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약주격담(藥酒格談)

2006-06-11 (일)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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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두경/ 워싱턴 문인회

경칭으로 약주라 일컫는 술의 정확한 기원은 알 수 없으나 인류 음식 문화에 뒤이어 맨 처음엔 하늘과 신령께 기도 축원하는 제물로 그 효시를 찾을 수 있다. 사람 마음의 문을 활짝 열어주고 즐겁게 해줄 뿐 아니라 때때로 성사(成事) 매개체 역할도 하는 이 술은 전 인류 모든 곳에서 제례를 비롯, 사교 외교 일반 음식에 이르기까지 널리 정착 애용된 지 오래이다. 그러나 지나치면 예의신경을 마비시킴으로써 사람의 예절 없는 언행을 불러오고 나아가 본심이 마취되면 육체만 남는 인사불성의 마약이 된다.
이와 같이 과음하면 인격과 명예는 물론 건강까지 무너뜨리고 심하면 생에 치명상을 가져오는 마력을 가진 음식이다. 그러기에 적당히 마시면 백약지왕(百藥之王)이요 과음하면 독약지왕(毒藥之王)이라. 이로 인한 계영배(戒盈杯)가 탄생한 것 같다.
보다 건전한 음주 문화 정착을 바라는 뜻에서 술에 관한 격언을 옮겨본다.
한잔의 술은 갈증을 풀어 주고
두 잔의 술은 약수요
세 잔의 술은 즐겁게 하고
네 잔의 술은 흥분시키고
다섯 잔의 술은 미치광이로 만든다.
정두경/ 워싱턴 문인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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