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여성의 창/ 교향곡을 쓰는 사람들

2005-10-07 (금)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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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문자<자영업>

우리는 매일 여러가지 소리 속에 파묻혀 삽니다.
자연이 만들어내는 아름다운 새소리, 바람소리, 파도소리 같은 것이 있는가하면,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소음도 있고 또 불가피하게 내는 말소리, 공장과 거리의 소음속에서 삽니다. 그런가 하면 파장이 너무 크거나 작아서 우리의 귀에 들려오지 않는 소리도 있다고 하는데, 그러니 우리 우주에는 들리는 소리와 들리지 않는 소리로 가득 차 있다고 하겠지요.
그러한 자연적으로 나는 소리 이외에 어떤 사람들은 우리가 특별히 좋아하는 소리인 음악을 만들어내기도 하지요. 슬프거나 즐거운 우리의 감정을 나타내고 싶을 때에는 그것을 노래하기도 하고 작곡을 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악기를 별도로 만들어 그 소리를 즐기기도 합니다. 그렇게 우리가 만든 소리인 음악을 하는 사람들 가운데에는 타고난 재능이 있어서, 특별히 교육을 받지않아도 노래를 뛰어나게 잘 할뿐만 아니라 때로는 악기를 잘 다루기도 합니다.
혼자서 즐기기 위해서가 아니라, 남을 위해서 부르는 노래중에는 음유시인의 노래도 있고 혼자부르는 판소리도 있는데, 합창을 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작곡을 하는 사람들도 있지요. 특히 교향곡을 작곡 하는 사람들은 그 중에서도 가장 특수한 사람들이라고 생각됩니다.

글을 쓰는 사람들과 달리 교향곡을 쓰는 사람들이 특별한 이유는 그 표현 방법 때문에 그렇습니다. 글이란 아무리 장편의 소설이라도 한 글자, 한 글자 써야만 할 뿐만아니라 작가와 독자가 일대일로 마주하는 형식이지요. 그러나 교향곡은 여러 다른 악기와 소리들을 여러 사람들이 한꺼번에 화합하여 내는, 다른 어떤 소리도 흉내낼 수 없는 그 신비함에 있습니다.
그리고 교향곡을 연주하는 사람들은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오랜 세월을 공부하고 연습한 수준 높은 연주자들의 모임이어서 더욱 그러합니다. 그 많은 악기와 사람들이 한꺼번에 연주하기 위하여는 또 특별한 음악당도 필요하지요. 그리고 그 연주는 연주자들를 위한 것이 아니라, 반드시 많은 청중들이 듣기를 원하는 음악이기도 합니다. 한 사람의 마에스트로가 지휘하는 손을 보고 한점의 오차도 없이 각자의 악기를 연주해야 하는 단원들과 음악당을 가득채운 청중들이 이루고자 하는 한가지의 목적; 그 교향곡의 작곡가가 표현하고 싶은 감정을 이해하기 위해서, 연주자들과 청중이 합심하여 연주에 온 정신을 집중한다는 것은 얼마나 특이 한가요.
음악중에서도 가장 고상하고 기교있는 교향곡은 아마도 천사들이 내는 음에 가장 가까운 소리가 아닐까 여겨지기도 합니다. 천사들의 합창소리를 듣는다면 아마도 그런 소리일 것입니다. 그리고 그 많은 사람이 일사불란하게 소리를 낼 수 있도록 교향곡을 쓰는 사람들의 재능에 경의를 표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오직 소리만을 가지고 깊은 심연에 잠들어 있는 인간의 선한 마음을 흔들어 일깨우는 음악. 그래서 일어나는 기쁘고도 슬픈 마음은 신이 우리를 위해서 허락한 특별한 선물이 아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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