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후원금을 보내기 전에

2006-05-02 (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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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수<소셜워커, 굿스푼선교회>

굿스푼의 ‘$10 캠페인’에 참여하는 후원자들이 매일 한 두분 씩 작정서를 보내오고 있다. 개인의 귀한 시간과 노력으로 얻은 소득은 1센트도 귀하기에 매월 10달러의 후원금은 소중하고 또 소중할 뿐이다.
바쁜 이민 생활 중에도 커뮤니티에 관심을 두어 각종 사회 단체를 눈여겨 보고 또 후원금을 챙겨 보내는 분들의 마음은 그저 남을 돕는 수준을 넘어선다. 그들의 후원에 의해 단체들이 일을 하고 또 커뮤니티에 그 이익이 돌아가기 때문이다. 따라서 의식있는 후원자들이 단체를 육성하고 발전시켜 커뮤니티를 변화시킨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한인 후원자들의 귀한 정성이 더욱 열매를 맺도록 후원과 관련한 몇 가지를 생각해 보고자 한다.
첫째, 사회 단체 후원금은 금액의 다소와 무관하다. 작은 금액도 모이면 큰 금액이 되므로 액수의 다소에 상관없이 후원할 수 있다. 둘째, 사회 단체 후원은 대상 단체의 규모와 무관하다. 그 단체가 규모가 얼마나 크고 작은지보다는 그 단체가 얼마나 사업을 알차게 수행하는가에 관심을 두고 후원해야 한다. 우리 커뮤니티에는 영세한 단체를 후원하다가 그 단체가 성장하여 규모가 커지면 후원을 중단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 단체의 재정 규모가 생각했던 것보다 커졌으므로 이제는 후원을 안해도 된다는 생각을 하는 것이다. 그러나 어느 단체가 사업을 잘 추진하여 크게 성장했다고 후원을 멈추면 그 단체는 다시 전과 같은 어려움을 겪게 된다. 일 잘하는 곳을 계속 도와주어야 커뮤니티에 그 이익이 돌아오는 것이다. 미국인들이 월드비전과 아메리칸 레드크로스 같은 대형 단체로 소액을 꾸준히 후원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셋째, 자신의 후원금이 쓰이는 곳을 지나치게 제한하지 않아야 한다. 구호 물품을 후진국에 많이 보내는 단체는 총예산 중 상당 부분을 물품구입과 운송에 쓰겠지만, 상담 등의 서비스를 주로 제공하는 단체들은 총예산 중 상당 부분이 인건비를 포함한 경상비가 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그러한 단체에 대해 경상비 지출이 많다고 한다면, 그것은 그 단체의 일꾼들더러 일을 하지 말라는 것과 다름이 없게 된다. 일꾼이 없는 단체, 나아가 전문가가 없는 단체는 효과적인 업무 수행을 할 수가 없기에, 후원자들은 자신의 후원금이 대상단체에서 자율적으로 사용되도록 믿고 맡겨야 한다.
넷째, 후원과 아울러 꾸준한 관심을 주어야 한다. 도와주었는데도 발전이 힘들어 보이는 곳은 그 곳에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 소상히 알아본다. 그리고 함께 그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 그들은 시간이 감에 따라 한 단체가 성장하여 더 커지고 또 더 많은 일을 하기를 기대하며 후원금을 꾸준히 보낸다. 점점 더 많은 스태프들이 일하는 곳, 전문가들이 오래 일하는 곳, 그래서 꾸준히 사업을 추진하여 커뮤니티로 이익을 돌리는 곳을 계속 돕는다.
한인사회의 단체들은 교회와 사업체 및 개인 후원자들의 후원에 의해 발전해 왔다. 아무리 어느 단체가 성장하여 규모가 커져도 그 뿌리는 한인 커뮤니티에 있다. 그리고 후원자들의 깊은 사랑과 의식있고 실질적인 후원이 우리 커뮤니티를 계속 발전시킬 것이다.
김정수<소셜워커, 굿스푼선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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