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즈보로 트레일. 드넓은 초원 위에 드문드문 참나무 숲이 박혀 있는 풍경이 아름답고 목가적이다.
(Cheeseboro Canyon)
샌타모니카 북쪽에 있는 치즈보로 캐년 지역은 전형적인 캘리포니아 들녘이다.
나지막한 구릉들이 지평선 너머까지 이어져 있고 군데군데 참나무 숲이 박혀 있으며 일년 대부분 계절에 황금빛으로 노랗던 초목이 초봄이 되면 또 다시 에메랄드 초록으로 바뀌는데 그래서 멀리서 바라다보는 이 지역 경치가 대단히 목가적이다.
평화스럽고 여유로워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가슴이 시원하게 트이는 느낌을 준다. 얼마 전에 일군의 투자자들이 골프장을 만들겠다는 제의도 있었고 주택단지를 조성하겠다는 개발업자도 있었지만 공청회에서 자연보호주의자들이 적극 나서서 반대하고 저지하는 바람에 다행히 지금도 옛날 그대로인 100% 자연으로 남아 있다.
원래 추마시 인디언들이 정착하여 살 때는 도토리 나무가 많아서 도토리 산지로 이용되었고 후에 멕시코령이 되어서는 멕시코 소 목장으로 오래 사용되었다.
그 때 소들이 먹어치운 풀 대신에 외래식물들이 많이 들어와서 자리잡게 되었는데 최근에 와서 국립공원 관리청(National Park Service)에서 야심에 찬 프로젝트를 세워놓고 이 지역 모든 식물을 토착식물로 원상 복귀시키겠다고 시도하고 있다.
성공의 여부는 세월이 말해 주겠지만 어떻든 자연을 사랑하는 미국인들의 면모가 여기에서도 엿보인다. 등산 거리도 멀지 않고 엘리베이션 게인도 미미해서 초보자가 걷기에는 대단히 좋은 코스이므로 주말에 온 가족이 같이 한 번 가보는 것도 즐거운 시간이 되리라 생각한다.
벤추라 프리웨이(US 101)를 타고 북쪽으로 가다가 Agoura에 있는 Chesebro Rd. 출구에서 나와서 Palo Comado Canyon Rd.를 돈 다음 약간 더 가면 내셔널팍 서비스 파킹랏에 도착한다. 여기에 차를 세우고 옆에 있는 소방도로이자 등산로인 Cheeseboro Canyon Trail을 타고 동쪽으로 걸으면 치즈보로 캐년 안으로 들어가게 된다.
Canyon View Trail을 지나고 길은 Sulfur Springs Trail이 되면서 처음부터 3마일 정도에 도착하면 부패한 계란냄새 같은 악취가 코를 찌른다. 유황온천이 가까워졌기 때문이다.
등산로 끝이 유황온천이고 여기에서 오던 길로 되돌아오면 되지만 등산로는 더 이어지기 때문에 원하면 더 가도 된다.
유황온천까지 왕복이 6.6마일이고 엘리베이션 게인은 고작 100피트밖에 안 되는 쉬운 코스이다. 등산길이 안전하며 일년 내내 언제가도 아름답다.
강태화 <토요산악회장·909-628-3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