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대 메디컬센터 조사, 양성반응자 30% 한국 태생
뉴욕시에 거주하는 한국과 중국 등 동북아시아계 이민자 7명 가운데 1명은 B형 간염 보균자로 확인됐다고 뉴욕타임스가 11일 보도했다.
뉴욕대 메디컬센터는 지난해 동북아시아계 이민자들이 많이 거주하는 뉴욕시 퀸즈, 브루클린, 맨해탄 주민 1,836명의 B형 간염 바이러스 보균 여부를 검사한 결과, 15%가 양성으로 판정됐다고 밝혔다. 이들의 61%와 30%는 각각 중국과 한국에서 태어났다.
이 같은 보균자 비율은 일반적인 감염률보다 무려 35배나 높은 것이라고 신문은 덧붙였다. 지난 2000년 센서스 결과 뉴욕시의 아시아계 이민자가 80만 명임을 감안하면 이 도시에만 무려 10만 명의 B형 간염 보균자가 살고 있다는 얘기가 된다.
30년 전부터 미국에서 태어나는 거의 모든 신생아와 발병 위험이 우려되는 성인들에게는 백신 접종이 이뤄졌기 때문에 B형 간염은 미국인에게는 희귀한 질병으로 인식되고 있다.따라서 의사들은 이민자 사이에서 B형 간염이 확산될 때의 위험에 대해 많은 미국인들이 둔감하게 느낄 가능성이 높아 더욱 심각한 사태가 생길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B형 간염은 C형처럼 신체 접촉을 통해선 전염되지 않고 혈액을 통해서만 옮겨진다. 전혀 다른 종류의 바이러스가 일으키는 A형 간염은 식품을 통해서도 전염되지만, B형은 그럴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민자들은 보균 사실을 전혀 몰랐다. 완치는 되지 않지만 적절히 관리할 수 있다는 사실도 모르고 있었다. 특히 4명 가운데 3명꼴로 건강보험도 갖고 있지 않고 검사비를 낼만 한 여력도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를 이끈 헨리 폴락 조교수는 “보균자에게 적절한 치료를 하려면 수억 달러가 들 것”이라고 밝혔다.
뉴욕주에 등록된 간암 환자 중 아시아계 이민자가 백인보다 6∼10배나 많은 것은 B형 간염 탓에 생겨난 것이라고 폴락 교수는 설명했다.
세계적으로 3억50,00만 명이 갖고 있는 B형 간염은 주로 가난한 나라, 특히 중국에서 가장 흔하게 나타난다. 과학자들은 아직도 그 이유를 규명하지 못하고 있다. 다만 B형 간염은 중국에서는 성관계나 정맥주사 등에 의해 옮겨지는 반면 다른 아시아 국가에선 태내 감염이 된다는 사실을 잘 모르는 산모에게서 옮겨지며 아주 빈번하게 접촉을 갖는 어린이 사이에서도 감염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