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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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드라이브 코스

2005-11-11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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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길, 산길, 절경 100여마일

LA서 1시간30분… 곳곳 즐길거리 많아

몰고가다 멈추면 그곳이 ‘쉼터’


호수가 아름다우려면 주위를 둘러싼 산의 자태가 고와야 한다. 캐스타스 레이크와 오하이 밸리는 그 경관이 아름다워서인지 한때 중가주를 지배했던 추마시(Chumash) 인디언들이 ‘신의 거주지’로 지정하고 시즌마다 제사를 지낸 곳이다. 오하이 밸리는 예술인들이 하나 둘 모여들면서 도시로 발달했다. LA에서 북쪽으로 1시간30분 정도면 도달할 수 있는 거리로 가을 주말을 즐겁게 보내기 안성맞춤이다.
LA에서 101번 프리웨이 노스를 타고 가다 칼라바사스, 무어팍, 옥스나드 등을 지나 벤추라시에 도착한다.
벤추라의 공식 명칭은 샌뷰에나 벤추라(San Buena Ventura)로 1866년에 시작됐으며 이 시의 오래된 역사에 걸맞게 다운타운 중심으로 이루어진 상업구역 내에는 고색창연한 시 정부청사를 비롯 100년 이상된 건물들이 아직도 좋은 상태를 유지하며 사용되고 있다.
동쪽에 병풍처럼 서있는 산을 뒤로하고 서쪽의 바다를 바라보며 남북으로 펼쳐진 다운타운 상업 구역은 오래됐지만 깨끗하고 아기자기하게 정돈됐으며 규모도 한나절을 여유 있게 걸어다니며 즐길 수 있을 정도로 적당하다.
벤추라 다운타운에서 점심식사를 하고 다시 101번 프리웨이 노스를 탄다. 벤추라에서 101번을 타자마자 33번 노스가 나온다. 이 길로 15분 정도 북상하면 샌타애나(Santa Ana) 블러버드가 나오면 좌회전, 북쪽으로 약 3마일 정도 더 가면 캐스타스 레이크 공원 입구가 나온다.
캐스타스 레이크는 풍부한 레크리에이션 시설로 유명한 곳이다. 들꽃들이 자지러지게 웃는 산길을 하이킹 할 수 있으며 낚싯대를 잡고 물새 떼를 보면서 한가롭게 뱃놀이를 하거나 정성스럽게 준비한 음식을 가족과 나누면서 오랜만에 마음속에 담아두었던 대화를 나누기도 좋다. 특히 피크닉 시설은 캠핑장과 완전히 나눠져 있어 독립적인 공간에서 하루를 즐길 수 있으며 시설이 깨끗하고 나무가 많아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낸다.
낚시도 유명한데 캘리포니아주 낚시국이 매월 이 곳에 송어와 메기를 방출한다. 보트를 호수에 내리는 마리나의 낚시점과 스낵바가 강태공들의 편의를 돕고 있다.
고운 백사장과 호수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빽빽한 참나무 숲이 멋진 조화를 이루고 있는 로스 파드레스 국립산림의 명물인데 넓이 6만2,000에이커의 초대형 호수로 길이만도 35마일에 이른다. 광대한 만큼 보는 위치에 따라 각양각색의 모습으로 다가온다. 특히 101번 하이웨이에서 시작되는 진입도로 33번에서 바라보는 호수의 모습이 레크리에이션 지역 입구에 다가설수록 계속해서 판이하게 달라지면서 자꾸 자동차를 세우고 절경을 감상하게 된다.
공원은 오전 5시30분부터 오후 8시까지 개장되며 1일 입장료는 차량 당 6달러50센트. 문의: (805)649-2233.
올 때는 33번 이스트를 타고 오하이 밸리로 들어선다. 인구 8,000명의 조용하고 자그마한 도시 오하이. 거센 문명의 범람 속에서 과거의 멋과 분위기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곳으로 양옆으로는 잔잔한 벤추라강이 흐르고 웅장하면서도 황홀한 로스 파드레스 삼림이 뒤를 받쳐주고 있다. 그야말로 산수가 어우러진 명당이다. 그래서 오하이는 예술가들의 보금자리가 되었나 보다.
오하이는 작은 도시 규모에 걸맞지 않게 1년 내내 크고 작은 문화행사들이 끊이지 않고 있다. 현재는 주말마다 가을 축제가 한창인데 축제에 참가해 분위기 있는 저녁식사 데이트를 만들어본다.
돌아올 때는 오하이 밸리에서 150번 이스트, 126번 이스트, 5번 사우스를 타고 내려오면 로스 파드레스 국립산림을 두루 돌아보는 또 다른 드라이빙 코스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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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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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스타스 레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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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하이 밸리

<백두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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