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여성의 창/내가 만난 사람과 만날 사람

2005-10-12 (수)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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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래현(성악가)

금요일 주말 저녁, 아주 귀한 시간에 아주 귀한 분 을 만날수 있었다. 미국에서 대통령 임명을 받고, 상원 인준을 거치는 고위 공직자 500명 중 한 명인, 백악관 국가장애 위원회 정책 차관보 강영우 박사 이시다.
“Honorable”이라는 공식적인 경칭이 붙는 그는 재미 동포 가운데 연방정부최고위 공직자 이시다. 그가 일하는 장애위원회(National Council on Disability)는 백악관 직속 연방정부 독립기구로 대통령 임명, 상원 인준을 받아 차관보급 15명이 운영위원이 된다. 5,400만 장애인들의 사회 통합, 자립, 권리를 증진시키기 위한 정책을 다루는 유일한 연방정부기구로서 유엔을 비롯한국제기구에서도 미국 공식 입장을 대표한다.
어느 날 축구공에 눈을 다쳐 “회복 불능” 실명이 된다. 13세에 부친을 여의고, 평생 장님으로 살아야 한다는 충격에 어머니도 뇌졸증으로 돌아가신다. 남아있는 4남매의 생계를 위해서 누나는 공장에서 직공으로 일을 하며 동생들을 부양하다, 과로로 쓰러져 누나 마저 잃게 되었다. 생계의 위협을 느낀 3남매는 뿔뿔히 헤어진다. 9세된 여동생은 고아원으로, 남동생은 철공장 직공으로, 장님 영우 소년은 맹아 학교로 간다.

사회적인 편견과 멸시와 차별 속에서도 굴하지 않고, 맹인으로서 불가능을 가능케 한 그는 가슴속에 꿈을 갖는다. 생각을 바꾸면, 운명이 바뀌고, 태도가 바뀌면 새로운 세상이 된다는 신념을 품는다. 고난속에서도 비젼과 꿈을 갖는다. 그리고 절대 포기 하지 않는다. 18세에 연세대학교에 입학해서,우등으로 졸업을하고 미국으로 유학을 오게 된다. 한국 최초의 맹인 박사가 되고, 교수, 저술가 가 된다. 슬하에 둔 두 아들들은 명문대를 거쳐, 의사로 변호사, 박사로 주류사회 에서 인정받고 있다.
교육학자로 공직자로 살면서, 신앙과 교육을 잘 접목 시킨 위대한 분이다. 눈물 없이 볼수 없는 그분의 인생의 드라마를 보고 있는 나의 가슴에 고동이 친다. 미국 주류사회에서 이렇게 성공적으로 산 분을 만나는것이 많지 않았다. 나에게 새로운 도전과 다가올 기회를 붙잡게 하셨다.
불빛 조차도 구별할수 없는 완전 맹인으로 살아온 40년의 세월 이지만, 그는 이세상에서 가장 축복 받은 사람이라고 말씀 하신다. 실명 이라는 치명적인 약점이 그를 강하게 했고,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 가는 수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세계 민족의 가슴에 꿈을 주신, 내가 만난 강영우 박사, 그리고 내가 또 만나야 할 분… 빨리 한국에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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