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여성의 창/따뜻해진 날씨

2005-06-28 (화) 12:00:00
크게 작게
김은주<주부>

날이 정말 많이 따뜻해 졌다. 아침과 밤기온은 좀 쌀쌀하지만 곧잘 내리던 비도 이젠 그치고 낮은 많이 더워졌다. 햇빛아래 서서 따스한 열기를 느껴보니 봄을 건너뛰고 여름이 왔나 싶다.

오랫만에 아이들이 자전거로 등교를 했다. 2-3년간 막내를 뒤에 태우고 같이 자전거로 등교하면서 안전수칙을 알려주어서 이제는 자기들끼리 20분정도 달려 학교를 간다. 운동도 되고 기름값도 줄이고 일석이조다. 집안을 청소하고 있다보니 ‘띵동’하고 벨이 울렸다. 우체부 아저씨다. 전해주는 소포를 받아 열어보니 시부모님한테서 온 생일카드와 금일봉^^ 그리고 책. 며느리의 생일을 기억하여 보내셨다. 남편한테서 아침에 카드 받아놓고도 그새 잊어버리고 있었다니. 쯥.


책은 ‘백악관을 기도실로 만든 대통령 링컨’이었고 시어머님의 나의 사랑하는 둘째자부 은주에게라고 쓰여 있었다. 기도하면서 자녀들을 영향력있는 아이들로 키우라는 말씀과 함께. 감사하다. 시모께선 연약한 체구를 지니셨지만 단정하고 확고한 신앙과 정직함을 지닌 훌륭한 분이다.

며칠전에 따뜻해진 날씨를 기념하여 우리 식구 모두 머리 깍았다. 깍고 나니 기분도 산뜻해진 느낌이다. 아이 셋과 남편의 머리를 10년이상 깍다보니 이젠 제법 기술자 티가 난다. 시간도 처음에는 2시간씩 걸리던 것이 지금은 5분~10분 정도 걸린다. 나도 스스로 자르곤 하는데 지난번에는 너무 짧게 잘랐었는지 가족이 돌아가며 놀렸다. 남편이 하는 말,
여~(머리를 계속 쳐다보며)
왜? 너무 짧아?
중학생 같애(물론 예전의 교복시대를 얘기하는 거겠죠)
큰애들은 엄마 머리가 자기네 머리보다 더 짧아 보인다면서 왜 머리속이 다 보이냐고 했다. 대머리라고...윽. (드뎌 녀석들이 내 약점을...) 요즘은 여름에 묶고 다녀보려고 기르고는 있는데 긴 머리는 역시 손이 많이 간다.

남편은 뭐 사줄까?하길래 잘 드는 머릿가위 하나 사 내라고 했더니 장장 $150짜리 정말 삭삭 잘 드는 가위를 사왔다. 아이코, 고마워라.^^ 아내에게 인심후한 남편은 멋쟁이!! 선물을 받았을땐 무조건 남편을 칭찬한다.^^
친정부모님으로부터 이디오피아에서 전화가 왔다. 어? 엄마!
어~ 네 생일 축하해! 맛있는 음식은 네 남편한테 얻어 먹어라~ 엑, 울 엄마는 고단수. 엄마, 저 낳으시느라 수고 많으셨어요~ 고마와요~ 엄마, 미역국 해 드세요 나도 한 수 올렸다. 흐흐. 모전자전의 진수.

밖을 내다보니 베란다에 겨우내 먼지가 뿌옇게 쌓인 유리탁자와 의자들이 눈에 뛴다. 따스한 날 밖에서 점심 먹기위해 미리 물청소 해놔야 겠다. 몇몇 비어있는 화분에 야채모종이랑 꽃을 사다가 심어야 겠다. 작년에 심어 둔 파와 파슬리는 아직도 살아 남아있다. 생각보다 파는 연약하면서도 생명력이 있다. 비너스에서 온 여자 같다.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