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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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출의 계절’스트레스 심각

2006-05-21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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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름방학 과외·한국방문등 봉급생활자 허리 휘청

“수입은 제자리걸음인데, 돈 들어가는 여름은 다가오고…”
여름방학과 휴가시즌이 다가오면서 봉급 생활자들의 어깨가 무거워지고 있다. 한달 앞으로 다가 온 아이들 방학을 앞두고 고민하는 학부모들이 특히 많다. 두달 반 동안 아이들을 집에서만 빈둥빈둥 놀릴 수도 없고 과외활동을 시켜야 하는데 사교육비 지출이 만만찮다.
또 여름방학 동안 멀리는 못 가더라도 가까운 곳이라도 아이들을 데리고 놀러도 가야 하는데 월급은 한푼도 늘지 않아 평범한 직장인들에게는 여름은 ‘피할 수 없는 스트레스’로 다가온다.
특히 오를 대로 오른 워싱턴 지역 부동산 가격에 내 집 마련 꿈이 요원해진 것도 모자라 개스값은 자고나면 상승한다. 이미 한참 전에 3달러 대를 훌쩍 넘긴 개스비와식료품 등 각종 물가인상에 요즘은 확연히 주머니가 가벼워진 것을 느끼는 마당에 추가지출까지 감수해야 한다는 것을 생각하면 여간 답답한 일이 아니다.
초등학생 남매를 두고 있는 30대의 김모(엘리컷시티 거주)씨는 “여름방학만 되면 아이들을 놀릴 수 없어 학원비에 한국어 교육, 음악 미술 레슨비 등 아이들 사교육비로 가계지출이 평소보다 매달 500-600달러 정도 늘어난다”며 “가계부에 빨간 불이 켜질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고등학생 아들을 둔 정모씨(훼어팩스 거주)는 “6월 말 친정아버지 칠순 잔치 때문에 아이들과 한국으로 휴가를 갈 예정인데 네 식구 항공료만도 5천 달러가 넘게 들었고, 여기에 오랜만에 만나는 친정부모님과 친지들에게 줄 선물비 2천 달러가 추가로 지출될 것 같다”며 “지난 5년간 월급은 거의 오르지 않아 그동안 모아둔 비상금을 여름에 다 써버릴 판”이라고 푸념했다. 더구나 곤두박질 치는 달러화의 약세 환율로 미주 동포들은 더 괴롭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결론은 ‘절약’. 부득이 한국을 다녀와야 할 경우 한쪽부모와 자녀만 다녀오는 한인가정도 많다. 또 자녀들의 각종 과외활동을 사설학원에 비해 상대적으로 경비가 저렴한 카운티에서 운영하는 서머 프로그램으로 돌리는 경우도 적지 않다.
몽고메리 카운티 초등학교 1학년 딸을 둔 황모씨는 “1인당 1천300달러가 훨씬 넘는 항공비를 아끼기 위해 올해는 아내와 아이만 방학때 한국에 보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훼어팩스 교육청 학생 등록처에 근무중인 경 듀갠씨는 “교육열이 높은 한인가정에서는 아무래도 방학시즌이면 사교육비가 늘어 난다”며 “그러나 영어 수학 등 공부만 집착하기보다는 전인교육을 강조하는 캠프나 가까운 곳이라도 가족과 함께 여행하는 시간을 통해 보람된 시간을 보내는 게 바람직하다”고 전했다.
<정영희·구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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