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여성의 창/용기와 자신감 있는 대통령

2004-10-05 (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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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렌 신<화가>

며칠 전 43 대 미국 대통령 민주당후보 케리 에드워드의 스티커 한 장을 건너 주는 친구 이야기는 왜 라는 설명과 함께 미국의 현 사항을 진지하게 필자에게 설명해주었다. 투표권이 있는 내 한 표도 소중히 여기는 미국친구에게 어떻게 내 주관을 설명 하기는 어렵지만 한가지 분명한 것은 미국에 살아오면서 대통령 임기가 끝나고 대통령은 백악관을 떠나고 난 후에 국민들로 하여금 더욱 많은 칭송을 받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의 제26대 대통령 시어도어 루즈벨트는 신망이 높았던 대통령 이었다. 인간미 넘치는 폭넓은 인간관계로 백악관의 말단에 있는 사람에게까지 절대적인 존경과 호감을 샀다. 재임 중에 백악관에 근무했던 흑인 사환 제임스 에모스는 자기가 모셨든 루즈벨트 대통령을 잊지 못해 사환이 본 루즈벨트 라는 책을 펴냈다. 그 책에는 이런 내용이 있었다. 어느날 나의 아내는 대통령에게 메추라기가 어떤 새냐고 물었습니다. 아내는 메추라기를 본 적이 없었습니다. 대통령은 내 아내에게 메추라기는 이러이러한 새라고 자상하게 가르쳐 주었답니다. 그리고 얼마 후 집으로 전화가 왔습니다. 아내가 전화를 받아보니 상대가 대통령이었습니다. 대통령은 지금 때마침 그 쪽 창 밖에 메추라기가 한 마리 앉아 있으니 창문 밖을 내다보면 그 새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알려주었습니다. 이러한 작은 일에서도 대통령은 자상한 관심을 보여주시는 분이었습니다. 그뿐 아니라 대통령은 우리 집 옆을 지나칠 때에는 언제나 우리들의 모습이 보이건 안 보이건 대통령 어, 에니! 어, 제임스! 하고 다정하게 불러 주셨습니다.

이런 글을 읽고 보면 누구나 이런 분이 대통령이 되기를 원할 것이다. 국민들로 하여금 신뢰받기 위해서는 대통령이 국민으로 하여금 자신을 신뢰하게 하는 동시에 경외하도록 만드는 법을 알고 있는 대통령이면 누구든 나라와 국민을 지킬 것이라 생각된다.
10년 전 산호세 법정에 노태우 대통령 딸 노소영과 남편이 이곳 법정에서 재판을 받은 적이 있었다. 그때 법정 스케치를 필자가 맡아 한 적이 있었다. 그때 얼마나 마음속으로 부끄러웠는지.. 다시는 고국에 대통령의 가족이 이런 수치스러운 일이 없기를 무척이나 바랐다. 그 후로 우리나라 대통령에서부터 그에 가족들의 비리와 법정 구속은 타국에 살고 있는 교포들을 얼마나 수치스럽게 했는지 고국의 대통령들은 아시는지? 왜 선진국이라고 떠들면서 대통령이 바뀌고 나면 나라에 연례 행사처럼 부정한 비리로 이어져야 하는지…
요즘 방학이 끝나서 돌아오는 학생들 마다 한국의 빈부차이가 수준을 넘어 고국의 나들이가 무척 부담스럽고 보기에 안타깝다는 말을 들을 때, 이곳에서 신문 방송을 접하면서 며칠간의 찜통더위처럼 후덥지근하게 나를 만드는 것은 내가 한국인이라는 자존심이겠지 되뇌이면서 언제쯤 우리나라 대통령들도 선진국 대통령이 되어줄까 기대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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