고 있는데, 그에 대한 답을 하듯이 대한민국~ 하는 함성이 화면 한가득 울려퍼진다 . 함성과 어우러진 북소리가 힘차게 가슴을 때린다. 아, 이겨야 할텐데… .
전반전이 거의 끝나갈 무렵 한골을 먹고 말았다. 아프리카에서 튀겨진 팝콘처럼 통통 잘도 튀어 다니더니 기어코 한골을 먼저 넣었다. 아이고 , 꽉 쥐었던 손에 힘이 빠진다. 전반전이 끝나고 쉬는 시간이다. 하프타임이라는 자막이 나오고 현대차 선전이 나온다. 남편은 담배를 피러 갔나보다. 따뜻한 차를 한잔 가져 왔으면 좋겠는데 , 다리에 힘이 안 들어가 일어나 지지가 않는다. 후반전에 역전을 해야 오늘 하루가, 아니 다음 경기까지 즐거울텐데 말이다. 후반전이 시작되었다. ‘대한민국~~짝짝~짝짝짝’ 화면에서 나오는 함성에 맞추어 한마음으로 응원을 해본다.
꼴인~~~~~ 동점이다!! 이천수 선수가 프리킥을 동그랗게 차서 예쁘게 넣었다. 마구 박수를 쳐 댔다. 이렇게 기쁠수가. 갑자기 손에 다시 힘이 들어가고 소파에 푹 파묻었던 몸이 곧추 일어서졌다 . 조금만, 조금만 더 힘을 내서 한 골만 더 넣어다오.
꼴인~~~~~~~~~ 또 넣었다. 와아, 벌떡 일어섰다. 펄쩍 펄쩍 뛰었다. 화면에서 응원하는 사람들도 모두 펄쩍 펄쩍 뛰고 있다 . 안정환 선수의 역전골이다. 자랑스러운 우리 선수들, 너무나 잘 해 주고 있다. 시간이 다 되어 가니 양쪽 선수들의 움직임이 모두 좀 느려지는 것 같다. 하지만 내 심장박동은 점점 빨라지는 것 같다 . 이제 얼마 안 남았다. 이길 수 있다. 이길것이다. 손에 점점 힘이 들어간다. 기쁨의 박수를 칠 준비가 되었다. 이제 이길 일만 남았다.
지금 시각 8 시, 이겼다. 이겼다. 이겼다 . 지금 같은 시간대에 있는 전 세계의 한국사람들은 모두 같은 마음일 것이다. 2002년의 기쁨이여 다시한번!! 꿈은 이루어진다. 그러고보니 오늘은 내가 봤는데도 이겼다. 이제 남은 경기 , 봐도 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