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오늘 하루 이 창 열지 않음닫기

푸짐한 문화잔치… 추위, 넌 나가 있어!

2006-01-06 (금)
크게 작게
남가주 뮤지엄
겨울 프로그램

실외 활동이 제한되는 본격적인 겨울이 남가주에도 찾아왔다. 날씨가 급격히 쌀쌀해진 것은 물론 우기가 시작되면서 차츰 공원이나 바닷가를 찾는 발길이 뜸해지는 계절이다. 실내에서만 지내는 아이들이 점점 안절부절하고, 사나흘씩 흐린 하늘을 보고 있노라면 왠지 울적해지는 그런 주말, 가까운 박물관이나 과학관 그리고 식물원들을 찾아 색다른 하루를 보내는 것은 어떨까. 아이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남가주 박물관들의 겨울 프로그램을 다음과 같이 소개한다.


헌팅턴 라이브러리 식물원
(Huntington Library Rose Hills Foundation Conservatory for Botanical Science)


지난 10월 문을 연 헌팅턴 라이브러리 박물관의 대형 온실은 네 개의 현저히 다른 환경 속에 자라는 식물들의 서식지 전시관과 벌판 전시관으로 구분되어, 식물이나 과학에 관심 있는 아이들부터 자연에 민감한 어른까지 누구나 천천히 즐길 수 있는 실내 식물원이다.
먼저, 열대 원형건물(Tropical Forest Rotunda)에 들어서면 다소 습하고 덥다는 느낌이 들지만 동남아 야자수와 브라질 수련 등 전세계 열대 우림 식물들에 빠져들다 보면 이내 85%에 달하는 습도와 85도 기온에 익숙해지게 된다.
서쪽 전시실(Cloud Forest)로 옮겨가면 열대 산림의 산중턱에 올라선 듯 시원해지면서 발 아래에서부터 안개가 피어오르고, 가득한 이끼 사이로 난초, 양치류 식물 등을 관찰할 수 있다.
소택지 전시실(Carnivorous Plant Bog)은 조지아, 캐롤라이나, 플로리다 등 전형적인 미국 남부 식물을 모아놓은 곳으로, 비너스 플라이트랩, 버터월츠 등 식충식물이 볼거리로 꼽힌다.
끝으로, 벌판 전시관(Field Lab)은 식물원 온실 중에서 가장 다양한 식물이 모여있는 곳. 한 벽을 덮은 양치류 펀과 사방에 매달려있는 덩굴이 인상적이고 현미경으로 보는 녹조(algae)는 형용할 수 없을 만큼 아름답다.
헌팅턴 라이브러리는 건축물 자체와 식물원 및 정원의 아름다움도 유명하지만 미술품 전시 또한 다른 어떤 미술관에 뒤지지 않는다.
최근에는 벤자민 프랭클린의 탄생 300주년을 기념하는 사진전을 선보이고 있는데, 그 일환으로 오는 14일, 7세 이상 어린이 및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연 만들기와 날리기, 비행 물질 및 설치물 만들기 및 날리기 행사를 특별 기획했다.
오전 9시부터 11시 30분까지 진행되며, 어른 한사람 이상이 동행해야 한다. 입장료는 어른과 아이 한 팀당 15달러. 등록은 Franklin’s Flights of Fancy (626)405-2128
한편, 28일 주말에는 꼬마 정원사를 위한 주니어 매스터 가드너 프로그램으로 식물의 향기와 생명 사이의 관계를 알아보는 이벤트가 마련되어 있다.
오전 9시부터 오후 12시까지. 등록비용은 회원 25달러, 비회원 35달러. 문의는 Junior Master Gardeners: Follow Your Nose (626)405-2128
헌팅턴 라이브러리 개장 시간은 월요일을 제외하고 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오후 12시에서 4시, 토요일과 일요일에는 오전 10시30분부터 오후 4시30분까지.
입장료는 성인 15달러, 12~18세 10달러, 5~11세 6달러씩.
웹사이트는 huntington.org이며, 주소는 1151 Oxford Rd., San Marino, (626)405-2100

HSPACE=5

디스커버리 사이언스 센터의 구름고리 체험실에서 아이들이 공기와 구름의 움직임을 알아보고 있다.

HSPACE=5

디스커버리 사이언스 센터의 파도 탱크는 관람자가 원하는 대로 파도의 크기를 조절하여 그 파장을 지켜볼 수 있다.


놀이통해 기초과학 직접 체험

디스커버리 사이언스 센터
(Discovery Science Center)

인간의 오감을 모두 자극하여 직접 체험하는 과학교실 디스커버리 사이언스 센터는 누구나 갖고 있는 호기심과 궁금증을 자극하여 공부라기보다는 즐거운 놀이를 통해 과학을 접할 수 있는 공간이다.
단순히 보고 끝나는 전시가 아니라, 경험을 통해 기초 과학적 해답을 얻고 생각하게 만들어주는 작은 인터액티브 시설을 120가지나 갖추었다.
크게 분야를 나누자면, 지각 또는 인지를 알아보는 퍼셉션(Perception), 동적인 지구(Dynamic Earth), 지진 지대(Quake Zone), 테크노 예술, 공기 및 대기와 우주, 그리고 5세 이하를 위한 키드스테이션 등으로 프로그램이 마련되어 있다.
1월14~16일 주말에는 특별히 악기에 얽힌 과학 원리를 배우는 음악 속의 과학(Science of Music) 전시가 열린다. 각종 악기를 직접 다루면서 진동, 음파, 주파수, 음조, 상음, 배음 등 소리의 원리를 비롯한 악기 음악의 물리적 현상을 체험할 수 있다.
또한 15일에는 최근 우주학에 관련된 소식을 접할 수 있는 우주사회 모임(Space Society Meeting)이 열릴 예정이어서 우주에 관심 있는 어린이 및 청소년들이 많이 모일 것으로 예상된다. 우주 사회 모임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ocspace.org에서 찾아볼 수 있다.
디스커버리 사이언스 센터는 지난 1984년 건립된 오렌지카운티 최초의 체험 과학 전문 공간 DMOC(Discovery Museum of Orange County)를 모체로 하는 5만9,000스퀘어피트 크기의 대형 과학 센터로서, 과학 교사 및 체험 과학 프로그램 개발과 양성에 주력하고 있다.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이며, 입장료는 성인 11달러, 3~17세 8달러50센트. 웹사이트는 discoverycube.org이며, 주소는 2500 N. Main St., Santa Ana, (714)542-2823

HSPACE=5

LA카운티 자연박물관에서 진행되고 있는 설치전시전 ‘붕괴: 문명의 성공과 실패 원인’ 중에서 마야 문명을 나타내는 대형 피라미드.



HSPACE=5

문명의 성공에는 어떤 조건이 있으며 실패에는 어떤 환경과 요인이 작용했는가를 보는 자연박물관 설치전시전‘붕괴’중 호주의 문명을 나타내는 장면.

보석·광석 2,000종 전시홀 개설

LA 카운티 자연 박물관
(Natural History Museum of LA County)

USC 대학 캠퍼스를 마주하고 대형 공룡 조각상이 입구에 버티고 있는 자연박물관은 동물이나 곤충을 좋아하는 아이들에게 인기 있는 장소.
아프리카와 북미 포유동물의 서식지를 실제와 거의 흡사하게 꾸며놓은 두개의 홀과 공룡전시실, 아래층의 작은 체험실, 그리고 위층의 곤충 전시실 등의 영구전시들은 언제 찾아도 아이들을 즐겁게 만들어 준다.
최근에는 전세계에서 모아온 2,000가지의 광석 및 보석을 전시하는 홀(Gem & Mineral Hall)이 새로 생겨 고교생 및 대학생들도 많이 찾고 있다.
지난 5월 시작되어 7개월 넘게 자연박물관을 지켜온 ‘붕괴: 문명의 성공과 실패 원인’(Collapse: How Societies Choose to Fail or Succeed) 전시가 오는 15일에 막을 내리게 된다.
‘붕괴’는 퓰리처상 수상 작가 재리드 다이아몬드의 책을 토대로 마야 문명에서부터 17, 18세기 일본, 호주, 그리고 21세기 몬태나주의 캠프장까지 이어지는 인류의 문명이 어떤 요소 및 환경에 의해 붕괴하는가를 살펴보는 논의의 여지가 다분히 내포된 설치 전시다.
어린아이들에게는 그다지 재미있는 구경거리가 아니지만 고학년 학생들에게는 현대사회가 담고있는 많은 문제점, 특히 환경문제를 새로운 각도에서 이해하도록 만들어주는 계기가 될만하다.
시간은 월-금요일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5시, 토요일과 일요일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 입장료는 성인 9달러, 13~17세 6달러50센트, 5~12세 2달러씩.
주소 900 Exposition Bl., LA,
전화 213-763-DINO
웹사이트 naturalhistorymuseum.org


빙하기·신생대 동물 화석 전시

라브레아 패이지 박물관
(Page Museum La Brea Tar Pits)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자연 박물관의 일부인 패이지 박물관은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타르 구덩이에서 발견된 화석을 모아놓은 곳이다.
1만년 전에서부터 4만년 전 사이, 마지막 빙하기 때 랜초라브레아 지역 동물들이 끈끈한 아스팔트에 빠져 그대로 보존된 화석 뼈를 발굴하여 전시해 놓았다.
검 모양의 송곳니가 있는 검치호랑이(saber-toothed cats), 이리(dire wolves), 신생대의 큰 코끼리인 매머스 등 멸종된 동물과 독수리를 비롯한 각종 새들의 화석을 그대로 볼 수 있다.
라브레아 타르 핏은 빙하기 및 신생대 동물의 화석이 거의 파손되지 않고 보존된 독특한 지점으로, 1906년 첫 발굴이래 231종의 척추동물 뼈만 100만개 이상 발견되었다.
지금도 매일 8~12갤런의 타르와 방울이 표면으로 솟아오르기 때문에 작은 곤충, 지렁이, 도마뱀 등을 비롯하여 비둘기, 매, 해오라기 등의 새와 들쥐, 토끼 등의 동물이 타르에 발이 닿는 순간 구덩이에 빠져 갇혀버리며, 심지어는 집 잃은 개나 고양이가 빠지는 경우도 있고, 사람도 한번 끈끈한 타르에 잡히면 혼자 빠져 나올 수 없다고.
시간은 월~금요일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5시, 토요일과 일요일에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 입장료는 성인 7달러, 13~17세 4달러50센트, 5~12세 2달러씩.
주소 5801 Wilshire Bl., LA,
전화 323-934-PAGE
웹사이트 tarpits.org


미세한 생물의 생존과정 체득

캘리포니아 사이언스 센터
(California Science Center)

디스커버리 센터와 비슷한 실제 체험 박물관이다. 과학을 기초로 한 설치 전시공간에서 직접 만지고 느끼면서 경험할 수 있다.
‘창조의 세계’(Creative World)에서는 인간이 의사를 전달하고 활동하는 가운데 환경에 적응, 또는 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만들어낸 발명품을 살펴볼 수 있으며, ‘생명의 세계’(World of Life)는 인간, 식물, 동물, 그리고 미세한 생물까지 모든 살아있는 존재가 생존을 위해 겪는 비슷한 과정을 배우게 된다.
이외에도 모형 비행기와 우주선, 3층 높이에 매달린 자전거, 바위타기벽 등 각종 시설을 통해 과학 상식을 배우고 직접 시도해볼 수 있다.
또한 주말에는 15분 길이의 과학 쇼가 1층에서 펼쳐지며, IMAX 극장에서 3D 영화도 관람할 수 있다.
센터 입장은 무료지만, 특정한 전시나 쇼, IMAX 극장은 따로 표를 구입해야 한다.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 에어 & 스페이스 갤러리는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오전 10시부터 오후 1시까지, 토요일과 일요일에는 오전 11시부터 오후 4시까지 개장한다.
주소 700 State Dr., LA.
전화 323-SCI-ENCE
웹사이트 www.californiascience center.org

<고은주 객원기자>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