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리와 초컬릿 공장’ (Charlie and the Chocolate Factory)
가난하지만 착한 영국 소년 찰리는 15년 전 윌리 원카가 사장인 초컬릿 공장에서 퇴직한 할아버지 조로부터 공장의 얘기를 듣고 늘 이 문이 닫힌 공장을 동경한다. 그런데 윌리가 초컬릿 속에 든 금딱지를 찾아낸 5명의 아이들에게 공장견학을 시켜준다고 발표하면서 전세계서 초컬릿 사재기 소동이 일어난다.
뽑힌 아이들은 먹보 독일 소년, 콧대 높은 영국 소녀 그리고 모든 면에서 1등을 해야 직성이 풀리는 미국 소녀와 폭력적인 비디오게임을 즐기는 미국 소년. 그리고 맨 마지막에 찰리가 뽑힌다. 이들이 각기 보호자와 함께 윌리의 안내로 초컬릿 공장을 견학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공장견학 과정에서 온갖 환상적이요 기발한 장면들이 전개되는데 특히 견과의 껍질을 깨는 다람쥐들의 모습이 귀엽고 재미있다. PG. 전지역.
‘웨딩 불청객’
(Wedding Crashers)
워싱턴 DC의 변호사들인 존과 제레미는 단짝 친구. 둘의 취미는 남의 결혼식에 신분을 위장하고 참석, 공짜로 먹고 마시고 노래 부르고 춤춘 뒤 여자 들러리들을 꼬드겨 침대로 가는 것.
결혼시즌이 다 끝나갈 때 존과 제레미가 찾아낸 올해의 마지막 호화판 결혼식이 장관 클리어리의 장녀의 결혼식.
제레미는 결혼식에 참석했다가 각기 클리어리의 2녀로 차분하고 착실한 클레어와 섹스광인 3녀 글로리아에게 눈길이 쏠린다.
제레미는 글로리아에게 완전히 녹다운 당하나 존은 클레어에게 부잣집 망나니 스타일의 애인이 있어 한숨을 내쉰다.
R 전지역
‘해피엔딩’
(Happy Endings)
이 영화는 특히 아기 출산이 중요한 플롯으로 작용하는데 출산과 임신중절이 영화를 이끌어 가는 큰 동기로 작용한다.
10명의 중요 인물이 등장하는데 이들이 20년 전에 한 여인(리사 쿠드로)이 자기 의붓오빠와 동침해 임신한 아기를 입양한 과거를 둘러싸고 이야기를 엮는다.
정자 기증을 둘러싸고 우정의 시련을 맞는 게이 커플, 임신중절 카운슬러와 이 여자가 과거에 남에게 준 아이에 관해 알고 있는 자칭 영화 제작자, 돈 많은 아버지와 그의 아들과 모두 동침한 뒤 임신해 누가 아버지인지를 몰라 당황해하는 당돌한 젊은 여자 등이 화면을 캔버스로 다양하고 아기자기한 얘기를 그린다. R. 선셋5. 뉴윌셔(310-281-8223). 타운센터5, 타운센터6, 플레이하우스.
‘마지막 날들’ (Last Days)
★★★
1994년 21세의 나이로 자살한 시애틀의 로커 커트 코베인의 자살 직전의 삶을 극화한 영화로 거스 밴 샌트가 감독했다. 내성적인 블레이크는 명성의 무게와 직업적 의무 그리고 쌓여 가는 고립감 때문에 혼란 속에서 헤맨다. 블레이크가 숲속의 거대한 폐가 같은 돌집에서 보낸 몇 시간을 따라가면서 자기 삶으로부터의 도망자인 그의 조각난 기억과 의식 그리고 발작적인 로큰롤의 얘기를 초현실적이요 생략적인 수법으로 그렸다. 소리와 이미지들이 고뇌하는 영혼의 감정적 모습을 묘사하는데 큰 구실을 하고 있다. 친구와 매니저와 레코드 회사 직원 등 많은 사람들이 블레이크를 찾으나 그는 이들을 만나기를 거부하고 집에 파묻혀 있거나 아니면 혼자 숲을 헤맨다. 그리고 그는 온실에서 자살한다. R. 선셋5(323-848-3500), 모니카(310-394-9741), 플레이하우스7(626-844-6500), 타운센터6 (800-FANDANGO #143)
‘11월’ (November) ★★½
끔찍한 경험의 후유증과 다투는 여인의 내면을 파헤친 심리 스릴러이지만 독창적이지 못하고 상투적인 수법을 쓴 기시감 있는 영화.
사진작가 소피(코트니 칵스)와 애인 휴는 외식 후 귀가중 간식을 사기 위해 가게 앞에 차를 세운다. 소피가 차에서 기다리고 있는 사이 가게에 들어간 휴가 강도에게 살해된다. 대학에서 사진을 가르치는 소피가 강의시간에 비춘 슬라이드 영사기에서 사건 당일의 장면이 투영되면서 큰 혼란에 빠진다. 이것이 자신의 망상의 소산인가 아니면 그 누군가가 당시의 살인에 대해 무언가를 알고 있는 것인가. 소피가 해답을 찾아 파고들수록 이상한 일들이 일어난다. 소피는 카메라가 찍은 이미지와 카메라 밖의 삶을 혼동하게 된다. 웬만한 사람이면 소피보다 먼저 해답을 알 것이다. R. 선셋5, 모니카, 플레이하우스7, 타운센터5(818-981-9811), 빌리지3(800-FANDANGO #162)
‘확대’ (Blow-Up)
사실과 환상에 관한 철학적이며 퇴폐적으로 멋있는 심리 스릴러로 이탈리아의 명장 미켈란젤로 안토니오의 첫 영어 영화. 1966년 작인데 지능을 자극시키는 심각한 유희와도 같은 명작이다.
수동적인 나태한 생활에 익숙한 런던의 패션 사진작가(데이빗 헤밍스)가 한적한 공원에서 찍은 사진을 현상하면서 이상한 장면을 발견하게 된다. 처음에는 공원 뒤쪽 나무들 사이의 사람의 모습이 너무 작아 분간을 못해 사진을 계속 확대하자 권총살인 장면이 나타난다. 그는 공원에 가 보나 시체는 없다. 팝문화에 관한 현혹적인 우회로 다중의 의미를 지니고 있는 도전적인 영화다. 상징적인 컬러들이 화려하다. 바네사 레드그레이브 공연.
‘블로우 아웃’ (Blow Out)
‘확대’의 변형판으로 브라이언 드 팔마가 감독하고 존 트라볼타가 주연한 1981년작. 이번에는 주인공이 음향효과 기술자로 나와 우연히 살인사건의 소리를 녹음하게 된다. 20, 21일 뉴베벌리 시네마(323-938-4038)
박흥진 편집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