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시장 내년 ‘연착륙’가능
2005-12-26 (월)
워싱턴 지역의 부동산 경기는 내년 보합세를 보인 뒤 내후년에는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경제전문지 ‘포천’은 22일 발행된 ‘2006년도 투자 가이드’ 특집판에서 Economy.com과 주택가격 분석서비스 업체 Fiserv CSW의 자료를 토대로 2006~2007년의 100대 도시의 주택 경기 전망치를 발표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최근 몇 년간 큰 집값 상승을 기록한 워싱턴 DC(알링턴, 알렉산드리아 포함)의 주택 중간가격은 내년 1.8% 상승에 그치며, 2007년엔 3.4% 하락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됐다. 워싱턴 일대의 향후 2년간 집값 상승여력은 100대 도시 중 70위에 불과했다.
볼티모어 역시 내년 2.9% 상승에 그치고, 후년엔 0.8% 하락하면서 부동산 불황에 빠질 것으로 예측됐다. 볼티모어의 상승여력은 60위에 불과했다.
반면 그간 부동산 붐의 혜택을 상대적으로 덜 누린 리치몬드는 내년 7.3%, 후년 3.3% 집값이 오르면서 전국에서 여섯 번째로 상승여력이 좋은 것으로 조사됐다. 버지니아비치·노폭·뉴폿뉴스 일대 역시 집값이 내년 7.3%, 후년 1% 상승하면서 전국 7위의 상승세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됐다.
포천지는 ‘주택 부동산 대란’이 올 시기를 내년이 아닌 후년으로 꼽았다. 이는 아직 모기지 금리가 역사적으로 볼 때 낮은 수준이며, 여러 경제지표 역시 건전한 편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요인 때문에 주택 시장은 내년 연착륙 하지만, 모기지 금리 상승의 효과 등이 본격적으로 그 타격을 미치기 시작하는 2007년에 상황은 더욱 힘들어질 것으로 예측됐다.
100대 도시 전체로는 내년 집값이 7% 상승하며, 2007년엔 보합세를 기록할 것이 잡지는 미 국민의 약 60%가 거주하는 30여 도시의 집값이 향후 2년간 완만한 하락세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특히 최근 급격한 집값 상승을 워싱턴, 라스베가스, 캘리포니아, 보스톤, 플로리다 일대가 모두 상승여력 순위에서 하위에 랭크된 반면, 그간 집값 상승이 미미했던 텍사스 등 남부 지역의 상위에 올랐다.
전문가들은 이자만 내는 변동금리 모기지 등으로 집을 산 사람들은 가능하면 서둘러 고정금리 모기지로 바꿀 것을 권하고 있다. “2007년에 부동산 불황이 본격적으로 닥치면 모기지를 바꾸지도 못할 것”이란 예상 때문이다.
집값 상승에 따라 미국 내 주택소유자의 홈 에쿼티는 지난 5년간 60%나 늘어났다. 이렇게 늘어난 에쿼티를 캐시아웃 재융자, 에쿼티 론 등으로 현금화한 금액만 5년간 3조6천억 달러라는 천문학적 숫자에 이른다.
UCLA 경제학과의 에드워드 러너 교수 등은 “에쿼티를 100% 빼내 쓴 주택 소유주는 앞으로 주택 경기가 조금만 하락해도 집을 못팔면서 능력에 부치는 모기지 금액을 매달 내야 하는 곤경에 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포천지는 또한 “값싼 렌트를 살면서 캐시를 절약하는 가정이, 무리하게 집을 산 가정보다 다가올 부동산 불황기를 무난하게 넘길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기도 했다.
<최영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