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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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7-15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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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탈린의 아내’(Stalin’s Wife) ★★★

스탈린의 두번째 아내였던 나데즈다 알릴루예프에 관한 상세한 기록영화로 나데즈다와 함께 스탈린의 면모도 자세히 보여준다. 나데즈다는 스탈린보다 23세 연하로 스탈린과 나데즈다의 아버지는 친구지간.
영화는 스탈린이 자기 비서였던 10대의 나데즈다를 동승한 기차 안에서 겁탈한 뒤 할 수 없이 결혼했을지도 모른다고 말한다. 그러나 영화는 또 다른 증거를 인용, 둘이 처음에는 서로를 깊이 사랑해 결혼했으나 결국 스탈린의 광기 때문에 14년간의 결혼생활이 나데즈다의 권총자살로 끝났다고 기록했다. 둘 사이에는 두 명의 자녀가 있었다.
영화는 나데즈다의 친척들의 증언을 통해 그녀의 과거를 상세히 얘기하고 있는데 그녀의 자살을 비롯해 여러 가지 생존 당시의 모습과 활동을 통해 스탈린의 행적도 상술하고 있다. 페어팩스(7907 베벌리)


‘아름다운 나라’(The Beautiful Country)


HSPACE=5


베트남전 당시 베트남 여인과 미군 사이에서 태어난 아메라지안 청년의 ‘아버지 찾아 3만리’로 감상적인 멜로 드라마지만 극적 재미는 있다. 1990년 ‘먼지보다 못하다’는 뜻의 ‘부이 도이’라 불리는 아메라지안 청년 빈은 베트남 시골의 친척집서 괄시를 받으며 잡일을 하며 산다. 빈은 친척으로부터 어머니가 사이공에 있다는 것을 전해 듣고 도시로 떠난다. 부잣집 하녀로 일하는 어머니와 어린 남동생 탐과 잠시 행복한 생활을 누리던 빈은 불의의 사고로 탐과 둘이 사이공을 탈출한다. 어머니가 준 돈과 미군 아버지 스티브와의 결혼증명서를 들고 미국으로 밀항한다. 빈이 텍사스 목장의 인부가 된 아버지와 만나 정을 나누는 마지막 장면이 감동을 남긴다. R. 아크라이트(323-464-4226), 파빌리언(310-281-8223), 어바인 타운센터(800-Fandango #143), 리알토(626-388-2122)


‘9일간의 휴가’(The Ninth Day)

2차대전 때 폴란드의 유대인 수용소 다하우에 수감됐던 룩셈부르크의 신부 장 베르나르의 실화로 믿음과 인간성에 관한 강렬한 드라마다.
특히 베르나르역의 울릭 마테스가 생존과 이상 사이에서 갈등하는 신부의 역을 뛰어나게 묘사한다. 독일 영화로 감독은 볼커 슐뢴도르프.
크레머 신부는 유럽 각국에서 이송돼 온 성직자들과 함께 다하우에서 모진 노역과 기아와 구타에 시달리면서도 신심을 고수한다. 그런데 크레머는 갑자기 9일간의 휴가를 얻어 귀향한다. 고향서 그를 호출한 신학교 출신의 SS장교 게파르트가 크레머에게 제의한다. 나치에 저항해 성당서 두문분출하며 때마다 종을 울리는 주교를 설득해 타종을 중지하게 하고 아울러 나치 지지 성명서를 쓰라는 것. 9일 안에 이를 이행치 못하면 다시 수용소로 돌려보내겠다는 것. 엄격한 도덕성과 신심의 소유자의 내적 투쟁의 이야기로 뼛골이 저며들도록 고통스럽다. 성인용. 뮤직홀(310-274-6869)


‘머더볼’(Murderball)

눈물 없이는 볼 수 없는 휠체어에 의지하고 사는 하반신 불구자들의 실내 럭비경기인 ‘머더볼’을 위한 준비와 경기 그리고 이들의 불굴의 생명력과 투혼을 그린 감동적인 기록영화다. 2년간 선수들을 따라 다니며 그들의 삶과 내면 감정까지를 포착한 흥미진진한 영화로 강렬하고 폭발적이며 또 감정적이고 정신을 고양시키는 훌륭한 스포츠 드라마이다. 올해 선댄스 영화제 관객 기록영화상 수상.
영화는 휠체어 럭비선수들을 연민의 눈으로 포착하지 않고 사지가 멀쩡한 럭비선수들처럼 상소리하고 거칠고 승부욕에 집념하는 모양 그대로를 생생하게 보여준다. 캐나다에서 시작된 실내 럭비경기는 풋볼처럼 격렬한데 영화는 미국과 캐나다 팀간의 경쟁에 초점을 맞췄다.
선수들의 경기와 함께 이들의 인간으로서의 장단점과 좌절감과 사랑과 희망을 고루 다뤘다. R. 모니카(310-394-9741), 선셋5(323-848-3500), 웨스트사이드 파빌리언(310-281-8223)


‘오어’(Or) ★★★½


창녀 어머니를 둔 총명하고 생명력 강한 10대 딸의 생존투쟁기다. 가난한 환경 속에서도 자존과 인간적 삶을 지켜 나가기 위해 몸부림치는 오어의 모습이 눈물겹다. 이스라엘 영화로 오어역의 데이나 이브지의 연기가 뛰어나다.
40대 초반의 섹시한 루디는 딸 오어와 함께 텔아비브의 후진 아파트에 사는 홀어머니. 남자관계가 복잡하고 몸을 팔면서 사는 루디는 딸의 간청으로 부잣집 청소부로 취직하나 곧 그만둔다. 오어는 어머니를 어떻게 해서든지 정상적인 삶을 살게 만들려고 노력하면서 식당서 접시를 닦고 빈 병을 모아 팔아 생계를 돕고 학교에 다니느라 바쁘다.
모녀가 서로 위치를 바꾸어 살면서도 둘간의 관계는 강렬한 애정으로 유지되는데 가난에 못 견뎌 루디가 다시 거리로 나가면서 오어는 절망적인 생활의 방향을 수정하기 위해 과감한 행동을 택한다. 뮤직홀(310-274-6869) 타운센터(엔시노)


‘냉혈’(In Cold Blood)

아내 살해혐의로 기소됐다가 무죄로 풀려난 로버트 블레이크가 주연한 기록영화식의 킬러드라마로 그의 연기와 함께 흑백 촬영(콘래드 홀)이 뛰어나다. 1967년작으로 감독은 리처드 브룩스. 캔사스의 한 농가일가 살해사건 실화로 트루만 캐포티의 동명 다큐 소설이 원작이다.
교도소 동기인 블레이크와 스캇 윌슨은 잘못된 정보를 믿고 현찰을 많이 갖고 있다는 농가를 침입, 냉정하게 일가족을 몰살한다. 영화는 이들 범인들의 동기와 경찰의 집요한 추적과 체포 그리고 범인들의 교수형까지를 냉정하고 가혹할 정도로 사실적으로 그렸다.


‘양파 밭’(The Onion Field)

남가주에서 실제로 있었던 경찰관 살해사건과 이를 목격한 동료 경찰의 정신적 붕괴를 그린 혹독하게 사실적인 영화. 제임스 우즈 주연의 1977년작. 17~18일. 뉴베벌리 시네마 (323-938-4038)


박흥진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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